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때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지... > 길을 묻는 이에게

매사를 다 그 자리에 놓으라고 하니까 ''그렇게 놓으면 난 어떻게 삽니까?'' 이러는데 주인공과 내가 따로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근본이 항상 함께 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내 몸뚱이가 산다고만 한다면 주인공의 지혜가 나오지를 않죠. 그래서 모든 일을 일체 주인공 자리에 놓고, 맡기는 작업을 한다면 그게 바로 함이 없이 하는 것이 된다고 항상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걸 반야심경에서는 색이 공이요, 공이 색이다라고 한 겁니다.

사는 거나 죽는 거나, 하는 거나 보는 거나,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거나 일일이 작용하는 것이 전부 그 하나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 작용이 둘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나 하나에서 나오기 때문에, 내가 이 세상에 있으니까 이 모든 것이 생겨났으므로 나로부터 알아야 된다, 나부터 믿어야 된다, 나부터 발견해야 된다, 발견했으면 그 작용이 바로 나한테서 나오는 거고, 그 작용이 나한테서 나온다면 일체가 다 주인공에서 나오는 거다, 이 몸뚱이는 주인의 시자일 뿐이라는 얘깁니다. 그래서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나한테 닥치는 어떠한 것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 마음의 근본인 나의 주인을 믿고, 주인의 뜻에 따라서 하는 것이 그대로 법 아닙니까? 주인의 생각이 따로 있고, 내 생각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직 내 근본과 둘 아니게 자문자답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신다면 외롭지도 않고 허전하지도 않을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놓는 것이 아닙니다. 놓는다는 것은 그것을 더 지혜롭고 풍부하게, 나와 남이 다 좋도록 이끌어 가는 길입니다. 그러니 정말로 놓으세요. 개별적인 나를 내세우는 마음이 있으면 있을수록 근본과는 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