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가 깨달음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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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한번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제가 어려울 때 스님께서는 제게 메일로써 큰 위로를 주신 것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더 없는 위로였으니까요. 제가 정말 힘들 때 어떻게 그런 메일이 제게 왔는지 저는 신비스럽게만 느낍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스님,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깨달음은 단지 지금 이대로인 것인가요? 단지 그것뿐인가요? 나를 그대로 인정하는 지금 이대로의 삶뿐인가요? 수행은 필요 없는 걸까요?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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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불교는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각자 각자 자신의 마음 안에서 진실을 발견하고, 각자가 해야 할 몫입니다. 깨달음은 부처님이라 할지라도 대신해 주지 못합니다. 꽃씨를 심으면 꽃이 피어나는 것은 꽃씨 속에 피어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비가 알맞게 오고, 햇빛이 고르게 비추어도 씨앗이 자라 오르려고 하지 않는 데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만법의 근원은 내 마음에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체가 없어서 붙잡을 수도 없고 빛깔도 없습니다. 우리가 진실히 믿고 놓는 작업을 할 때, 그리고 구하고 물러서지 않을 때 그것이 바로 자기가 아닌 자기를 만나는 소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고, 한생각이 바로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보려면 자기가 죽어야만 볼 수 있습니다. 이 공부하는 데에는 무조건 들어가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의 주인공을 믿어라! 믿고 일체의 모든 것을, 즉 좋다 나쁘다, 있다 없다, 맞다 틀리다 하고 일어나는 모든 분별 망상을 몰록 주인공에 맡겨 놓아라! 용광로에 넣어 녹여라! 나오는 것을 되놓고 침착하게 지켜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진짜 나를, 진실한 나를 구할 때는 ‘주인공 당신만이 당신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관해 보세요. 수행이란 조그마한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내 앞에 닥치는 대로 관찰하면서 지켜보면서 실험하면서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냥 일하면서도, 앉아서도, 서서도, 누워서도 항상 하는 것이 바로 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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