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믿지 못하겠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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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믿지 못하겠어요

본문

질문

스님 법문을 들으면서 실천을 해 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노력을 하지만 저희 부부 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남편과 결혼한 지가 26년이 됐는데 얼마 전에 남편이 다른 사람을 좋아해서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부터는 남편이 혹여 밖에서 또다시 그 여자와 같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자꾸 들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대문 밖을 나가면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가는 것 같고 직장에 나가도 걱정이 되고…. 남편이 너무 미워 죽겠어요. 어떻게 하면 남편에 대한 마음을 쉴 수가 있겠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아주 간단해요. 지금 그런 데서 행복하다 못해 지겹죠? 사랑은 주는 게 사랑이지 끌어 잡아당기는 게 사랑이 아닙니다. 모든 거를 다 준대도 바꿀 수 없는 그런 게 있어요. 그래서 모든 거를 자기 탓으로 돌리라고 하는 겁니다. 자기가 없었다면 남편도 없고 다 없어요! 그런데 자기가 있기 때문에 있는 거죠. 그러니 잘하든 못하든 자기 탓으로 돌리세요. 그리고 사람이나 짐승이나 묶어 놔 보세요. 더 끊고 나가려고 애를 쓰죠. 그냥 확 풀어 놓으면 아주 자동적으로, 나갈 때 나가고 들어올 때 들어오죠. 그러니까 그렇게 집착하고 상상하고 그러지 말고 따뜻하게 그냥 다 내놓으라는 말입니다. 서로 똑같이 그러란 말이에요.

똑같이, 부인이 잘못하는 거는 남편이 ‘이것도 다 내 탓이야. 주인공, 너만이 저 사람 그렇지 않게 해!’ 하고 자유를 주고, 또 댁은 남편에게 그렇게 하면서 자유를 주세요. 주인공은 둘이 아닌 까닭에 어디를 가서 뭘 행해도 그냥 주인공에서 알아지고 주인공에서 자동적으로 다뤄 줍니다. 다스려 준단 말입니다. 그걸 모르고 자기가 말로 행동으로 온통 붙잡으려고 하니 붙잡아지나요, 그게?

그리고 우연히는 없어요. 이 세상에 금은 금방에 모이고 넝마는 넝마전에 모이고 무쇠는 무쇠전에 모입니다. 그렇게 끼리끼리 모이는 거를 어떻게 말로 다 하리까. 그래서 끼리끼리 모인 거예요. 끼리끼리 모였는데 누구에게 죄가 있고, 누구의 죄는 더하고 덜하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에서 ‘아하, 이것도 내 탓이고 저것도 내 탓이로구나! 내가 이 세상에 나지 않았다면 무엇이 걸림이 있고 무엇이 상대가 있으랴!’ 하곤 그냥 다 거기다 놓으라고 지금 공부시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 자기 마음 거기다 놓고 미워도 밉다는 소리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밉다고, 아주 보기 싫다고, 또 그냥 아주 죽이고 싶도록 밉다고 하면 당신이 외려 마구니가 됩니다. 그러니 지금 이 시간부터 ‘미운 것도 이 속에서 나오는 거니까 밉지 않게 하는 것도 너야.’ 하고 뒤집어서 돌려서 입력을 해야 그 입력 들어간 대로 나오지 않겠어요? 알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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