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하기 싫고 우울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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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하기 싫고 우울해요

본문

질문

요즘은 말도 하기 싫고 마음이 우울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영성 강의도 들어보고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우연히 대행 스님의 법문을 접하고 관하는 공부를 해 보려고 합니다. 이러한 마음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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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여러분한테 내가 항상 말씀드리죠? 여러분 육체 안에, 오장육부 안에 악업 선업이 뭉쳐서 중생들이 돼서 여러분을 고통스럽게 만드니 거기에 속지 말라고요. 여러분의 그 참나라는 중심의 참자기는 더하고 덜함도 없으며 당당하며 꿋꿋한 것입니다. 밝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악업 선업이 자꾸 농락을 해서 그것을 뒤집어쓰고 맞고 해서 여러분이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그저 꿈을 조금만 잘못 꿔도 ‘아이구, 오늘 뭐가 잘못되려나 보다.’ 조금만 이상한 생각이 들어가도 ‘아이구!’ 하고서는 나쁜 쪽으로 생각을 합니다. 이거는 생각 자체의 운전을 잘못하는 겁니다. 나쁜 생각이 들고 우울한 생각이 들고 말하기도 싫고 그렇다면 아, 그걸 조금만 돌리면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여기니까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게 하는 것도 여기지.’ 아, 이러면 금방 돌아갈 거를, 그거를 노상 붙들고 있어요. 그러면서 뭐라 그러는지 아세요? 날더러 “이렇게 마음이 우울하고 말하기도 싫고 이러한 병과가 있습니다.” 그러거든. 왜 그걸 내게 말을 합니까, 예? 일체의 운전수는 당신이라고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용도에 따라서 당신 앞에 닥치는 대로 운전을 잘하고 가라고 이랬는데도 불구하고 왜 나한테 묻느냐 이겁니다.

그런데 “그럼, 스님은 다 놓으라고 그러시면서 무슨 이유가 그렇게 많아서 토론을 하고 질문을 하랍니까?” 이런다면 한 가지 말씀을 드리죠. 도반들끼리 모이면 문짝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리만큼 신랄하게, 법을 구하는 데는 서로 문답을 청하고 또는 토론을 하고 이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 이렇게 말하고 저 사람이 저렇게 말하고 하는 데서, 이렇게 행하고 저렇게 행하는 데서 바로 체로 걸러서 내가 내 거를 만드는 수가 많거든요. 그리고 물리가 터지는 수가 많고 지혜가 생기는 수가 많습니다. ‘저런 건 저렇게 안 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저거는 저렇게 해야 되겠다.’ 하는 생각도 드는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나한테 질문을 했을 때, 질문을 했을 때의 그 음파를 내가 집어먹었습니다. 그럼 여러분이 한 말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또 여러분한테 내가 말씀을 드렸는데 여러분은 내 말의 음파를 듣고 먹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한 말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그렇게 마음은 체가 없기 때문에 서로가 자력과 전력과 광력과 통신력이 충만하게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이쪽에서 말을 했으면 그쪽에서 먹고, 그쪽에서 말을 했으면 이쪽에서 먹는 것입니다.

이것은 전력과 같아서 오고 가는 것도 없이 통신이 됩니다. 무전통신이 왔다 갔다 하죠? 물이 없으면 전력이 없죠? 이 모두가 묘법입니다. 이 묘법이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들이 살아나가는 가운데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여러분이 내가 말하는 거를 먹어 버리고 내가 여러분이 말하는 거를 먹어 버렸다면 그냥 무(無)죠? 한 사이가 없죠? 그런데 그렇게 끄달릴 수가 없는 겁니다. ‘스님이 말을 하지 말랬는데, 그냥 놓으라고 그랬는데….’ 아, 이렇게 옹졸할 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우리들한테 일러 주신 거와 같이 찰나의 생활이 길이며, 너 나가 있는 생활이 바로 이 진리다 이겁니다. 그러면서도 너 나가 한 사이 없고, 뜬구름과 같고, 뜬구름과 같으면서도 그 속에는 분명 네가 있고 내가 있습니다. 금방 말했으면서도 금방 먹어치워 없애 버리고, 물질은 변질돼 가도 뿌리는 영원하듯이. 우리는 이 뿌리의 영원함을 발견하고 자유스럽게 살기 위해 공부해 가고 있습니다. 저 우주의 근본도 인간의 마음의 근본과 직결돼 있다는 요거 한 마디라면 모두가 될 수 있다는 거, 들을 수 있다는 거, 볼 수 있다는 거, 판단할 수 있다는 거 모두가 거기에 종합되는 겁니다. 일일이 이렇게 한마디 한마디 해야 아시겠습니까?

예전에 선지식이나 그런 분들은 풀섶을 지날 때는 짚신에다가 방울을 달고서 뇌성벽력이 치고 비바람이 쳐도 그냥 드문드문 팔자걸음을 걸었습니다. 그건 왜? 생명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죠. 걸음을 드문드문 걸었던 까닭은 바로 이 마음을 항상 무겁게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러한 마음, 항상 움죽거리지 않는 마음을 무겁게 두고 걸었던 것입니다. 여러분도 지내 보면 아시겠지만 풍청풍청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펄떡펄떡 뛰면은 어떻게 하루를 지냈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되겠죠. 그러나 일하면서도 깊이 생각하면서 또는 길을 걸으면서도 깊이 생각하고 또는 차를 타고 가면서도 깊이 생각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나를 내가 자재하면서, 질서를 지키면서, 문란하게 하지 않으면서 2세, 3세의 나를, 길을 인도하는, 또 뿌리에 물을 주는 그러한 행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스스로 자기 운전수를 믿고, 운전수가 바로 마음이라면 마음이 있기 이전 바로 그 기름, 누구나 줄 수 있고 누구에게나 쳐 줄 수 있는 부처님의 기름을, 항상 서로 주면서 자기 속에서 내면의 자기 주인공만을 믿고 거기 놓으십시오. 편안하게 놓으세요. 그러면 아주 공부 길이 탁 트일 겁니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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