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 가피도 타력인지요?
본문
질문
진정한 보살정신은 모름지기 모든 중생이 성불한 다음에야 마지막으로 자신도 성불하겠다는 발원에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모든 중생의 성불을 기약하시며 몸을 나투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중생들은 수억 겁의 습에 찌들어 평소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성불하기란 요원하고 자신의 성품을 보는 일조차도 기대하기란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런 까닭에 중생들은 자연히 제불보살의 가피를 빌게 되는데요, 이와 같이 견성 성불을 바라면서 불보살의 가피를 비는 것도 타력신앙이라 하여 배척할 일 인지요?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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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밖으로 빈다면 그것도 타력이지요. 유마힐거사가 아파서 문수가 병 문안 왔을 때 “중생들의 병이 다 나아야 내 병이 낫겠노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회사를 운영하더라도 모든 것을 착수를 해놓고 물건을 만들어서 시중에 내놔야 다른 사람들을 구제할 수가 있는 거죠? 한번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내 몸뚱이 속에 중생들을 먼저 제도시켜야 법신·보신·화신이 충만하게 화해서 바꿔져 털구녘을 통해 들고나면서 응신이 돼 준다는 겁니다. 그렇게 내 몸 속에 있는 중생들이 다 제도가 돼야 마지막 자기가 성불로 완성을 하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래서 나를 완성하려면 내 속에 있는 중생부터 다 제도시켜야 만이 내가 완성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냥 둘로 보고 망상이다 뭐다, 또는 어떤 애고가 오면 밖으로만 온통 빌고 야단법석을 딴 데다가 하느냐 이겁니다. 그게 무슨 격이냐 하면 길을 가다가 엎드러져 놓고는 일어나려고 허공을 허우적거리는 것과 같다 이겁니다. 땅에서 엎어졌으면 땅을 짚고 일어나야지 어떻게 허공을 허우적거려서 일어날 수 있습니까? 불보살님과 하나가 되지 않고 아무리 불보살님께 빌어 본들, 과거에 부처님이 이 자리에 계신다 할지라도 그건 안됩니다. 나를 깨닫는 것은 절대적으로 자기가 먹을 건 자기가 먹어야 되는 법입니다.
항상 그렇게 얘기했죠. 자기만이 똥 눌 수 있고, 잠 잘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아플 수 있고, 죽는 것도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고요. 이 다섯 가지만은 대신해 줄 수 없는 겁니다. 그런데 하물며 내 마음 찾는 건데, 찾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건데 대신 누가 밥을 먹어줍니까? 타력이니 아니니 하고 분별하지 말고 진정 나를 발견해서 자유인의 삶을 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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