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이 힘들다고 손을 내미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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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이 힘들다고 손을 내미는데…

본문

질문

제가 맏이이긴 하지만 결혼한 동생들이 조금만 힘들면 저에게 손을 내미니 한두 번은 좋았지만 지금은 너무 얄밉고 힘들어요. 그렇다고 제가 그렇게 넉넉한 편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게 지혜로운 건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살아나가는 데에 마음을 착잡하게 또는 어둡게 두진 마십시오. 고고한 생명과 삶을 헛되이 보내지 마십시오. 모습만 바꿀 뿐이지, 우리의 이 삶은 영원한 것입니다. 영원하기 때문에 영원히 남한테 얻으러 다니지 않고, 영원히 남한테 짓밟히지 않고, 영원히 담 밑에 돌아가면서 눈물을 흘리고 남한테 짓밟히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바로 올바로 진실하게, 남을 주더라도 무주상 보시로서 주어야, 바로 내가 상을 두지 않고 주어야 상을 두지 않는 그 물건이 바로 나한테 다 있는 것입니다. 그건 왜냐하면 그것도 한 통장에 있기 때문에. 
어느 분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맏이로서의 동생 일곱을 다 키웠답니다. 물장사를 해서 키웠답니다, 밥장사를 하고 물장사를 해서. 그랬는데 그 키워놓은 동생들이 언니는 그 고생을 해서 참, 공부도 못하고 동생들을 공부시키느라고 그렇게 했건만 그 고생하고 자기네들을 공부시킨 것도 모르고, 그것이 핏방울인 줄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자기는 구경 다닐 거 다 다니고 없으면 손 벌린답니다.
 
동생들은 그렇게 자기처럼 고생하지 않으면서, 부모만 그리웠지 고생하지 않고 잘 공부해서 결혼해서 잘사는데도 때에 따라선 조금만 부족하면 와서 막 압박을 하고, 언니는 그렇게 벌어서 쓰면서 왜 주지 않느냐고 그런답니다. 그랬는데 이것이 ‘올바로 사람이 그 뜻을 알고 나간다면 줬으면 좋겠는데….’ 하고 아주 괴로워했답니다. 그러다가 내가 설법하는 것을 듣고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얘, 바로 쟤가 쓰는 것이 바로 부처가 쓰는 거고, 만약에 그것이 아니라면 저 애가 바로 나이기 때문에 내가 쓰는 거니까 그냥 내가 써보자.’ 하고서 자기도 없는 걸 빚을 져 가면서 사는데도, 장사를 하기 때문에, 에라 하고 집어 주고서는 ‘이것도 시주다.’ 하고선 줬더랍니다. 주니까는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더랍니다.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다 보니까 그저 조그마한 거 뭐라도 팔려서 고걸 메꿔 나갔답니다.
 
그랬다고 하면서 “너무도 고맙습니다. 내 마음을 이렇게 넓게, 부드럽게, 사랑할 수 있고 둘로 보지 않게 해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이날까지 그 불쌍한 동생들을 키워왔건만 오늘날에 보니까는 내 동생이 언제 적의 내 동생도 아니고 내 동생 아닌 것도 아니고, 모두가 남들이 남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쓸 때 쓰는 것이지 그렇게도 내가 안 써야만 하겠다고 할 필요도 없고, 그 애가 잘못된 거를 아니, 내가 타이른다고 되는 것도 아니건만 왜 내가 그렇게 내 속을 썩여 가면서 그렇게 싸움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제 싸움 안 하렵니다.” 그러면서 고마워하더군요. 그러니 우리가 남을 주어서 쓰는 것도 자기가 쓰는 겁니다.
 
그러나 공자, 노자도 얻으러 온 사람도 주지 않을 사람은 주지 않아야 되느니라 했습니다. 그건 나도 똑같이 말합니다. 왜 그러냐. 그 뜻을 모르고, 고마운 줄을 모르고 그렇게 함부로 하는 사람 앞에는, 남한테 기대기만 하는 사람, 이런 사람한테는 천만 냥을 보태 주어도 그건 온데 간데가 없고, 오히려 반성하는 기간이 늦어져만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주지 않는 것도 공덕이 되고, 주는 것도 공덕이 되고 이러는데 모든 걸 공덕이 되게 하려면 우리가 이 한 점의 마음, 바로 이 중심에 부처가 있다는 걸 아셔야 됩니다. 일체 만법의 만 부처가, 그리고 만 생활이 다 이 한 점의 마음에 들어 있기 때문에, 모든 게 나고 들고 하는 것이 이 한 점에 있기 때문에, 내 한 점의 마음을 알아야  모든 것을 그렇게 오관을 살펴서 정밀하게 해 나갈 수 있는 거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했다 할지라도 올바로 진실을 안다면 그게 바로 깨달음의 길입니다.
 
우리가 바로 나 자체를 모르고 진실치 못하고 거짓으로만 나가거나, 나의 어떠한 이름이나 직위만 탐을 내는 그러한 가상스러운 인생살이는 하지 않아야 될 것입니다. 나부터 진실하고 나부터 알아야 모든 살림살이가 아마 적당하고 소소영영하게 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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