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을 놓는 것과 관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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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착을 놓는 거와 관한다 하는 것이 같은 것인지요. 놓는다 놓는다 하면서도 착이 잘 놓아지지 않아서 답답해서 제가 바르게 공부하고 있는 것인지 점검하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한다 이런 거는 놓으면서 믿음으로써 들어가는 겁니다. 놓는 거는 그냥 내던져 버리는 거고요, 한군데다가 일임을 하는 겁니다, 그냥. 재료를 맷돌에 넣어서 갈려서 나와야 먹을 게 아닙니까? 그와 같이 관한다는 것은 자동적인 맷돌에 물건을 넣고 갈려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죠. 일체를 다 그렇게 하는 것이 관법입니다.
지금 여기 올라오실 때에 걸어오셨죠? 한 발짝 한 발짝, 예? 걸어오실 때에 그 발자취를 걸머쥐고 오지도 않았는데 그게 착이 됩니까? 이 세상살이는 만사가 다 찰나찰나 그렇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고정돼서 요건 요렇다 하고 집어낼 것이 하나도 없어요.
원칙은요, 착도 없고 관도 없어요. 관도 놓고 착도 놓고 모든 것을 여여한 그대로…. 그것은 바로 물리가 터져야 됩니다. 이 세상살이가 그냥 본래 놓고 가는데 또 놓으라고 하는 것은, 그러니까 일체가 돌아가는 자체, 공(空)해서 돌아가는 이치에서 그것을 주시하고 관하라는 거죠. 그러니까 한 가지만 관하는 게 아니라 모든 걸 관하고 돌아가니까 그것이 참선이 되는 거죠. 행선이나 좌선이나 입선이나 와선이 전부 한데 합쳐져서 참선이 되는 거죠. 그래서 생활 참선입니다, 지금 우리가 가르치는 게.
그런데 왜 착이 거기 붙습니까? 아니, 답답한 것마저도 거기 붙지 않습니다. “공했다는 말 자체도 공했으니….” 이렇게 말이 들어가는 건데, 공했다는 자체, 공해서 없다는 자체도 없다는 겁니다. “그 없다는 자체도 없다.” 이렇게 들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착이 어째서 들어갑니까, 거기?
그래서 ??앞도 뒤도 없다?? 이러는데 이 뜻은, 알아듣기 쉽게 말씀드리죠. 지금 우리가 씨를 심었는데 그 씨가 싹이 돼 가지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래서 먹고 나면 그 씨는 없어지죠. 씨는 싹이 돼 버렸죠, 벌써. 그 씨가 또 되나왔으니까. 그러니까 연방 과거는 없다는 얘깁니다. 과거는 없어요.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 없고, 현실은 공(空)해서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니까 없고 이게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붙을 것이 없어요. 마음에 붙을 것이 있습니까? 모두 여러분이 지어 가지고 창살을 만들어 놓고 나오지 못해 애를 쓰고 그러는 거지, 그 마음에 뭐가 붙을 게 있습니까?
그런데 살아 나오면서 관습에 의해서, 이사를 가면 뭐 동쪽으로 가야 되느니 서쪽으로 가야 되느니, 손이 달렸느니 발이 달렸느니, 하하, 또 삼재가 들었느니 온통 자기네들끼리 그 관습을 그냥 귀중하게 생각을 하고 매달려 가지고는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어 놓는 거죠. 아무것도 붙을 게 없는데…. 다들 안 그렇습니까? 참 이상스러워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왜 그렇게 그 관습을 따라야 하는지. 마음에는 붙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마음을 지어 가지고, 만들어 가지고, 붙여 가지고 떼지 못하고 애를 쓰죠.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걸음을 걸어오거나 말을 하거나, 만나거나 먹거나 모든 것을 하면서 가정에서 살아도 그게 어디 붙을 게 있습니까? 금방 "아버지!" 그러면 자동적으로 그냥 아버지가 돼 가지고 그냥 하고, 또 "여보!" 그러면 그냥 남편이 돼 가지고 금방 돌아가고, "얘, 아무개야!" 그러면 아들이 돼 가지고 돌아가고, "아무개!" 그러면 친구로 돼서 돌아가고, 그냥 돌아가요. 그냥 돌아가, 그냥. 붙을 게 없이 그냥 돌아가요.
그런데 힘이 부족하니까 마음으로 '아이구! 저 친구가 저렇게 말을 했는데….' 이렇게 걸린단 말입니다. '이 친구가 이렇게 말을 했는데….' 하는 게 걸리면 거기다 놓고 '둘이 아닌 까닭에 당신이 알아서 해.' 하고 그냥 놓고 유하게 부드럽게 생각을 하면 내 마음 편안하고, 그쪽으로 이심전심으로 돌아가고, 사실이 그런 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놓질 못하는 거죠.
그래서 묘한 도리라는 게 뭐냐 하면 저쪽 사람이 앙심을 품고 있었는데, 이쪽 사람이 '아유! 그러는 거 그저 주인공만이 풀 수 있어.' 하고 놓고 미워하질 않고 부드럽게 말해 주니까 아, 금방 그쪽에서 오므라졌던 게 펴져 가지고는 선물도 하고, 그냥 좋아지더랍니다. 이렇게 좋은 법을 모르고 왜 그렇게 애를 쓰느냐는 얘깁니다, 이렇게 쉬운 법을.
부처님께서 생활 속에서 바로, 과학이 따라갈 수 없는 도리를 가르쳐 주는데도 왜 자꾸 모른다고 합니까? 그리고 놓지 못하는 겁니까? 놓고 돌아가고 있으면서 자기네들이 걸리는 거예요. 다리 많은 돈벌레가 잘 가다가도 누가 말을 하면 꼭 걸리는 거예요. 하하하…. 여러분이 잘 가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소고삐를 쥐고 소가 남의 파밭에 들어가거나 남의 농사지어 놓은 데를 들어가거나 이런다면, 고삐를 잡아당겨서 다스려 가면서 끌고 가야 되니까 마음으로 자기를 다스려라 이 소립니다. 잘못 나가걸랑은 다스리고, 잘 나가걸랑 감사하게 생각해 주고 이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봅니다. 그게 그대로 놓고 가는 거지 뭘 그렇게…. 누가 붙들고 오셨습니까? 발자취를 지금 걸머지고 오셨습니까? 차가 굴러오는 거 지금 걸머지고 오셨습니까? 하하하…. 하여튼 자기가 자기를 발견해서 자꾸 계발을 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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