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적인 종교생활 어떻게 봐야 하나요?
본문
질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불교를 믿고 있는 군인입니다. 군대에서 더 믿음을 갖고 공부를 하다 한 가지 벽에 부딪쳐 질문을 드리려 합니다. 불교는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대승, 소승, 밀교등이 있는데 밀교는 상당히 기복적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믿고 있는 불교도 상당히 기복적입니다. 수능, 건강, 소원성취를 위해 크리스찬들이 하느님께 기도하듯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기독교인들이 보고 우상숭배가 아니냐고 물었을 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믿음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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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부처님의 가르침이 많은 시간을 거쳐오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된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근본 가르침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승이니 소승이니 밀교니 하는 분류 또한 후대의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말이지 어찌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에 그런 분별이 있겠습니까?
부처님의 가르침이 팔만사천 가지라 해도 가르침의 핵심은 바로 마음을 닦아 깨닫는 것입니다. 즉 원래 갖추어져있는 근본 자리를 발현하기 위해 수행해나가는 것이죠. 물론 불교가 전해질 때 나라별로 시대별로 또는 그때 당시의 사람들의 인식에 따라 상황에 맞게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이 신앙의 대상으로 바뀌긴 했습니다만, 부처님께서는 마음법을 가르치셨습니다.
다시 말해 불교와 기독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각자 스스로 자신을 계발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밀어 던지는 기독교와는 달리 불교는 그 누가 해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자기를 완성시켜나가는 수행법입니다. 자기가 노력한 만큼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렇게만 말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하기 때문에 나는 처음 배우는 사람들한테 주인공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자성을 발현하기 위해 수행정진하는 능동적인 종교라는 겁니다. 당장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길어 마시는 방법을 바로 가르쳐주니까 대다수 사람들이 미처 따라오질 못해서 우선 물 한 모금을 떠 주면서 기도라도 하여 의지하게 한 것이 오늘날 변형된 불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부처님은 자성의 길을 일러주셨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합니다. 탑을 쌓으려면 돌을 하나하나 올려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 거와 같이 그 모든 행위나 노력이 자성이라는 근본을 알기 위해 돌을 올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이제부터라도 흔들림이 없이 바로 알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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