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걱정돼 다시 살지만...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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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걱정돼 다시 살지만...

본문

질문

저는 올해 36살의 가장입니다. 작년 이맘때 저희 집사람이 다른 남자들과 채팅을 하고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고 전화 나누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싸우기도 무척 싸웠습니다. 그 당시는 제가 하는 사업이 어려울 때였고, 누구의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 저는 인생을 포기하다시피 했고 다른 일로 구치소에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아오다 아이들이 걱정돼서 다시 살기로 하였지만, 다른 남자를 계속 만나고 있다는 생각이 저를 무척 힘들게 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보면 미련스럽다할 정도로 인생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일과 집 이외에는 몰랐었는데 그래서 그만큼 충격도 컸나 봅니다.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예전에 이런 예가 있었죠. 자식 셋을 낳고선 부인이 춤바람이 나서 나갔다는 겁니다. 춤바람이 나서 나갔는데 돈을 자꾸 솔솔 빼다 쓰고 그러다 보니 집까지 다 팔아먹게 생겼어요. 그런데 남편은 착하고 약하기만 해서 그렇게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데도 자식들이 있으니깐 이혼도 안 하고 ‘다시 딴 사람을 얻느니 그래도 애들 엄마를 데리고 사는 게 낫지.’ 하고는 이태 삼 년을 살았다는 겁니다. 그렇게 살다가 보니깐 그 남편이 그냥 속이 썩어서 병이 들었어요. 병이 들었으니 이것을 어떡합니까? 그렇게 병이 들어서 차도 못 타고 그냥 여기로 왔어요.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부인도 나무라지 말고 아무도 나무라지 말고, 신경쓰지 말고, 이제부터는 몸을 쉬어 가면서 모든 건 주인공한테 맡겨 놔라. 주인공만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나가든 들어오든 이혼을 하든 그거를 사량으로 생각지 말고 주인공만이 해결해 주게끔 해라.” 이랬거든요.



그 말을 듣고 그 사람은 자기 아내를 증오 안하고,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을 보내 주노라고 하면서, 그래도 언젠가 당신이 내가 생각날 때가 있걸랑 그때 다시 와도 내가 주저하지 않고 자식 삼남매를 위해서라도 받아주겠노라고 하면서 그냥 놔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용돈이 없을 테니까 이거라도 가져가라고 그때 돈으로 아마 몇 십만 원을 줬나 봅니다. 그런데 그 여자가 나가서 살다 보니까 그게 아니거든요. 세상에 그런 남편을 두고 나온 자기는 이리 가도 눈물이 나고 저리 가도 눈물이 나고, 이태 삼 년밖에 안됐는데 나중에는 그냥 남편 생각만 나서 꿈에도 남편, 그저 그 생각만 하면 기가 막히더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어느 날 밤중에 들어와서 그냥 무릎을 꿇고 백배 사죄하고 빌면서 들어오니깐 할 수 없이 남편이 그 집을 팔고 가족을 데리고 다시 떠났어요. 떠나서 행복하게, 그 여자는 행복하게 내내 남편을 참, 임금 모시듯 했답니다.



그것이 현실에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 후에 그 남자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처음에 그렇게 됐을 때 그냥 분기가 치밀고 곧 죽여버리고 싶은데도, 그 죽여버리고 싶은 생각이 나는데도 참고 선원에 찾아왔는데 스님이 그런 말씀을 해 주셔서 턱 놔 버렸더니 세상에, 나중에는 이러한 행복이 우리한테 깃들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고맙다고, 난 스님의 말씀을 믿고 삼 년을 애들로 인해서 장가들지 않고 기다렸노라고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아주 진실한 불자가 되었죠. 그런 사람도 봤습니다마는…. 그러니까 그것이 뭐냐? 인간에게는 자력이 있습니다. 그게 조절입니다.



그리고 본래 나쁜 사람은 없어요. 왜냐하면 내가 이런 걸 느끼거든요. 산 사람 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의 넋을 다룰 때 말입니다, 그 영혼이 아주 나쁘게 돼 있다고 합시다. 근데 그 넋을 거두니까 애당초부터 나빴던 건 아니었더라는 겁니다. 불성은 다 똑같습니다. 상대방과 상대방이 마찰이 되기 때문에 나빠졌던 거죠. 서로 때리고 서로 증오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죠. 그러나 인제는 그런 것을 다 버리겠나이다 하구선 눈물을 흘리면서 무릎을 꿇고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면서 그냥 눈물을 흘릴 때는, 본래 나쁜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본래 나쁜 영혼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여러분이 그저 겸손하고, 항상 남편에게나 자식에게나 착이 없이 겸손하고, 무심으로 겸손하고, 무심으로 행하고, 무심으로 말을 하고, 적을 만들지 말고, 원망하지 말고 증오하지 말고, 뭐 가질 게 있다고 증오하며 원망하며 힘들어하겠습니까. 또 때에 따라서는 자기 아내, 자기 남편보다 나아 보여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른 남자를 만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이 몸이 사라질 건데, 사랑한다면 다 가져라 하고 줘 버리지, 너 가지고 싶은 대로 가져라. 뜬구름처럼 연기와 같이 사라질 몸을 가지고 그걸 착을 두고서 거기에 뭐가 그렇게 그렇다고, 적을 지게 하지말고,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 해 보고 싶은 대로 다 해 보소 하고 다 주면 야, 저 사람이 내가 이렇게 열 개를 두고, 스무 개를 두고, 백 개를 두었는데도 도대체 대척도 없어. 그러니 진짜 조강지처의 마음이란, 아니 조강지처가 아니더라도 좋아요. 그 후에 만났다 할지라도 그런 마음새를 가진 사람 앞에는 아마도 하늘이 무심치 않을 겁니다. 우주간 법계에서도 그걸 정확하게 판단을 해 줄 겁니다. 이 세상 판사가 법정에 서지 않아도, 법정에까지 설 것도 없습니다, 판단을 해줄 거니까.



그러니까 내 마음가짐 위에 뚜벅뚜벅 무심으로 걸어가는 행, 그것이 문제입니다. 이 도리를 알기에 얼마만큼 피를 흘렸는 줄 아십니까? 나도 사람인데 어찌 사랑을 모르고 그런 걸 모르겠습니까마는, 진짜 사랑이란 그런 게 아니라는 거를 너무나 여러분을 만나면서 알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내 스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보면서도 아, 사랑이라는 건 이런 게 사랑이 아니라 진짜 사랑이 그 속에는 묻혀 있구나 하는 걸 느끼면서 이것이 한 가닥 무엇인가? 흘러가다 헤어지면 그뿐인 것을 왜 그렇게까지 증오해야 하며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고 그렇게 애를 쓰면서 사는 걸까?



진짜 사랑한다면 그렇게 한번 살아 보세요. 내가 거짓말 조금도 안합니다. 진짜 사랑이라면 그렇게도 한다는 거, 공을 던지면 튀어 오른다는 그런 말이 있죠. 이것이 부처님 법 아니고서 뭐가 부처님 법이겠습니까. 마음 심(心) 자 하나로 인해서 팔만대장경이 나왔고, 수많은 말이 나왔고, 이 세상이 나왔지 않습니까? 다 그냥 나입니다. 그걸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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