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죽은 동물들에 대해서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도로에서 죽은 동물들에 대해서

본문

질문

요즘 운전을 하다 보면 도로에서 차에 깔려 죽은 개나 고양이의 모습들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그럴 때 어떻게 마음을 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내가 살생을 꼭 해서만이 살생이 아닙니다. 지나가다가 죽은 것을 봤다 하더라도 그것은 반드시 건져야 합니다. 지나가는 길에 벌레가 죽어 있다 하더라도 한생각에 건져야 합니다. 에누리가 없어요. 모든 마음이 한마음으로 뭉치면 부러지지 않습니다. 좋은 마음과 좋은 행동과 좋은 건짐이라는 것은 세세생생에 버릴 것이 없고 아까울 것이 없고, 또 그러면서도 안 버릴 게 없듯이 전부 때에 따라서 한 찰나에 도움이 오고, 거저가 없습니다. 내가 했으면 한 대로입니다.

지금 내가 말하는 건, 모든 생명들의 모습들이 다르다 이러지만 인간의 마음이 그렇게 착하면 서로 다 도와준다는 뜻입니다. 내가 예전에 길을 지나가는데, 어느 부자 대갓집에서 그 집을 고치려고 헐어서 부수는데 그 집에서 큰 구렁이가 나왔습니다. 근데 그 집의 젊은이들이 모르니까 그걸 그냥 토막토막 내서 저 길바닥에다 그냥 내버렸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 토막토막 낸 것이 그냥 펄떡펄떡 뛰는 겁니다. 그것을 내가 지나가다가 보고 참 안됐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어쩌면 그렇게 그 마음이 안됐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헌 통을 집어 가지곤 집게로다가 집어서 넣어서 저 모래톱에다가 묻어 줬습니다, 흙에다가. 밤동산이라고 하는 데다가 묻어 줬거든요. 묻어 주고 기왓장을 덮어 놨습니다. 비를 맞으면 썩을까 봐. 그랬는데 얼마 있다 거길 지나가다가 그것을 헤쳐 보니까 간 곳이 없어요. 그게 썩었으면 거기에 구더기가 나야 할 텐데 간 곳이 없단 말입니다, 아예. 해 놓은 것 그대로 있는데 묻어 놓은 구렁이를 한데 합치면 한 깡통이나 되는데 그게 가뭇도 없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에, 나는 저녁에 사람들이 다 자면 풀섶이든 어디든 내가 앉아 있고 싶은 데 그냥 앉아서 30분, 그거는 30분이다 한 시간이다 이런 게 없습니다. 내가 앉아 있고 싶으면 별을 쳐다보고 나를 보고 이러면서 앉아 있는데, 그 재미있는 거는 말도 못해요. 정말이지 저녁이 돌아오면 그렇게 조용하고 내 마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 별성 하나하나가 나 아님이 없고 풀포기 하나하나가 나 아님이 없으니 그 벗들하고 노느라고 아주 정신이 팔렸죠. 그랬는데 그렇게 잠시 앉아서 저녁이 돼서 별이 뜨고 그래서 좋아서 쳐다보고 그러는데, 쳐다보니까 그 구렁이가 말입니다, 공중으로, 광목 있죠? 하얀 광목. 그것이 그냥 파르르르 날더니 그걸 타고선 그냥 올라가는 겁니다, 그걸 타고. 그러더니 그것이 저 꼭대기로 올라가더니마는 탁 보이는데 부처님 상이 그냥 보이는 겁니다, 그게 화해서. 그 마음이 화하면 몸뚱이는 벗어지고 그 마음이 화하면 마음이 바로 사람도 될 수 있고 부처로서의 한마음이 될 수도 있고 모든 게 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내가 그걸 거기다가 묻어 줄 때 벌써 나로 변했고 내가 변해서 벌써 거기로 올라가는 겁니다. 그러니 그 뱀도 언짢을 때는 모두가 와 줍니다. 어디 가서 어떻게 됐든지 그 어려움의 용도에 따라서 모두 그냥 도와주는 겁니다. 그래 시골에 다니면서 소에 치인 사람 뱀에 물린 사람, 이런 사람들도 한생각 지극히 하면 그 병이 나았단 말입니다. 그건 왜냐. 모두 그 용도에 따라서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무궁무진합니까. 그러니 한마음이 뭉쳐지지 않는다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는 얘기죠.

그러니 우리 내면세계에, 우리 몸뚱이 속에 천차만별로 들어 있는 그 이름들이 다, 의식들이 그 생명들이 다 나 아님이 없다는 얘기죠. 그럼으로써 그걸 한데 합쳐서 부르는 게 바로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 사람 속에 그렇게 자기 사람이 많은데 말입니다, 그 이름을 어떤 걸 부를 때 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위장에 있는 그 모습들이 나라고 하겠습니까, 또는 간장에 있는 생명들이 나라고 하겠습니까. 그러니 내 생명이 그렇게 많고 내 모습이 그렇게 많고 내 마음이 그렇게 천차만별로 자꾸 화해서 자꾸 나투고 나오는데 그걸 어떻게 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끊는 것도 없고 안 끊는 것도 없느니라. 색과 공은 그냥 그대로 둘이 아니어서 바로 여러분이 움죽거리는 대로 공해서 돌아가니까 둘이 아니란 뜻이죠. 그것은 정녕 거짓말이 아닙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어떤 생명들을 보더라도 마음으로 함부로 무시하거나 하찮게 보지 마시고 함이 없는 무주상 보시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서 살아가세요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