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지 않는 마음이란
본문
질문
금강경에도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하셨는데 머무르지 않는 마음은 어떤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여러분은 머무른다는 생각을 하고, ‘내가 아버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애가 와서 부르면 아버지 노릇을 합니까? 또 “여보” 하고 부르면 ‘내가 남편 노릇을 해야지.’ 하고 생각을 하고 남편 노릇을 합니까? 그렇게 미리미리 아주 생각을 하고 합니까, 모든 일체 만법을? 그리고 병고가 오더라도 ‘병고가 간다’ 이러고선 옵니까? ‘내가 병을 앓겠다’ 하고 앓습니까?
항상 얘기했죠? ‘주인공이 청정함을 어찌 알았으리까?’ 이 청정하다는 뜻은 더럽고 깨끗한 게 전체 한데 합쳐서 돌아가고 ‘나’라는 존재가 없기 때문에 청정하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그 한 구절을 듣고서 지견이 열렸다고 한다면 여기 있는 분들 다 지견이 열립니다. 머무르는 바가 없이 여러분이 지금 생활하지, 아니, 머무르는 바가 있게 생활합니까? 마음은 체가 없습니다.
이거 보십시오. 마음속으로 ‘야, 내가 집을 짓겠다.’ 한다면 그것도 머무름이 없지 않습니까? 마음으로 짓겠다 했습니다. 그런데 바깥으로 집이 올라갔단 말입니다. 머무르는 바가 없이 머물렀다는 얘기죠. 일상생활을 전체 머무르는 바 없이 하고들 가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대로 여여하고 그대로 갖추어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주인공의, 그 중심에 의해서 들이고 내는 데 자유스럽다는 얘기입니다.
- 이전글분별심을 놓아야 하는 이유 23.08.30
- 다음글여일하게 놓고 가려면 23.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