위패를 절에 모셨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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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패를 절에 모셨는데…

본문

질문

작년에 가까운 절에서 아버님 49재를 지내 드리고 만년 위패를 모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무속인 한분이 절에 위패를 모시면 감옥에 갇힌 것과 같아서 움직이지 못하신다고 합니다. 진짜 그런 것인지요? 그리고 절에 가서 시주를 할 때에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 하더라도 가족들을 우연히 만난 게 아닙니다. 모두가 끼리끼리 만난 것입니다. 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보십시오. 기사들은 기사들대로 모이고, 정치인들은 정치인들대로 모이고, 사업가는 사업가대로 모이지 않습니까. 가만히 보면 복덕방을 하시는 분들은 또 복덕방 하시는 분들끼리 모여요. 그러니 그것이 누가 모이라고 해서 모이는 것도 아니고 갖다 틀어넣어서 그렇게 모이는 것도 아닙니다. 자동적입니다. 배는 배대로 놓고 사과는 사과대로 놓고 그렇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금이 요만큼 떨어져서 찌그러진 게 있어도 그것은 금방으로 갑니다. 찌그러졌다고 해서 금이 넝마전으로 가고 무쇠전으로 가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아름답고 그렇게 광대무변하고 묘법인 것을 우리 자신이 모두 가지고 살아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조상들을 위패를 해서 모시는데 영령은 어디까지나 영령이기 때문에 위패를 해 놔야 거기에 부착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꼼짝 못하게 모셔 놓으면 영령들이 알지 못해서 한 발짝도 떼어 놓지 못하죠. 영어를 못하는 사람을 미국에 금방 갖다 놔 보십시오, 어떻게 되나. 말이 통합니까, 사람들하고 뭐 대화를 할 수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자기 마음대로는 한 발짝도 떼어 놓을 수가 없는 거죠. 그와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 조상님들이 돌아가시면 7?재 지내고는 향 피워 놓고 초 켜 놓고 그저 맑은 물 위에서 위패를 살라 드리라는 겁니다. 자유스럽게 왕래하시라는 뜻이죠. 자유스럽게 해 드리고 나중에 또 무슨 일이 있을 때 초청을 해서 모시고 이렇게 하면서 염불 소리를 들어 가면서 뜻과 뜻이 한데 합치게 되면 그냥 자유스럽게 승천을 하게끔 돼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꼭꼭 매어 놓고는 오히려 부모님을 모셨다고 생각을 하죠.

가죽 속에다 모시면 안 되나요? 아무리 비바람이 쳐도 가죽 속에 모셨기 때문에 그 뿌리인 한마음 주인공에 모든 거를 맡겨 놓으면 다 입력이 돼서 다 한마음으로 한도량에 계실 텐데 말입니다. 자식과 부모가 둘 아니게 말입니다. 빗방울이 한바다에 든다고 해서 그 빗방울이 두드러지는 것이 아닙니다. 영령은 체가 없기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는 물방울과 같아서 물방울이 수만 개가 들어간다 하더라도 한 바다인 것입니다. 물방울이 들어가서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고 또 물방울이 다시 자유스럽게 나온다고 그래서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얼마나 묘법입니까.

우리가 이 세상을 밝히고 발전시키면서 살려면 이 공부는 정녕코 해야 합니다. 우리는 마음의 길을 몰라서 길을 못 가고 벗어나지 못해서 주머니 속에서 꼼짝 못하고 지금 살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공기주머니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바다 속에서 모든 고기들이 살다가 바다 밖으로 나오면 살 수가 없듯이 인간도 역시 그런 바다 속의 고기와 같이 공기주머니에서 한 발짝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인생살이가 처참하지만 이 굴레 속을 벗어난다면 자유스럽게 살 수 있는 것이죠. 벗어나야 마음으로 생각하면 그대로 가고 생각하면 그대로 오고 생각하면 그대로 생기고, 어떠한 거든지 그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인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49년 설하시면서 그렇게 강조를 하셨는데도 우리는 지금 그러한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보고 자기를 무시하고 자기 정신계를 무시해서 자기 몸뚱이만 자기인 줄 알고 모두 야단법석이니 그 얼마나 처참하고 가련한 것입니까.

여러 번 얘기했죠. 양 무제가 달마 대사한테 스님네들의 의복과 양식과 사찰을 많이 지어 줬는데 그 공덕이 얼마나 되느냐고 하니까 달마 대사께서는 “당신이 그렇게 했어도 공덕이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스님네들한테 갖다 주면 모두 잘되고 공덕이 많겠지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한번 생각을 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집을 살 때에 돈을 안 주고 삽니까? 내 집으로 만들려면 돈을 줘야 내 집이 되죠? 또 가게에 물건을 사러 갈 때에 돈을 안 가지고 갑니까? 누가 거저 물건을 줍디까? 만 원짜리 물건을 가져오려면 만 원을 가지고 가야 가져옵니다.

양 무제가 절에 가서 공덕이 되게끔 시주를 하고 정성을 들였더라면 아마 공덕이 됐을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가게에 물건을 사러 간 것처럼 내가 집 지을 만큼 돈을 가지고 가서 스님네들에게 드렸다 하더라도 그 돈을 준 것만큼 벌써 자기가 가지고 갔거든요. 스님네들에게 거저 갖다 준 게 아니거든요. 보이지 않는 데서 물건을 파는 사람이 바로 스님네들이라면 보이는 데서 사 가는 사람은 바로 신도들이죠.

가고 오는 거는 가고 옴이 없이 가고 오는 거기 때문에 여러분이 볼 수가 없을 뿐이지 불은 들어옵니다. 전력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육안으로 볼 수가 없지만 불은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는 이치가 있기 때문에 절에 가지고 가서 스님네들을 줬든 부처님 앞에 갖다 놨든 시주를 했든 우리하고는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왜? 받은 사이도 없고 그쪽에서 준 사이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걸 갖다 놓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가게 가서 물건 살 때에 물건만 가져오고 내가 돈 줬으니까 돈 도로 내놓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와 같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이 그렇게 흡족하고 둥글고 자비하고 착한 마음으로 부모님을 위하고 자식을 위해서, 또 자기 몸뚱이 속의 모든 생명들을 위해서 그렇게 하실 수 있다면 그것은 진짜 이 세상에 진정한 보배로서 광대한 것입니다. 물건 아닌 물건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한번 침착하게 생각해서 인생을 살아 보십시오. 어떻게 살아야만이 공덕이 되고 어떻게 살아야만이 만법의 근원이 될 수 있는가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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