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 뜨고 싶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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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 뜨고 싶어요

본문

질문

이 한세상 태어나서 정말 마음의 눈을 뜨고 생사에 걸림 없이 살고 싶은데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다 보니 마음에 걸림도 많습니다. 큰스님께선 생활 속의 참선을 가르쳐 주셨는데 저는 아직도 생활 따로 공부 따로일 때가 많습니다. 부디 따끔하게 한 말씀 일러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옛날에 어느 소년이 말입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어느 스님한테 가서 있을 데가 없다고 얘길 하니까 그 스님이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스님이 가만히 그 소년이 하는 것을 보니까 아주 싹이 있어 보여서 소년을 출가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산골에서 몇 분 되지 않는 스님네들이 밭을 갈고 해서 곡식을 심어서 살곤 했죠. 그러다 보니까 한시도 놀 사이가 없었습니다.

또 그 스님께서는 한 번도 책을 놓고 가르친 예가 없이 항상 말씀으로 그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너는 허망한 것이다. 네가 하는 일도 허망한 것이다. 네가 허망하고 네가 없기 때문에 네가 하는 모든 것조차도 한 사이가 없느니라.” 하셨더랍니다. 그러면서 “네 마음을 발견하라.” 하고 만날 그 한마디 말씀뿐이더랍니다.
 
그러다 보니까 열댓 살이 넘으셨습니다. 어느 날 똥지게를 지고서 허둥지둥 허둥지둥 가면서 스님의 말씀에 몰두를 하다 보니까 그만 돌부리에 채어서 똥지게를 엎어 버리고 말았더랍니다. 그만 엎어져서 이가 부러진 채 뒹굴다가 그래도 일어서서 똥이 묻고 그런 거를 개천가에 가서 다 씻고 부어오른 입을 씻고 막 일어서려고 하는데 별안간에 학이 탁 떨어지더랍니다.
 
그런데 그 학을 보는 순간에 아픈 생각은 어디로 가고 ‘아이고! 다른 학은 다 날아가는데 너는 어째서 떨어졌느냐?’ 하는 생각에 허둥지둥 가서 보니까 다리가 부러졌더랍니다. 그래서 부러진 다리를 잘 동여매 주고선 숲속에다가 감춰 놓고 생각하기를 ‘콩을 한 움큼이라도 갖다 줘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똥통은 엎어졌겠다, 또 똥은 지고 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똥통을 다시 지고선 한참 되는 길을 되돌아갔는데 입이 터져서 부어오른 것은 스님이 채 못 보시고 괭이자루로다가 얼마나 후려갈겼는지 또 고꾸라졌더랍니다. 고꾸라져 가지고도, 입이 붓고 해서 그만 그 사연을 얘기도 못 한 채 맞았는데도 아픈 줄도 모르겠더랍니다. 그건 왜 그랬느냐. 그 학이 배고플 생각을 하니까 말입니다. 콩 갖다 줄 생각에 그만 자기가 맞아도 아픈 줄도 모르고 이빨이 그렇게 됐어도 답변을 해서 좀 노여움을 풀어 드릴 그런 생각조차도 없었더랍니다.

그래서 콩을 가지고서 부랴부랴 그 학한테로 갔죠. 콩을 주고서 딱 돌아서는데 무슨 생각이 났느냐 하면 스님이 항상 그런 말씀 하신 것이 문득 생각이 나더랍니다. ‘옳지, 이제는 알았어.’ 뭘 알았나 하면은 내가 똥을 지고 올 때도 그렇고 똥을 엎을 때도 그렇고 또 가서 매를 맞을 때도 그렇고, 콩을 갖다 주려고 허둥지둥 뛸 때도 다친 곳이 안 아팠다 이거야. 맞은 것도 안 아팠고. 그랬는데 콩을 갖다 주고선 돌아서서 마음을 턱 놓고 오다 보니까 아픈 데가 너무 많더랍니다.

그래서 그 어린 마음에도 ‘스님이 말씀하신 이게 바로 마음의 조작이로구나!’ 하는 거를 생각하면서, 그 마음이 거기에 몰두가 되니까, 그만 삼매에 들어가서 자기가 아픈 줄도 몰랐다가 마음을 턱 놓으니까 그렇게 아프고 쑤시고 그럴 수가 없더랍니다. 거기서 홀연히 깨달았고 참, 싱긋이 웃으려니까 그만 입이 부은 것이 또 찢어져 가지고 피가 나오는데 피가 나오는 것도 모르면서 웃었더랍니다. 웃으면서 하는 소리가 뭐라고 그랬는 줄 아십니까? ‘학이 나한테 오색 빛깔 구슬을 갖다 줬다’ 했습니다.

그 이튿날 너무나 좋아서 아픈 줄도 모르고 ‘야!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 스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걸 내가 알아냈으니까 이제 참….’ 기쁘기만 해서 그렇게 어렵던 일이 하나도 어렵지 않고 그렇게 매 맞고 욕먹고 하던 것이 하나도 없이 사라졌더랍니다. 사라져 가지고선 똥지게를 지고 그냥 입이 아직 가라앉질 않아서 말은 못 해도 너무나 좋아서 콩을 넣어 가지곤 또 겅중겅중 뛰어갔더랍니다.

콩을 갖다 주고서 막 돌아서려니까 학이 하는 소리가 “나는 너의 아버지니라. 나는 너의 아버지였는데….” 즉 말하자면 ‘너의 전자의 은사였느니라’ 하는 소립니다. “아버지였는데 내가 너에게 그 구슬을 던져 주고 가기 위해서 학의 몸을 받아 가지고 이렇게 왔으나 나는 학이라는 이 몸을 벗고 이제는 가느니라.” 이렇게 말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너무나 이상스러워서 생각을 깊이 하다 보니까 ‘아하, 그렇지! 그 구슬을 던져 주셨어, 당신께서.’ 그러고 학을 껴안고 엉엉 울다가 “그러면 내가 똥지게를 갖다가 부어 놓고는 또다시 오겠습니다.” 하고 그때는 ‘해라’를 한 게 아니라 바로 은사라고 생각하면서 거기에다가 절을 삼배를 하면서 갔다가 오니까 학은 간 곳이 없더랍니다. 그분이 바로 정감록을 쓴 분이랍니다. 

지금 이 시대는 뭐든지 공중에서 탐지하고 공중으로 정보를 보내게끔 되어 있는 그런 급박한 시대입니다. 그러니만큼 우리가 어떻게 처신을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만 이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잘 참작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너무나 급박한 세월 속에서 수천 년 수만 년이라는 세월을 그냥 또 이름도 없이 말려서 여기에서 태어나고 저기에서 태어나고…, 차원이 낮게 나고 차원이 높게 나고, 항상 몸을 받아 나와서 그렇게 애를 써야만 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부처님 되는 것이 십중팔구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자기를 부처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마음이 부처를 만드는 것이지 허공에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형상에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글자를 세워서 갖다 주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여러분과 같이 한도반으로서 여러분의 길을 인도해 드릴 뿐입니다. 그 맛을 아는 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각자 그 맛을 알아야 되는 것이죠. 그러기에 부처님께서도 “사람이 살고 죽는 데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 길밖에는 없다.” 하셨습니다. 살고 죽는 데서 벗어나야만 하는 일은 우리들한테 너무나 큰일이며 너무나도 타당한 일이라서 게을리 생각하지 말고 부지런히 닦아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자기가 자기를 속이고 또 속임을 받고 하는 것은 자기 마음일 뿐이지 누가 속인다 또 안 속인다가 없습니다.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만약에 귀를 꼭꼭 막고서 소리를 듣는다고 할 때는 안 들릴 겁니다. 또 그 귀 막은 것을 떼고서 소리를 들어 보십시오. 다 듣게 됩니다. 역시 눈도 그렇습니다. 일체 만물과 이 세상…, 아니, 보물이 수두룩히 쌓여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눈을 감고 볼 때는 보이지 않지만, 눈을 뜨고 볼 때는 보이듯이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하면 그 도리도 모르거니와 그렇게 진기한 문제를 터득할 수도 없고 내가 나를 발견할 수도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허망한 물질적인 문제들만 가지고 싸우게 되고 집착하게 되고 삼독을 빼 버리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거기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바쁜 것이 무엇이냐. 나는 항상 자기 내공에 모든 것을, 일체 들이고 내고 하는 것이 우리 생활이니 그 생활을 바로 자기 내공에 놓으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 법을 믿지 않는다면 놓지를 못하고 또 놓지를 못하면 편안치가 못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생활에서 얼마나 쪼들리고 방황하고 그렇게 애를 써야만 합니까. 한 번 와서 머물렀다가 그냥 가는 길에 말입니다.
 
이 세상에 나와서 잠시 잠깐 머무르는 동안에 이렇게도 한세상 저렇게도 한세상 사는 것이지만 억겁 동안 말리느니, 억겁 동안 그 생사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애를 쓰느니 한세상에 머물렀다 가는 이 길에서 우리는 터득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고 벗어나는 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모두들 물질에만 급급해하지 마시고 물질을 쓰되 하나도 씀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서 느끼셔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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