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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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께서는 오는 인연 막지 않고 가는 인연 붙잡지 않으며 집착 없이 살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근데 저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그 모든 것을 놓는다는 것이 무척 힘이 듭니다. 저는 정말 진정으로 집착하지 않으면서 사랑하고 좋아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스님, 저희들의 좋아하고 싫어하는 그런 마음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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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애정 문제도 그렇고 사랑한다고 하는 것도 그걸 놓지 못하기 때문에 집착하고 끄달리는 겁니다. 그 놓지 못하는 마음이 원인이 되고, 또 그런 욕심을 가지기 때문에 언젠가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한마디로 말을 하면 모두가 욕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그 욕심에서 벗어나는 길은, 바로 그걸 놓는 데서부터 벗어나는 건데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합니다. 놓고 살아도 사랑할 거는 사랑하고 보살필 거는 보살피고 다 하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그리고 놓는다는 것까지 놓으라는 겁니다. ‘놨는데, 다 놨는데, 이걸 놔야지, 놔야지.’ 이런 생각까지도 놓으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왜? 활용하고 만나고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고, 또 건져주는 이치, 보는 이치, 듣는 이치 등등 전부 거기서 나오기 때문에 놓지 않으면, 한 치 반 치도 놓지 않는다면 그 모두를 얻을 수가 없고, 그 모두를 놓지 못하면 나를 얻을 수가 없어서 나와 남을 둘이 아니게 볼 수가 없고, 둘이 아니게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네가 되고 내가 네가 되고 이렇게 동시에 같이 사생을 두루 건지고 행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같이 만나야 행할 수도 있고 같이 들을 수 있어야 행할 수도 있고 같이 볼 수 있어야 행할 수도 있고, 그게 어디서부터 왔나 그걸 알아야 행할 수도 있는 건데 말입니다.
그래서 각자 나가 있기 때문에, 너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하는 겁니다. 각자 나로부터 이 세상만사, 괴로움과 외로움과 애착과 욕심과 사랑, 부처님이 있음을 아는 거, 잘된 거 못된 거, 논설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나로 인해서 나온 거다 이거예요. 그러니 그 모두가 딴 사람의 탓이 아니라 자기의 탓입니다. 잘한 것도 못한 것도 다 말입니다.
만약에 잘한 게 있다 할지라도 ‘내가 했지.’ 이러지 말란 말입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또 잘했다는 업식이 남게 됩니다. 그러니까 선한 업이 나오면, 이 세상 살면서 끄달리며 살기 때문에 잘한 것도 못한 것도 나로 인해서 나온 거니까 따귀를 맞아도 아무 소리 없이 빙긋이 웃고 갈 수 있어야 된다 이거죠. 왜? 자기가 있으니까 맞았기 때문입니다. 벽이 있으니까 누가 벽을 쳤지, 벽이 없는데 누가 벽을 칠 수 있습니까? 허공에다 누가 칩니까? 그러니까 바로 자기가 있으니까 그 모든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 누구한테 집착할 것도 없고,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해도 집착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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