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마음이 잘 안 잡혀…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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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마음이 잘 안 잡혀…

본문

질문

저의 남편이 회사가 부도나면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았으나 여의치 않자 몇 년째 연일 술로서 마음을 달래며 버럭 소리를 질러 대기만 합니다. 자식들은 계속 불안해하고 있고요. 그래서 열심히 관한다고 하는데 여전히 남편 마음은 잘 안 잡힙니다. 남들은 관하면서 다 잘사는 것 같은데 저는 왜 잘 안 되는 걸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것이 전부 마음의 조작입니다. 잘못되는 것도 마음이요, 잘되게 하는 것도 마음입니다. 마음의 조작이니만큼 마음으로서 서로서로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 빛보다도 더 빨리 연결이 됩니다.
 
빛은 가다가도 어떠한 변고가 생기지만 마음은 은산철벽도 뚫을 수 있고 남의 마음으로 같이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 마음이 자식이나 남편이 잘 안됐을 때 내 마음이 그쪽으로 투입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내 마음이 말입니다. 그렇게 관하고 그렇게 ‘너만이 할 수 있어!’ 할 때에 바로 내가 남편한테로 들어갈 수도 있고 남편이 아내한테로 들어올 수도 있고, 그래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가 아주 특별한 인연이 되고 그러는데, 어째 나만 그렇게 안 되겠습니까?

나쁜 사람이 생기는 것도 모두가 이 마음의 조작입니다. 돈이 있어도 도둑질하고 싶어서 도둑질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리고 뭐 죽일 것도 아닌데 죽이거든요, 또. 이게 마음의 조작이란 말입니다. 고가 있느니 집착이 있느니, 그게 고와 집착만 없으면 멸이 되고 이러는 것 아닙니까. 모두가 이 집착이 없으면 욕심이 없고 그렇다면 고라는 건 없어요. 모두가 우리가 만들어서 ‘고’라고 하는 거지. 보세요. 강물 흐르듯이 흘러갈 거를, 기껏 그냥 흘러갈 거를 붙잡는단 말입니다. ‘아이고, 우리 남편은 이렇게 되고 우리 자식이 이렇게 됐으면 좋겠는데….’ 그냥 이럭하고 집착하니까 강물이 흘러가다가도 그냥 걸려 버려요. 그러니깐 안될 수밖에.
 
그게 왜 안되겠어요? 마음은 체가 없어서 강물 흘러가듯 하는 건데. 우리가 한 발짝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지고 한 발짝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지는 이런 사상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고정된 게 하나라도 있습니까. 여러분이 볼 때 고정된 게 하나라도 있습니까? 이것 보면 저것 봐야 하고 이것 들었으면 저것 들어야 하고, 저 사람 만났으면 이 사람 만나야 하고, 이것 했으면 저것 해야 하고 이게, 매사가 하나서부터 열까지 다 고정됨이 없이 한 발짝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지듯이 그렇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말을 해도 내가 이렇게 말을 하는 대로 벌써 과거로 흘러 돌아갑니다.

그런데 그거를 붙잡아요, 자꾸. 여러분이 살면서 붙잡는 게 고(苦) 인(因)이에요. 잘되는 건 붙잡지 않는데 잘못되면 더더욱 붙잡고 늘어져요. 아, 좀 느긋하게, 회사가 망한다 하더라도 느긋하게 좀, 이게 진짜로 자기 뿌리를, 자기 불성이 자기 뿌리거든요. 자기 종자며, 깨달은 분의 종자는 종성이라고 그러죠. 나무가 자기 뿌리 없이 사는 거 보셨습니까? 뿌리가 있기 때문에 싹이 사는 거거든요. 그렇듯이 뿌리에서 모든 에너지를 흡수해서 싹으로 올려보내야 싹이 푸르게 살 수 있는 거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기 뿌리는 어디다가 팽개치고 항상 이름이나 형상을 보고 기도를 하고 찾아다니려고 하니 그게 통신이 되나요? 이 나무가 저 나무한테 에너지를 달라고 그러면 주게 될까요? 자기 나무에는 자기 뿌리만이 자기 나무를 이끌고 있는 거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꾸 행복하게 살려 해도 살지 못하게 자기네들이 마구 붙들고 그래 가지고선 그릇되는 거죠.

잘 생각해 보세요, 왜 그런가? 이 세상 살아나가는 건 다 놓고 가는 건데 왜 마음을 그렇게 놓지 못합니까. 어떠한 문제가 생겼어도 그걸 놓게 되면 그냥 저절로 풀려서 돌아갈 걸 외려 붙들어서 풀려서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거란 말입니다.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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