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가상공간-현실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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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 저는 서울 종로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온통 가상공간 속에서 이루어지고 그 가상이 현실과 너무 흡사하여 마치 그것이 현실인 줄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가상공간 속의 수많은 적을 공격하기도 하고 공격당하기도 하고 가상공간 속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가상공간도 동일한 마음작용으로 분명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면 꿈과 가상공간, 그리고 현실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일체가 마음에서 벌어지는 것이지 마음 이외에 다른 곳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꿈이다, 현실이다, 가상공간이다 라는 말이 붙을 사이가 없이 공해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본래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살기 때문에 본래 자동적인 컴퓨터로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떤 것이 주어지든 내 마음대로 넘어설 수가 있는 겁니다.
‘無無亦無’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없고 없고 또 없다고 하는 뜻은, 뒷 발자국도 없고 앞 발자국도 없고 현재 떼어놓는 발자국조차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거 할 때 나라고 할 수 없고 저거 할 때 나라고 할 수 없으니 어느 것 할 때 내가 한다고 하겠습니까? 그렇게 찰나찰나 바뀌어가는 것인데 지나간 발자국이 좋고 감사한 것이라고 해서 그것을 붙잡고 있으려고 해서는 안되지요. 마찬가지로, 앞으로 올 것을 미리 걱정하고 있을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그건 왜냐하면 자유스럽게 걸어가야 할 발걸음을 붙잡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니깐요.
그러니 과거다 현재다 미래다, 진짜다 가짜다 하는 그 천차만별의 이름들, 천차만별의 모습들, 천차만별의 마음으로서 생활하고 연구하고 사는 그 모습들이 모두가 부처님 한마음에 들어 있으니, 그 마음 하나에서 천차만별의 가지가지가 다 풀려서 나온다는 것만 아신다면 어디에 갖다 세워놔도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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