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발견하고 나서의 공부 과정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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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발견하고 나서의 공부 과정

본문

질문

주인공 하나를 놓치지 않고 들어가다 보니 생시나 꿈에서나 나 아닌 나가 언제나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발견하고 나서 어떻게 수련을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가르침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예전에 어떤 귀한 선종 스님한테 어느 스님이 “부처는 어느 것이 부처입니까?” 하고 물었답니다. 그러니 “바로 네가 부처니라.” 이런 말을 했답니다. 그 말끝에 스님이 하는 말이 “보림을 어떻게 하오리까?” 했답니다. 그러니까 선종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답니다. “눈병이 나면 허공에 꽃이 어지럽게 떨어지니 그것을 관찰하라.” 하셨답니다. 눈병이 나면 허공에 꽃이 어지럽게 떨어지니 이것을 잘 관찰하라고 예를 들어서 말씀하셨답니다.

공부를 해서 내 마음을 봤다고 했을 때에 그 때가 공부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건 왜냐하면 사람이 오관을 통해서 듣고 보고, 이렇게 육안으로 보는 것 듣는 것 말고 내 이 여기에, 안으로 굴려서 내 눈으로 본다 하더라도 그것은 진짜 보는 게 아닙니다.

거기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상대방의 대상이 없으면 습이 일어날 수도 없고 생각이 일어날 수도 없는 겁니다, 마주칠 수가 없으니까. 생각이 일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내가 깨쳤다 할지라도 보림하기 위해서, 공부하기 위해서 항상 내가 굴려서 상대방을 보는 것입니다. 보고 듣고 사방을 둘러봐도 내가 체험하고 돌아가면서 그 자리에다 다시 놓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좀 보여진다고 하더라도 본단 말을 바깥으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가만히 보니까 똥을 누고 가더라. 너는 내가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너는 밥을 먹더라. 내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너는 잠을 자고 있더라.” 이런다면 참나가 ‘아니, 나를 가르치기 위해서 뜻으로써 그렇게 보게 했더니 요걸 가지고 자꾸 장난을 해!’ 이럴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거를 말없이 쓰되, 말없이 굴리되 그 굴린 자리에 다시 놔라 이겁니다. 알면 자기가 알았지 남이 아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알았어도 아는 게 아니다 이 소립니다. 이때가 애들 사춘기처럼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이때가!

그래서 그런 걸 보되, 급한 일이 있으면 쓰되 그 썼단 말도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또 그걸 보되, 듣되 그것은 역시 도반들끼리나 서로 주고받고 공부를 하기 위해서 얘기하는 거지, 도반들끼리 앉아서 공부하기 위해서 하는 건 좋습니다. “글쎄 네놈이 말이야, 이거를 봤잖아? 그랬더니 이렇게 이렇게 한다고 하더군. 아, 고놈도 고놈이더군, 그래.” 하면서 재미있게 거량을 할 수가 있죠. 그런데 만약에 “ 이렇게 이렇게 하는 거를 내가 봤더니 이러이러하니까 넌 이렇게 이렇게 해라.” 이러는 거는 바로, 선신이 되라고 했더니 귀신이 되는 거와 마찬가지입니다.

기껏 백의무씨가 되라고 묻어 뒀더니 아, 이건 종다리씨 그대로 있는 거와 마찬가지입니다. 아무짝에도 못 쓰죠. 심어 봤자야 무우도 밑에 안 앉고 종다리만 올라오니깐 뭐 이파리를 먹을 수가 있나, 씨를 쓸 수가 있나요? 그와 같이 아무짝에도 못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만 본다면, 거기에 멈춘다면, 나라는 아만만 서고 아상만 서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으로는 당당하고 도도하되 내 모든 행으로서는 겸손하고 위를 보면 위 보는 대로 아래를 보면 아래를 보는 대로, 항상 엽렵하게 그렇게 자비한 마음으로서 남한테 할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을 잘 가져야 된다는 얘깁니다. 여러분이 말 한 번 행 한 번 잘못하고 돌아가면 잘못된 게 나에게만 미치는 게 아닙니다. 역대의 조사들한테도 미칠 뿐 아니라, 저 끄트머리로 가서는 석존까지 일컬어져 버린단 말입니다. “저 불자들이 하는 일이 저게 뭐야? 저 행동 좀 봐!” 그런다면, ‘불자’는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석존이 따로 계신 게 아닙니다. 그분이자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자 나고 내가 여러분이거든요. 그러니 누구를 막론해 놓고.동시에 욕을 먹는 겁니다, 동시에!

뜻은 똑같지만 선지식들이 달리 말을 자꾸 하는 까닭은 공부하는 사람들이 그 뜻을 어떻게 처리하나 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 그랬을 테고, 또 공부하는 사람들이 익었나 안 익었나 그걸 보기 위해서도 그랬고, 또 한 가지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놔서 참말 보림을 잘했으면 거기서 싹이 틔어 나올 테니까 그걸 보림을 하게 만드느라고 그랬을 겁니다. 나를 보았다 하더라도 또 잘 터득하면서 체험하면서 안으로 굴려서 보림을 하면서 그렇게 계속적으로 해 나가야 하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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