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이 별로 없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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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이 별로 없어요

본문

질문

저는 선원에 인연 된 지는 좀 오래되었지만 이렇다 할 체험은 별로 해 보질 못한 것 같습니다. 제 도반들은 이런저런 맛을 보고 가는데 저는 공부에 진전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그런데 말입니다, 때에 따라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해 놓고 자기가 지켜봅니다. 즉 말하자면 무심으로서 자기가 진실히 자기를 믿으니까 그렇게 하죠?

이런 일이 있어요. 인천에 사는 어느 분이 있는데요, 그분이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저 사람이 가엾어서 안됐는데 영 말을 안 들을 것 같아서, 그쪽에는 얘기도 없이 내가 그냥 해 놓고 내가 지켜봤습니다. 아, 그러니까 글쎄 이튿날 그냥 툭툭 털고 취직할 데를 마련해야겠다 하고 온 겁니다. 이젠 다 나은 것 같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속으로 주인공한테 ‘주인공, 감사합니다.’ 이럭하고선 감사하게 생각을 했답니다.
 
그리고 만나서 “감사합니다.” 하면서 무슨 말을 했느냐면 “아이고, 이젠 병이 나았으니, 식구가 먹고살아야 할 테니 취직 좀….” 그래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 하면 ‘당신이 취직도 하게 하는 거지, 뭐. 저 사람 주인공이나 내 주인공이나 둘이 아니니까 내가 이런다면 저 사람 주인공도 둘이 아닌 까닭에 잘 끌고 취직도 시킬 거다.’ 이렇게 생각을 했답니다. 그랬더니 나흘 만에 인천에 뭔가 하는 데 취직이 됐더랍니다.

그래서 자기는 그 사람으로 인해서 공부가 됐다고, 그 사람이 잘됐건만도 자기가 술을 한잔 사 주고 싶더랍니다, 고마우니까. 자기 공부가 되는 거니까. 자기 공부 대상이 됐거든, 실험 대상이 됐으니까. 얼마나 고맙습니까?

그렇게 실험을 해 보니 나도 좋고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좋고 얼마나 좋습니까. 그게 다 보살행이 아닙니까? 자기는 나쁘게 되고 남은 좋게 되고 또 나는 좋게 되고 남은 나쁘게 되고 이런다면 그건 보살행이 아니고 중생들이 하는 행동인 것입니다.

공부를 하면서도 우리가 생각을 안 해 보고 연구를 안 하고 행을 해 보지 않는다면 늘지를 않아요. 그리고 뚫리질 않아. 이거는 보석이려니 하고 가만히 두면 그게 줄든지 늘든지 그러질 않아요. 잘못되든지 잘되든지 한번 해보면은 잘못되는 거 잘되는 거를 알게 되거든요. 안 돼도 자기 법, 돼도 자기 법이라.
 
그래서 그분이 하는 소리가 자기 실험으로써 잘 해 나갔는데 어느 때는 그렇게 안 되더랍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스님께서 안 되는 것도 법이라더니 요놈, 되는 것만 법이냐 안 되는 것도 법이라는 걸 모르느냐!’ 요렇게 생각을 하면서 ‘주인공이 날 가르치느라고 그러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또 너무도 감사하더랍니다. 들고 나는 거, 안 되는 거 되는 거 모든 것을 거기다 감사하게 믿고 놓으니까는 너무 좋더랍니다.

스스로서 자기가 벌써 생각을 하면 알게 되니까요. 어떤 일이 있어 생각을 해 보니까는 내일모레 감사가 나올 것 같더랍니다. 감사가 나오는 걸 알게끔 되니까 미리미리 착착 준비해서 감사에 걸리지도 않았다지 뭡니까. 그러니까 자기한테 닥칠 거는 벌써 착착…. 누가 움죽거리지 말라나요, 생각하지 말라나요. 생각하는 것도 움죽거리는 것도 다 공해서 돌아가는 거고 자기 실상이라고 해도 그 자리를 믿지 않으니까 그렇죠. 그렇게 해 나가면서 장부를 척척 해 놓으니까 뭐, 걸릴 것도 없고, 와서 보자기를 풀어서 턱 내놓으니까 그냥 그냥 된다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생활 불교는 그대로 여러분의 진실한 생활에서 움죽거리는 법입니다. 옥수수나무도 올해 바람이 많이 불고 폭풍이 일어날 것 같으면 뿌리를 깊숙하게 박아요, 그해에는. 그렇게 알고 하는데 인간으로서 어떻게 앞으로 닥칠 거를 자기가 튼튼하게 해 놓지 않습니까? 물이 쳐들어올 텐데 내가 어떻게 둑을 쌓아 놓지 않습니까? 그러니깐 너무 역력하게 아주 삶의 보람을 느끼고 사시라고 이런 공부 하라고 그러는 거지 귀신 마구니로 살라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중생으로만 고집하지 마세요. 중생이 부처고 부처가 바로 중생입니다. 이 몸 아니었더라면 우리가 부처를 어떻게 찾습니까? 그리고 물건이 있어야 보이죠? 부처님께서도 저렇게 물건으로 보이게끔 하시지 않았습니까. 우리도 이렇게 물건으로 보이게끔 해 놓고 움죽거렸기 때문에 부처님을 저렇게 모습으로 모셔 놨지 않습니까? 저렇게 가만히 앉아 있으면 부처고요, 움죽거리면 법신이에요. 여러분도 가만히 앉아 있을 때가 없습니까? 가만히 생각 없이 앉아 있을 때는, 무심으로 눈을 감고 앉아 있을 때 부처예요. 그리고 생각이 났다 하면은 법신이구요. 일어나서 움죽거린다 하면 화신이구요.

그러니 여러분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고 행하기에 달려 있고 마음 씀씀이를 넓게 쓰는 데 달려 있고 좁게 쓰는 데 달려 있으니 좁게 쓰면 업보가 더할 것이고 넓게 돌려놓으면 업보라는 언어도 붙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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