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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로서의 마음

본문

질문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살다 보니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저 자신보다 자식의 즐거움이 더 기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앞으로 자식에게 귀감이 되는 아버지가 되고 싶은데 자식을 대하는 마음에 대해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이 세상의 어떤 회사든 중역으로 돼 있는 사람은 중역이기 때문에 직원을 다스려야 한다는 책임이 있습니다. 또 댁도 아버지가 됐기 때문에, 아버지가 되기 전하고 아버지가 돼 가지고는 다릅니다. 아버지가 됐기 때문에 자식들한테 사랑을 베풀 수 있고, 더러운 것도 볼 수 있고, 망나니 같은 것도 볼 수 있고, 그렇게 너그러움이 있는 거지, 만약에 장가들기 전이라면 딴 자식들이 그럭하는 거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머니나 아버지가 돼서 자식들을 사랑하고 내 생명보다도 더 귀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그 마음이 바로 부처니라. 그러니 곤충에 이르기까지 개개인이 다, 자식을 생각하고 사랑을 하는 그 부처의 마음은 모두 갖춰 가지고 있느니라.” 하셨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마음은 찰나찰나 나투면서 아니 되시는 게 없기 때문에 청수에다가 비유를 하고 또 바다에다가 비유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중생이란 그저 내 자식, 내 재산, 내 것만 아는 개별적인 그릇으로서만의 얘기고, 부처님께서는 삼라만상 대천세계의 모든 생명들이 다 내가 될 수가 있고, 나로서 행할 수가 있고, 나로 나투면서 이끌어 주시는, 즉 말하자면 보현보살, 관세음보살, 뭐, 갖은 이름의 일체 보살이 다 될 수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또 일체 각계각층 중생들이 다 될 수가 있으니까 부처인 것입니다.

그러니 아버지여서 그런 거니까, 그 아버지의 책임을 다하시라는 점에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말로 행으로, 또는 돈을 잘 주거나 옷을 잘 입히거나 잘 먹이거나 이러는 것이 그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진짜로 사랑을 하는 것은 정신력을 길러 주는 것이고, 그 보배를 찾게 하는 것은 전 세계, 전 우주를 맡겨 주는 거나 다름없는 겁니다. 재산 물려주는 것보다도 더 좋은 거죠.
 
그러니까 내가 항상 이렇게 말을 하죠. “여러분 가정에서 부부지간에 사랑이 없고 어떠한 문제가 있더라도 그대로 사랑하면서, 그대로 부드럽게 행하고 부드럽게 말하고 부드럽게 하면서 거기다가 다 맡기면, 서로 남편이다 부인이다 하는 가설이 돼 있기 때문에 바로 거기까지 불이 들어오게 돼 있다. 그래서 망하게 하는 모든 나쁜 습성을 고칠 수 있게끔 돼 있으니까 그렇게 하라. 또 자식도 몸을 잡아서 되는 것도 아니고 말로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잘해 줘서 되는 것도 아니다. 단 하나, 그 모든 업식을 녹여 주면 스스로 밝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거를 당신 주인공에 둘 아니게 맡겨라.” 하는 것입니다.

바로 거기서만이 부드럽게 행하게 하고, 아주 정말 보배스러운 인간으로서 자유인이 되게끔 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게 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되게 하고, 모나지 않은 사람이 되게 하고, 자비하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뿌리를 싱싱하게 키워 주고 보배를 찾게 해 주는 것이 원칙이죠. 그건 거짓이 하나도 없어요. 그렇게 연방 해 보세요.

나가서 뭐 어떻게 하고 다니더라도 절대로 욕하거나 때리지 마세요. 부부지간도 그렇고 다 그래요.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시고, 저 사람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저 속에 들어 있는 업보가 그러는 거니까, 바로 의식들이 그러는 거니까 ‘주인공! 그 뿌리는 너하고 나하고 둘이 아니야. 그러니까 주인공만이 그걸 해결할 수 있다.’ 즉 말하자면 뿌리만이 싹을 푸르르게 살게 할 수 있다 이 소리죠. 그러니 그렇게 해 주면서 겉으로는 부드럽게, 진짜 진실로써 그렇게 해 주고 한다면 정말 이 고(苦)의 테두리에서 몰락 벗어날 겁니다. 정말입니다. 그리고 착한 자식이 되고 화목을 가져오고, 질서를 문란치 않게 할 수 있고, 아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어떤 분이 아버지하고 아들하고 아주 앙숙이었답니다. 그래서 서로 보려고 하질 않았답니다. 그런 분이 한두 분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도리에서 ‘어휴, 아버지도 내 마음과 둘이 아닌데, 내 뿌리하고 아버지 뿌리하고 둘이 아닌데 그저 아버지가 사랑을 베풀게 당신만이 할 수 있다.’ 하고 항상 그렇게 했답니다. 그랬더니 어느 날은 아버지가요, 딱 껴안고는 “이제는 너하고 나하고 둘이 이렇게 살자.” 하더랍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하면, 아들이 어떤 일을 하다가 망해 가지고 아주 그냥 들어앉은 사람인데, “이제는 너도 살아야지!” 하고 반을 뚝 떼어서 주더랍니다. 

어때요? 모두 자비를 베풀게끔 스스로 이렇게 돼야지 스스로 부처를 만드는 거고, 스스로 보배를 만드는 거고, 자유인을 만드는 거지, 어떻게 그냥 입으로만 말을 하고…, 이것 보세요. 막 그냥 말을 악착같이 하면요, ‘어휴! 나는 저 사람만 만나면 아주 지겨워.’ 하고 달아나가요. 달아나가게 돼 있다구요. 그러니까 좋다 좋다 해야 그저 따뜻한 데로 고이죠. 추울 때는 따뜻한 데로 고이고 더울 때는 시원한 데로 고이게 마련이거든요.

그러니까 부부지간이나 자식지간이나 부모지간이나 그 모든 걸 거기다가 ‘둘 아닌데’ 하고 맡겨 놓을 수 있고, 거기에서만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세우신다면 바로 이심전심으로 다 통하게 돼 있어요. 정말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편안하고 즐겁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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