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죽어가고 있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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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죽어가고 있어요

본문

질문

저의 동생이 3년 동안 암 수술을 두 번이나 했습니다. 작년에는 정말 다 죽는다고 그랬는데도 살아났는데, 지금 다시 재발을 해 가지고 굉장히 고통을 받으면서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이번에는 어렵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마음을 내야 좋겠는지요? 나이도 너무 어리고 할 일도 아직 많은데 편하게 그냥 가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금의 고통을 계속 느끼면서 더 살아 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습니다. 스님, 어떻게 마음을 내 줘야 할는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난 말입니다, 죽고 사는 거 그렇게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이 이런 소릴 듣는다면 참 냉정하다고 할 테죠. 그러나 본래 죽는 것이 없고 사는 것이 없습니다. 텅텅 빈 데 텅텅 빈 것이 오고 갈 뿐입니다, 오고 가는 사이도 없이. 그런데 우리가 그걸 죽는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애통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죽는다고 생각이 안 들 것 같으면 그렇게 걱정이 없죠. 만약에 여러분이 아주 맨 꼭대기에, 나무 꼭대기에 동그마니 천야만야한 데 오똑하니 섰으면 거기서 벌벌 떨고 한 발짝도 떼 놓을 수 없지만, 우리가 평전에 섰다면 아주 활보할 겁니다. 마음입니다. 바로 마음입니다.

사람이 그 옷을 벗고 또 새옷을 입게 되면 만날 마찬가지고 지루하지도 않건만, 사람이 옷 벗으면 옷을 벗는다고 야단입니다. 찢어진 옷이라도 그대로 입고 있어야 속이 후련한 모양입니다. 만약에 그것이 세 군데나 찢어져서 그게 너털거리고 살이 보인다면 창피스럽다고 할 겁니다. 그래서 옷을 얼른 벗어 버리겠다고 생각을 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찢어진 걸 모르기 때문입니다. 왜 옷을 벗는 데 눈물을 흘리십니까? 진정으로 사랑하고 진정으로 그 부처님 도리를 알 것 같으면 옆에서 그냥 그렇게 해서, 옷을 벗는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보내 줄 것입니다.

물론 죽는다 산다 이런 것에도 착을 두지 마십시오. 살 수도 있는 거고 죽을 수도 있는 거니까. 옷을 벗을 수도 있고 입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 입은 거를 벗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벗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거는 자기의 근본에 의해서 찢어지지 않았으면 더 입을 것이고 찢어졌으면 벗을 것이니까, 그 모든 것은 자기 각자 주인공이 불성이 다 같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맡겨 놓는 것이라고 봅니다. 부처님을 믿기 이전에, 저 바깥을 믿기 이전에 참도리를 우리가 배우는 사람으로서 자기 자부처를 진짜 믿는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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