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무엇을 얻고 가야 할는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새해에 무엇을 얻고 가야 할는지요?

본문

질문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올 것도 갈 것도, 나마저도 없다고 하셨지만 없고 없는 그 가운데에서 정말 저희들이 무엇을 얻고 가야 할는지요? 새로운 한 해 동안 공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덕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새해를 맞이해서 올해는 한층 더 분발해서 자유스럽게 벗어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가 냉정하게 따지고 본다면 어제도 없고 현실도 없고 미래도 없는 생활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왜 어제도 없고 오늘도 없고 내일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은 항상 말씀해 드렸죠. 고정됨이 없고 찰나찰나 화(化)해서 돌아가기 때문이다 하는 거를요. 발자국을 떼어 놓을 때 한 발짝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지고 하는 도리와 같이 우리 생활이 전체가 다 그렇다는 얘기죠. 고정되게 저기만 바라보고 있으면 미쳤다고 할 겁니다. 일체가 다 그러니까요. 모두가 다! 이거 보면 저거 봐야 하고, 이거 들으면 저거 들어야 하고, 이거 만나면 저거 만나야 하고, 이 길을 걸었으면 저 길을 걸어야 하고, 갔다 하면 와야 하고…. 그냥 고정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런 말씀을 여러분한테 많이 해 드렸죠. 고정됨이 없어서 그냥 그렇다고요. 그래서 삼세(三世)가 공했다고요. 삼세가 공한 반면에 자기조차도 공했다고요. 고정됨이 없다고 한 자체가 바로 나도 공하고 전체가 공했다는 얘기죠. 그래서 어저께도 없고 오늘도 없고 내일도 없다 이런 말이에요. 그래서 또 ‘같이 포용된 나는 내세울 것도 없고, 했다고 할 것도 없고, 한다고 할 것도 없다.’ 이렇게 나오죠. 고정된 게 없고 찰나찰나 화해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거를 생략해서 그전에도 말씀해 드렸죠. 내 몸뚱이 속에 생명들이 많이 들어 있는데 내가 목이 말라서 물 한 컵을 마셨다고 한다면 내가 마신 거겠습니까, 누가 마신 거겠습니까? 개별적으로 누가 마셨다고 할 수가 없죠. 그렇죠? 포괄적이죠. 공식(共食)이죠. 그러니까 어떤 거를 내세워서 내가 했다, 내가 먹었다 할 수가 없다는 얘기죠. 이런 거를 자세히 이해가 가게 얘길 해 드려야 놓고 맡기고 뛰어넘죠.

이 모습을 가지고는 뛰어넘을 수가 없죠. 그래서 지난번에도 얘기했죠. 컴퓨터를 잘하는 부부가 있었는데, 컴퓨터를 하다 하다 끝까지 들어가 봐도 자기 남편과 자기가 둘 아니게 될 수가 없더라는 거죠. 자기 모습이 없어져야만 둘이 아니게 하나로 될 수가 있더라는 얘기죠. 그 사람네들은 컴퓨터만 가지고 그랬지 부처님 법을 모르기 때문에, 부처님이 나오시기 이전에도 이 진리는 있었지만, 이 진리를 모르는 까닭에 자기 몸을 다 그냥 태워 버렸거든요. 태워서 모습을 없애고서야 하나가 됐어요.

그러나 살아 있으면서도 공한 도리를 알면 내세울 것도 없고, 또 공한 도리를 알면 지금 불가에서 말하는 소리로 하자면 ‘죽었다’ 이거죠. 죽은 거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공했다, 공했으니까 내가 살았다고 세울 것도 없고, 했다고 할 것도 없고, 내가 죽어서 갈 곳이 있다고 할 것도 없고, 온다고 할 것도 없고 그렇단 얘깁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그 공한 도리를 알았다면 죽지 않고도 하나가 되는 도리를 알았을 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부처님의 마음은 일체 만물만생을 다 일대사의 인연으로 맺으셨어요. 그건 왜냐. 어떤 모습이라도 내 모습 아닌 게 없고 어떠한 생명이라도 내 생명 아닌 게 없고, 내 마음 아닌 게 없고, 내 부모 아닌 게 없고, 내 자식 아닌 게 없고 모두가 미생물에서부터 전체가 그렇거든요. 우리가 꽃나무를 ‘야! 넌 참 이쁘게 피었다.’ 이러고 볼 때는 둘이 아닌 거예요. 모습은 다를지언정 꽃나무와 내 마음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찰나찰나, 꽃나무도 응해 주고 나도 응하고, 그래서 꽃은 시들다가도 좀 활기가 나서 ‘아이, 네가 그렇게 해 주니까 참 고마워.’ 하고 잎이 더 싱싱하게 된다 이런 말이죠. 그러니까 이것이 둘이 아니게끔 돼 가지고 그냥 고정되게 있다면 그것도 안 되죠. 그러나 찰나찰나 둘이 아니게끔 되기 때문에 이거는 부처님께서 전체 다 먹어치운 거죠. 자기와 둘이 아니게 말이에요.

우리가 한 철 살면서 이렇게 그냥 수레바퀴 돌듯 하는 이 주머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내일이 있는 자유를 못 얻어요. 내일이 있는 자유! 여여한 자유! 세세생생의 자유! 그래서 이 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은 돌부처든 여자든 남자든 애든 어른이든 간에 그걸 탓 안 해요. 너는 여자가 돼서 성불 못한다, 너는 애가 돼서 성불 못한다, 너는 늙어서 성불 못한다, 너는 악해서 성불 못한다, 너는 선해서 성불한다 이런 게 없단 말이에요. 악이 돌아가면 선이 붙어 돌아가고 선이 돌아가면 악이 붙어 돌아가니까.

탤런트가 역을 맡아 가지고 나왔다가 역을 다하면 그냥 끝나듯이, 인간도 한 철 살다가 끝나면 그뿐이죠. 그런데 요 지구라는 이 주머니에서만 생명이 산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 주머니에서는 바깥을 영 내다보지 못하니까 우리는 좀 툭 틔어 가지고 바깥을 내다볼 수 있어야 하죠. 또 보는 것만이 도는 아니다 이랬어요. 내다보면 뭘 하느냐 이거죠. 이 물그릇을 보기만 하면 뭘 하느냐. 물그릇을 옮겨 놓아야 할 때는 옮겨 놓을 수 있어야지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죠. 실천이 없다면 이건 도가 아니다, 전부 아니다 이겁니다. 오신통(五神通)이라는 것도 여러분의 몸통이에요. 타심통(他心通)이니 천이통(天耳通)이니 숙명통(宿命通)이니 신족통(神足通)이니 이런 것도 전부 육체의 통 속이라고요. 마음이 통 속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는데 어떻게 지구 바깥을 나갈 수 있고 우주 바깥을 나갈 수 있느냐는 얘깁니다. 우주를 자유자재로 돌 수가 있겠느냐는 얘기예요. 그리고 어떻게 일체 만물만생, 생명체, 하늘과 땅, 또는 이 중세계를 다 포함해서 일대사로서 이렇게 흡수할 수 있겠느냐는 얘깁니다. 만나면 나 아님이 없이 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죠.

그런 수준으로 어느 정도 가야만이…. 요새 컴퓨터 바이러슨가, 그것이 컴퓨터에 입력해 놓은 것을 다 없앤다고 그러죠. 그것도 걱정할 게 없는 겁니다. 그거는 이쪽에서 막아도 되고, 그쪽 사람을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 거니까 걱정이 없는 거고, 또 한 가지는 우리가 연구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 거를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요, 참 세밀하게 생각돼요. 만약에 남의 회사 거를 훔쳐 온다거나 남의 나라를 집어먹기 위해서 자료를 훔쳐 간다고 한다면 어떡하냔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것을 훔쳐 가지 못하게도 할 수 있고, 남을 망하게 하는 거는 할 수 없게 하고, 망하지 않게 하는 거는 그냥 두고…. 이렇게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죠. 바로 부처님의 그 말씀이 말씀으로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에게 현실적으로 적용이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새해에는 더욱더 분발해서 국가적으로도 좀 더 발전이 되어야겠지만 우선 우리 신도님들이 앞으로 자녀들을 키우고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것도 그렇고 또 병고 액난에 휘달리는 것도 그렇고, 세균성이나 영계성 또는 유전성 업보성 인과성, 이런 것을 다 여러분이 처리하고 넘어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된다고 봅니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