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하고 매운탕도 먹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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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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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하고 매운탕도 먹는데…

본문

질문

『수능엄경』에 보면 “여래가 멸한 후에 말법 시대가 되면 고기 먹고 다 하면서도 소위 ‘도를 깨쳤느니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난다.”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나름대로 볼 때 효봉 스님이나 경허 대선사 같으신 분은 걸림이 없이 행을 하셨는데, 제가 주변의 사람들하고 직장에서 어울리고 하다 보면 뭐, 매운탕도 먹을 때가 있고 술 한 잔 하고 그럴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부처님 말씀을 생각하면 ‘내가 마귀가 아니냐.’ 이런 생각들이 때때로 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경허 스님이나 효봉 스님의 그 걸림 없는 행을 보고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걸리기도 합니다. 저는 재가불자지만 마음은 스님같이 끝없이 닦아 나가려고 하는데요, 그래서 첫 번째, 제가 이후로 공부를 어떻게 해 가야 되겠는가, 두 번째는 남들을 어떻게 인도할 수 있겠는가, 세 번째는 재가불자라고 하지만 제가 주변의 사람들하고 매운탕 먹고 이러는 것이 공부를 잘못 해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첫째는 자기를 자기가 이끌어 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고, 둘째는 자기 몸뚱이 속의 자생중생들을 제도를 못했기 때문에, 조복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고, 셋째는 남들에게 보이는 이 모습이 부처님 모습 같지가 않으니깐 그렇습니다. 어때요? “모든 것을 알기만 해도 아니 되느니라.” 하는 거는 “천차만별로 찰나찰나 바뀌고 찰나찰나 나투는데, 어떤 거 할 때 내가 했다고 볼 수 있겠느냐. 내 도량 아님이 하나도 없고, 하다못해 곤충에 이르기까지 나 아님이 하나도 없느니라.” 하는 그 뜻을 모르게 되기 때문이죠. 천차만별로 내 속에 들어 있는 중생들을 제도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갑니까, 그게? 그 속에서 나오는 게 그냥 그렇죠.

그러니 아는 것만 많고 지식이 많고 모든 걸 달달달달 외워서 이 세상이 다 그냥 그렇게 되는 거를 알고 있어도 소용이 없는 겁니다. 내가 다리 병신이 돼서 요만큼 한 발짝을 떼어 놓지 못하고, 귀머거리가 돼서 듣지 못하고, 눈 한쪽이 멀어서 보지 못한다면 그거는 헛거야, 전부! 그래서 부처님이 “오신통을 한다 하더라도 했다고 하지 마라. 모두 오신통 안에 조복을 받고 오신통을 벗어나야만이 오신통을 굴리고 그 응신이 화해서 천백억으로 나투느니라.” 하고 말씀하신 거죠. 그러니까 천백억이란 숫자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아는 거를 다 놓으면 혹시 모르죠. ‘아이고 이것이 열반경지가 아닌가. 이 세상이 다 그런 게 아닌가. 이게 내가 홀연히 깨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다 안다 하더라도…, 이 물컵에 물이 들어 있는 거를 보고 알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이 물컵을 들어서 목마른 사람을 먹일 수 있고 내가 이렇게 먹을 수 있어야만이 그게 도 아닌 도예요. ‘도’도 이름일 뿐이지, 도 아닌 진실한 도! 그러니까 그 아는 거를 다 좀 놨으면 좋겠어요. 네? 그 아는 거를 그 나오는 구멍에, 보고 듣고 알고 이러는 거를 나오는 거기다가 다시, ‘아는 것도 네가 아는 거지 내가 아는 게 아니요, 또 듣는 것도 네가 듣는 거지 내가 듣는 게 아니요, 하는 것도 내가 하는 게 아니요, 사는 것도 내가 사는 게 아니니 너만이 이끌어 줄 수 있잖아.’ 하고 거기다 되놔야만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건 남이 해서 주는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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