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지내는 마음가짐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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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지내는 마음가짐

본문

질문

저는 이번에 선원에서 거행하는 추석 합동 천도재에 참석하였습니다. 그런데 추석과 같은 명절에 지내는 천도재에는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참석해야 하는지요. 그리고 천도재를 지내면 후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공덕이 돌아가는지 그 점을 여쭈고 싶습니다. 가르침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 인생이 끝간 데 없이 살아나가면서 구르는데, 비유하자면 지금 우리는 가지가 많고 이파리가 많고 뿌리가 있습니다. 위로는 자기를 낳아주고 길러주고 가르쳐주신 그 은혜를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마음도리를 공부해서 백중에 그 묵은 은혜를 갚는데 팔월 추석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뭐를 많이 차려놓아서가 아닙니다. 하다못해 초 한 자루 켜놓고 물 한 그릇을 떠놓고 향 한 개비를 피워 놓더라도, 절을 일 배를 올린다 하더라도, 아주 깊은 생각으로 일 배를 올리면서 그 감사함을 생각한다면 조상님의 은혜를 갚고 또 자식들한테도 은혜를 베풀어 줄 수 있다 이겁니다. 여러분이 몸뚱이만 귀하다고 애를 쓰고 사는데, 심어 놓은 나무가 거죽만 좋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뿌리가 썩어 들어가는 데는 별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조상의 어떤 문제도 배척하는 마음으로 하지 말고 끌어안는 마음으로,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때로 어떤 집안에서는 총에 맞아 죽은 분들도 계시고 물에 빠져 죽은 분도 계시고 맞아서 죽은 사람도 계시는 그런 경우가 옛날에는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분들을 무섭게 생각을 하고 오히려 자기네들을 해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면 안되죠. 더 불쌍하게 생각하고 정월에나 백중, 팔월 추석 때 잘 모셔드린다면, 자기 조상이라면 자기네들 뿌리나 똑같은데 그분들을 은혜로이 생각하고 받들어 모시는 마음을 갖는다면 서로가 서로를 돕게 되고 얼마나 좋겠습니까? 둘 아니게 말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모두를 가릅니다. 시아버지는 이랬고 시어머니는 이랬고, 뭐 어떻고 저떻고 이렇게 다 갈라놓으니깐 갈라놓는 대로 갈라지는 거죠. 그렇다면 그 집안이 뭐가 되겠어요. 자손들도 쌈박질이나 하고 나가서 일이나 저지르고 이렇게 하다보면 집안이 편안하지 못한 거죠.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런 자식들을 낳아 가지고 이렇게 고생을 하느냐고 한탄을 하지만, 그거는 한탄을 해도 소용이 없는 겁니다. 자기네들 생각에 의해서 모두가 그렇게 되는 거니까요. 마음으로 짓는 건데 천냥 빚은 못 갚겠습니까? 마음으로 하는 거 얼마든지 자비하고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고 얼마든지 줄 수 있는 건데도 그걸 못해요.



그래서 추석이 되면 자연스럽게, 물론 하루도 삼천 년 전이나 삼천 년 후나 어떤 하루밖엔 더 없지만 추석이다 하면 지수화풍과 일체 만물과 더불어 같이 감사하고, 하나도 감사하지 않은 게 없는 마음이어야겠죠. 일차적으로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차적으로는 법의 조상이나 육의 조상이나 모든 조상님들과 일체 제불에게 또는 일체 권속 일체 중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내는 겁니다. 그래 가지고 나중에 마음의 회향을 할 때 한데 합쳐서 회향을 하게 되는 거지요.



생각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겁니다. 아무 생각을 안해도 생각을 한 게 되고, 생각한 사이 없이 생각을 해야 되는 거지만, 그 생각도 안하면 발전이 없어요. 생각을 함으로써 발전이 이루어지고 창조력이 길러지는 거니까 한 생각이 중요한 겁니다. 그래서 추석은 상당히 뜻이 깊은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근본이 몸을 형성시킨 거니까 우리가 정신차려서 앞으로 생활을 해나가지 않는다면 어려운 지경이 많이 닥치리라고 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우리가 영령들에게 이렇게 하는 것에 있어서 알아두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참나를 탄생시켜서 상봉하는 겁니다. 현재 나가 과거에 살던 나를 발견해서 상봉을 한다면 자유 자재권을 얻어서 자유인으로써 12대 종손을 건진다고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일체 만물만생들을 다 응신으로서 나투면서 어느 것 하나 나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고, 또는 내 부모 아님이 없고 내 형제 아님이 없고 내 자식 아님이 없는 그런 진리에 관한 건을 섭류해서 바로 자유권을 갖는 겁니다.



그리고 둘째는, 우리가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현실을 살게 되고 현실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미래가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어떻게 사느냐 하는 차원에 따라서 과거도 현실이고 미래도 현실인 오늘, 영원한 오늘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을 사시면서 말입니다. 여러분이 부모라는 마음이 있고 자식이라는 마음이 있어서, 전기가 가설돼서 불이 들어오듯이 부모라는 마음이 가설돼 있고 자식이라는 마음이 가설이 돼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를 위해서든 자식을 위해서든 더불어 같이 내 육신 안에 생명들이 잔뜩 들어서 더불어 같이 공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내 마음을 밝히고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두지 말고 남을 원망하지 말고,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고 나를 밝혀서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촛불재를 하면서 우리가 마음으로 항상 불을 밝히면서 생활 속에서 재료로 삼고 항상 행주좌와 참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세상은 생각하면서 뛰고 뛰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 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생활 자체가 부처님 법이요, 부처님 법이 우리들의 법이요, 우리들 육신이 바로 부처님의 형상이니 다 둘이 아닌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대무변하고 묘한 도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 내 마음을 어떻게 밝혀야만 되겠습니까. 자기가 나온 자리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정신계를 모르기 때문에 통신이 될 수가 없습니다. 자기 육신이 태어났으면 정신이 다시 태어나야 진짜 사람인 것입니다.



내 마음을 밝히면 자식들도 나가서 어떠한 문제를 저지르거나 하지 않고 또 지금 현재 상황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별의별 일들도 마음의 불을 밝히고 열심히 마음공부를 한다면, 생활에서 다가오는 모든 경계를 바로 재료로 삼아서 공부한다면, 자손들은 마음이 화해서 바꿔지고 바꿔지면서 화하고, 몸 안에 들어 있는 모든 의식들이 다 착해지고 밝아지고 보살로 화하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만 하고 간다면 욕을 하고 때리지 않아도 스스로 밝아짐으로써 착한 심성의 자식들이 되고, 또 돌아가신 조상님의 영령들도 밝아져서 스스로 자기와 더불어 천도가 되게 됩니다. 나를 밝힘으로써 조상이라는 연줄도 더불어 같이 밝아지는 마음의 도리를 정말 다 알고 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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