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계 이끄는 법칙 있습니까?
본문
질문
현상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그리고 현상계를 이끌어 가는 법칙은 어떤 게 있습니까?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어리석고 못난 사람은 똑똑하고 잘난 사람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것은 틀림없는 세상의 법칙입니다. 그런데 똑똑하고 잘난 사람 위에는 거꾸로 진정으로 못난 사람이 있으니 이 무슨 원리입니까? 잘난 사람은 못나고도 못난 그 사람의 뜻을 거역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못난 사람이란 누구이겠습니까. 다 놓고 쉰 사람, 세상 모든 것을 나와 둘이 아니게 보는 사람입니다.
그는 아예 못났다 못나지 않았다는 분별을 하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어리석은 사람도 같고, 어찌 보면 가장 현명한 사람도 같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합니다. 그는 이 세상을 지극한 자비와 사랑의 마음으로 봅니다. 그리고 그의 마음은 너무나도 넓고 평온하며 아름답습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자기의 진실을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진실로써 걸어갈 뿐입니다.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빙긋이 웃고, 산을 바라보면 싱그러운 마음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그 안에서 진리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러니 그는 가장 못났으면서 가장 잘난 사람인 것이죠. 못난 사람이라고 해서 왜소하고 작게 마음을 가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슴을 활짝 펴고 허허 웃을 수 있는 대장부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우리는 모두 곧 부처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계에 부딪쳤을 때, 얼른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그 자리에 맡겨놓으십시오. 그리고 얼른 그 마음, 경계에 끄달리는 마음을 주인공에게 밀어버리세요. “당신만이 할 수 있어” 하고 즉시 맡기세요. 그러면 순간 끄달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됩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은 용광로여서 헌 쇠를 집어넣는다 해도 다 녹여서 깨끗하게 새로운 도구가 되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과 역대 선지식들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 자신이 본래 부처라는 것, 그 자리로 우리는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 자리를 금강같이 믿어야 하고, 그 자리에 일체의 번뇌와 경계를 놓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정진하세요.
사실 알고 보면 현상계의 법칙도, 그 법칙이 만들어지는 것도, 그리고 현상계를 이끌어가는 법칙도 마음법을 떠나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마음을 떠나서는 현실도, 현상계도, 지금의 나도 우리 모두도 존재치 않기 때문이죠. 그러니 현상계도 그 법칙도 마음과 둘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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