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에게 추석의 의미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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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에게 추석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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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선원에서는 해마다 정월 촛불재나 백종 외에 한가위인 추석에도 합동 천도재를 올리고 있는데, 불교 명절도 아닌 추석이 불자들에게도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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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농사를 지어서 밥을 먹을 때에 농사짓는 사람 혼자서 쌀농사를 지은 것이 아닙니다. 하늘에서 비나 태양을 내려 주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도와서 일해 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어떻게 추수를 하였겠습니까? 그러니 팔월 추석은 만물이 공생하는 작용에 감사하는 마음을 올리는 날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서로가 서로를 귀중하게 생각하고, 즉 말하자면 사람들 사는 것뿐만 아니라 천지가 다 그렇습니다. 우주가 다 살 수 있도록 서로를 위해서 해 줬기 때문에 서로를 위해서 더불어 같이 감사를 올리는 겁니다. 그러니 거기에 당연히 조상님도 포함되는 것이죠. 그렇게 더불어 같이 부모님의 은혜도 생각하는 거고요. 자기를 낳아 줘서가 아니라 낳아 줄 수 있는 인연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하는 말이 맞겠지요.
 
그래서 팔월 추석을 지내는 그 뜻을 우리가 한 번쯤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어떤 분이든지 밥 먹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옷 입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물 안 마시고 사는 사람 없고, 불 쓰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땅 딛고 다니지 않는 사람 없습니다. 그리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기를 마시지 않고 사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 고로 우리가 팔월 추석이라고 하는 것은 일 년 내내 농사를 지어서 그 첫 곡식을, 밥을 지어서 놓든 떡을 해서 놓든 무엇을 해서 놓든, 일체제불의 마음과 더불어, 일체 만 중생과 더불어 같이 지수화풍, 또는 무정물이나 식물이나 모든 마음들을 한데 둥글려서 마음으로 깊이 그 감사함의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이것을 따로따로 얘기하는 것보다도, 몰아서 얘기하는 것이 간단하고 쉬울 것 같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런 마음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것입니다. 무한량이라고 하면 무한량일 수 있고, 작으면 바늘구멍 하나 안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 마음입니다. 그것을 잘 생각해서 감사함을 느끼고 해야 할 텐데 진실하게 감사함을 느낄 줄을 모두 모릅니다. 더군다나 가깝게 있을수록 더 감사함을 모릅니다. 당장에 이런 것들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 못 하는 데도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생각을 안 하는 거죠.
물 쓰는 거와 불 쓰는 거와 땅을 딛고 다니는 거와 공기를 마시는 것에 그렇게 감사함을 느껴야 될 텐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낳아 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일체 만물을 보니까 공부를 할 수 있고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고, 또 상대성 원리로써 개발을 할 수 있는 창조력을 기를 수도 있고 창조를 해 낼 수도 있는, 그러한 모든 여건을 생각해 보지도 않고 감사할 줄을 모르니 그 은혜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된다고 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은 일체 만물만생 전부가 다 흙이든지 무정물이든지 식물이든지, 지수화풍을 막론하고 더불어 모두가 평화스럽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자유스럽게 살 수 있게끔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마음이 그렇질 못합니다. 평화스럽게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여하게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질세계의 50%에만 전전긍긍하니 거기에까지 마음이 미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그리고 내가 산다느니 내가 했다느니 내가 말했다느니 그러면서 망한 거는 타의에서 망하게 했다느니, 저 사람 때문에 내가 못 살게 됐다느니 이러한 문제 등등이 모두 여러분의 마음에 사무치기 때문에 밝게 내다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꼭 뭐를 많이 차려 놓아서가 아닙니다. 하다못해 초 한 자루 켜 놓고 물 한 그릇을 떠 놓고 향 한 개비를 피워 놓더라도, 절을 일배를 올린다 하더라도, 아주 깊은 생각으로 일배를 올리면서 그 감사함을 생각한다면 조상님의 은혜를 갚고 또 자식들한테도 은혜를 베풀어 줄 수 있다 이겁니다. 여러분이 몸뚱이만 귀하다고 애를 쓰고 사는데, 심어 놓은 나무가 거죽만 좋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뿌리가 썩어 들어가는 데는 별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조상의 어떤 문제도 배척하는 마음으로 하지 말고 끌어안는 마음으로,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때로 어떤 집안에서는 총에 맞아 죽은 분들도 계시고, 물에 빠져 죽은 분도 계시고, 맞아서 죽은 사람도 계시는 그런 경우가 옛날에는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분들을 무섭게 생각을 하고 오히려 자기네들을 해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면 안 되죠. 더 불쌍하게 생각하고 정월에나 백중, 팔월 추석 때 잘 모셔드린다면, 자기 조상이라면 자기네들 뿌리나 똑같은데 그분들을 은혜로이 생각하고 받들어 모시는 마음을 갖는다면 서로가 서로를 돕게 되고 얼마나 좋겠습니까? 둘 아니게 말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모두를 가릅니다. 시아버지는 이랬고 시어머니는 이랬고, 뭐가 어떻고 저떻고 이렇게 다 갈라 놓으니깐 갈라 놓는 대로 갈라지는 거죠. 그렇다면 그 집안이 뭐가 되겠어요? 자손들도 쌈박질이나 하고 나가서 일이나 저지르고, 이렇게 하다 보면 집안이 편안하지 못한 거죠.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런 자식들을 낳아 가지고 이렇게 고생을 하느냐고 한탄을 하지만, 그거는 한탄을 해도 소용이 없는 겁니다. 자기네들 생각에 의해서 모두가 그렇게 되는 거니까요. 마음으로 짓는 건데 천 냥 빚은 못 갚겠습니까? 마음으로 하는 거 얼마든지 자비하고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고 얼마든지 줄 수 있는 건데도 그걸 못 해요.

그래서 추석이 되면 자연스럽게, 물론 하루도 삼천 년 전이나 삼천 년 후나 어떤 하루밖엔 더 없지만, 추석이다 하면 지수화풍과 일체 만물과 더불어 같이 감사하고, 하나도 감사하지 않은 게 없는 마음이어야겠죠. 일차적으로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차적으로는 법의 조상이나 육의 조상이나 모든 조상님들과 일체제불에게 또는 일체 권속, 일체 중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내는 겁니다. 그래 가지고 나중에 마음의 회향을 할 때 한데 합쳐서 회향을 하게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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