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도 힘든데 몸이 아파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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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도 힘든데 몸이 아파요

본문

질문

제가 지금 일을 하지 않으면 식구들이 먹고살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식구들 먹여살리느라 몸을 돌보지 못해서 그런지 몸이 아프다 보니 마음이 불안합니다. 주인공에 관하기는 하는데 호전되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채찍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나가서 벌어먹여 살리게 한 놈도 그놈이고, 가난하게 사는 놈도 그놈이고, 믿는 놈도 그놈이고 안 믿는 놈도 그놈이에요, 다! 모든 것을 하나로 일치시켜서 확고하게 믿고, 죽든 살든 거기에 놓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나는.

옛날에 이런 일도 있었어요. 다리가 아픈 놈이 와서 빨리 고쳐 달라고 야단법석인데, 끌고 온 놈이 또 빨리 낫게 해 주시라고 ‘빨리빨리’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빨리 낫게 해 주면 이 공부를 어떻게 하라고 빨리 낫게 해 줘?” 이랬는데, 그냥 그렇게 그렇게 해 가지고 가더니만 아, 다리가 나아서 겅중겅중 뛰어다니니까 이제 등한시하는 거죠. 그래서 “그것 봐라. 등한시하잖아?”라고 하니까 다시금 다잡아서 그 공부를 한다고는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미지수지요.
 
그러니까 진짜로 믿어 보세요. 이거는 말로만이 아니에요. 진짜예요. 그 맛을, 어휴! 그 맛을 알면 너무도 좋을 겁니다. 그 맛을 알면 하늘을 쳐다보고 백 번을 울어도 시원치 않을 것이고 땅을 치고 백 번을 웃어도 시원치 않을 거예요. 열심히 해 보세요.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인데, 뭘 그렇게 꽉 잡고 자기가 걸어온 발자취를 짊어지고 애를 써요, 그렇게? 아, 그냥 걸어올 뿐이지, 그 발자취를 마음으로 왜 또 뭉쳐 들고 다닙니까? 그럴 필요가 없어요.

우리 살림살이 살아나가는 거는 우리가 걸음 걸어오듯이 살고 가는 거예요, 지금. 발자취를 놔 버린 채 걸어 다니는 거와 같은 거죠. 내일 살 걱정 하지 말아요. 하루살이로 살라고요. 그냥 하루살이로 살란다고 또 다 갖다 팔아먹고 끓여 먹고 이러지 말고요, 하하하. 다 맡기고, 내가 가진 게 뭐 있나요? 내 몸뚱이도 가진 게 없어요. 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니에요. 내 마음도 내 것이 아니고요. 그런데 거기에 뭐가 있다고 그냥 그걸 부여잡고 쩔쩔맵니까? 좀 그렇게 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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