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이해할 수 있는지?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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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이해할 수 있는지?

본문

질문

"존재과정에서 ''나'' 라는 고정된 주체가 있다는 착각이 발생하여 몸과 마음을 자신이라 동일시하는 것으로 인해 번뇌가 생긴다." 라는 글을 많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하는 행위가 참 ''나''가 아니며 행위하는 현상만 있고 의지적 존재가 없다."라는 말을 아무리 되뇌어도 거기에는 끝없이 번민하는 ''나''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깨달음이라는 것은 이해를 통해서는 얻지 못하는 것입니까? 깨달음은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합니까? 그렇다면 ''행위하는 현상만 있고 에고는 없다''라는 말은 깨닫지 못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또 하나, 저는 이제 고3입니다. 이런 번민만으로는 입시공부를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압니다. 아무것도 아닌데도 아직 어리석은 저로써는 대학입시라는 것이 아직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학교라는, 가족이라는, 모든 장애물을 치우고 떠나지 못할 것을 알 때마다 제가 구도자가 되고자 하는 것이 모두 가식은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느 날, 노스님께서 대중스님들을 주욱 앉혀 놓고 차례로 물었습니다.  “너는 쌀 아닌 쌀을 아느냐?” “……. ” “그러면 너는 그 쌀을 씻어서 밥을 하지 않고 밥을 할 줄 아느냐?” “저는 밥 아닌 밥은 아직 잘 모릅니다마는, 그저 잡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음, 너는 그래도 좀 뼈다귀라도 얻은 듯하구나.  저것들은 가죽도 얻지 못해서 그렇고….”하시면서 노스님은 다시 다른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먹은 사이 없이 먹을 줄 아느냐?” 그러니까 그 스님은 아무 소리 없이 나가더니, 수박 한 통을 쪼개 가지고 와서 노스님 앞에 놓고는 삼배를 올리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노스님께서,“너는 골수를 얻었구나” 하면서 껄껄 웃으셨다고 합니다.

이러한 대화 하나 하나가 서로 얼마만큼 차이가 나는지 모릅니다.  이 도리를 공부하면서 책을 보게 되면 벌써 심심하게 느껴집니다.  책을 몇 구절 읽어봐도 이것은 이런 뜻이고 저것은 저런 뜻이고 하고 뜻으로 나오지 그 말이나 이론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또 이론으로 배우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이론을 찾아서 헤매다가는 이론의 늪에서 자신의 발목을 붙잡히고 맙니다.  이론이나 생각은 밖으로 끄달리는 타력의 길입니다.  오직 마음 안으로 들어가야만 이 도의 길에 들어설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만이 나라는 방통 안에서 내 한마음이 밝아져서 여러 사람들이 다 밝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 가정의 한사람이라도 이런 도리를 깨우쳐가지고 살아나간다면 그 가정을 다 이끌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지혜가 있다면 다 밝게 살 수 있는 겁니다.  어두운 방 안에 불 하나만 켜도 모두 다 밝게 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내 한마음이 밝으면 모두가 다 마음이 편안하고 잘 이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론으로 생을 끝내서는 안되고 오로지 자신의 근본을 믿고 들어가는 실천을 해야 되는 이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수행의 길과, 해탈의 길이 저 멀리 생활을 떠나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닥친 고난과 역경이 바로 공부의 재료이며, 수행의 과정인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고3이라고 그랬는데, 지금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마음 자세라야만이 어디에서든 다가오는 모든 문제를 떳떳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지 지금의 과정을 등안시한 채 또 다른 과정을 찾으려는 마음은 수행자의 자세라기 보다는 역경은 거부한 채 순경만을 찾아서 다니는 허황된 마음의 소유자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지금 서있는 그 자리, 바로 그 자리가 수행의 시작이며 끝이다는 것을 명심하고 지금 나에게 맡겨진 모든 것 속에서 해탈을 하십시오. 

그렇게라도 마음공부를 하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도 대견스럽고 감사하군요.  하는 바 없이 열심히 하셔서 자신의 자성불을 밝힐 수 있는 대업을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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