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끄달려 간절하지 못해요.
본문
질문
쉽게 경계에 끄달리는 자신을 보면서 믿음의 깊이가 얕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이 공부의 도리를 조금씩이나마 알게 되는 와중에서 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더욱 견고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참구하는 마음에 대해서입니다. 제 마음이 여우와도 같아 좋은 것이 있으면 아상이 생기고 나쁜 것이 있으면 노예와 같은 마음, 중생상이 생깁니다. 물론 이조차도 주인공 자리에 다시 되돌려 놓아야겠지만 이토록 경계에 끄달리는 것이 평소의 행이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평소에 주인공을 진실하고도 간절하게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계가 허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간절한 마음이란 게 제게는 아직 항상 하지가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행주좌와 어묵동정, 모든 일거수 일투족에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의 절실함이 항상 함께 할 수 있습니까? 아니면 이런 것조차 망상이며, 제가 공부를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인지요? 화두가 따로 있을 수 없지만, 화두를 든 사람의 우직하게 참구하는 마음을 깨우치고 싶습니다. 가르침을 주십시오. 항상 부처님과 스님을 비롯한 제대 선지식의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그렇게 이유를 붙이지 마세요. 이유가 붙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빨리 이것을 해결해야겠다도 아니고, 이것을 안 해야겠다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 하나 있다면, 오직 근본을 믿고 여여하게, 육신의 내가 사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살게끔 한다는 것을 믿고 모든 것을 거기에 맡기라는 겁니다. 마음으로 둘 아니게 탁 믿으세요.
그것을 일일이 말로 할 수 없는 거지만 일체를 움죽거리게 하는 것은 사실 그 자리에서 하는 거라는 거죠. 영원한 자기의 근본이 없다면 지금 우리가 모두 송장들일 겁니다. 자기가 송장을 움죽거리게 만들어 가지고 다니는 거니까 빨리 해라, 늦게 해라 할 것도 없고, 잘돼야 한다, 못돼야 한다 할 것이 없는 거죠. 자기가 그대로 사는 거니까, 이것을 절실하게 믿어야 하고 간절하게 믿어야 된다는 것이 붙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렇게 급하다는 생각이 나거든 그냥 무조건 믿고 닥치는 대로 거기 놓으세요. 되게 하는 것도 오직 너다 하고 놓고, 감사하게 놓으세요. 모든 게 그렇게 그냥, 마음이 급하고 급하지 않고를 떠나서 닥치는 대로 밀어 넣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지세요. 거기에 진짜 묘미가 있는 겁니다. 서두르면 눈 앞이 캄캄해지는 거니까, 마음을 순일하게 가지시고 오직 진실하게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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