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은 왜 고통을 겪어야 합니까?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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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은 왜 고통을 겪어야 합니까?

본문

질문

주변을 바라보면 참으로 눈물겨운 고통이 많습니다. 본심은 청정하다했는데 중생의 고통은 왜 있는 것입니까. 모두가 애초의 본래 여여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순 없는 건지요. 성인들께서도 같이 아파하신다고 하는데도 왜 이렇게 많은 고통이 존재해야 합니까. 아니면 중생들에게는 고통이 필요하기도 한 것입니까. 불성이 온 우주에 깃들어 있다면 모두가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불국토로 화하는 그 끝은 언제일까요. 혼란한 세상과 고통스런 삶들을 알수록 눈물이 더 많아집니다. 왜 이런 고통이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은 언제인지 대 자비의 답변을 구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지금 지구가 초월해서 돌아가듯이 우리도 그렇게 공해서 돌아가고 있는데 여러분의 마음이 관습에 의해서 의식을 갖고선 그것을 쥐고 매달려서 놓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업이 생기는 거고 고가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다 자기 마음으로 지어 가지고 자꾸 벽이 되게끔 만들어 놓으니까 그게 인(因)을 만드는 거고 과(果)를 만드는 겁니다. 삼독을 녹이지 못하고 착을 두고 인을 만들어 버리니까 과를 받을 수밖에요. 선의 인과든 악의 인과든 인을 지었기 때문에 과를 받는 겁니다. 그래서 선도 착이요 악도 착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의 마음은, 예를 들어서 부모가 자식을 낳아서 기르는데, 목숨이 다한다 할지라도 자식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어느 부모든지 다 똑같을 겁니다. 자식을 잘못되라고 하는 부모는 아마 세상에 한 사람도 없을 거예요. 그런데 부처님도 역시 그런 마음이라는 겁니다. 죽여도 자비요, 살려도 자비요, 때려도 자비요, 때리지 않아도 자비요, 사랑을 해도 자비요, 사랑을 안 해도 자비라 이거죠.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조상이나 부처님의 조상이나 둘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마음도 어디 고정돼 있지 않으며, 조상의 마음도 고정돼 있지 않으며, 우리들의 마음도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삼천 년 전 그때의 역대 부처님들 마음과 역대 조상들의 마음과 우리들의 마음이 고정돼 있지 않으면서 그렇게 사랑을 한다 이겁니다.

그런데 무엇을 낮게 보고, 무엇을 높이 보고, 무엇이 고통이고 무엇을 즐거움이라 규정지을 게 없다는 거죠. 즉 말하자면 지구가 쉴 사이 없이 빛보다 더 빨리 돌아가고 있는데 거기에 병이 붙을 게 뭐 있으며 업이 붙을 게 뭐 있으며 유전성이 붙을 게 뭐 있으며 생사가 걸릴 게 뭐 있겠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이 중(中)세계에서 알아야 하는 제일 첫 번째 문제는 ‘네가 이 세상에 나온 때문인 줄 알아라, 네가 나왔으니 수억 겁을 통해서 너를 진화시키고 형성시킨 너를 보배로 삼아라. 너부터 알아야 상대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 하나로 돌아가는 원리를 알 수 있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사는 것이 한 발짝 떼어 놨으면 또 한 발짝 떼어놓게 되고 연방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가는 거예요. 그런데 그 흘러가는 도리를, 그 흥겨운 도리를 모르고 항상 집착에 잠겨 있고 관습에 잠겨 있고, 여러분의 마음이 ‘나는 이거는 못하고 저거는 할 수 있어.’ 이렇게 분별하면서 길을 걷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어디를 가게 되면 부적을 해야 삼재가 들어도 애고가 안 생긴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이사를 가는데 부적을 해 가지고 가야 문제가 안 생긴다고 하고, 날짜를 봐야 한다고 하는데 가뜩이나 살기 허덕거리는데 거기에다 그런 걱정까지 덧붙여 살고 있으니 얼마나 기가 막힙니까, 이게! 그렇게 가당치 않은 일들이 어디 한두 가지뿐입니까.

그래서 부처님께서 안과 밖을 다 조복을 받아라. 내 몸 안에 있는 생명들, 의식들도 흡수해서 나로 만들어라, 바깥에 주어진 상황들도 흡수해서 나로 만들어라, 그렇기 때문에 안과 밖을 둘 아니게 조복 받으라고 하셨거든요. 그러니 나한테 닥치는 대로, 먹을 거 있으면 먹고, 할 거 있으면 하고, 분수에 넘치게끔 쫓아가서 뺏으려고 하지도 말고, 분수에 넘치게 빼앗아 먹으려고 하지도 말고, 내 앞에 닥치는 것은 버리지도 말고, 갖지도 말고 다만 내 앞에 닥친 것을 선으로 생각하는 놈도 그놈이요 악으로 생각하는 놈도 그놈이니 악으로 왔다고 생각도 말고 선으로 왔다고 생각도 말아라 이겁니다.

그거를 몽땅 다 그놈이 한다고 생각하고 놓으신다면 하늘을 보고 허허 웃어도 그냥 공법이고 평등하고 여여하게 될 수 있고, 여러분이 이 세상을 사는 게 그렇게 여여하다는 걸 아신다면 그냥 모두 갖추어 있는 것도 알게 돼요.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만 가지 헤아릴 수 없는 만법을 들이고 내는 데도 손색이 없죠. 흐뭇하고 묘하고 참으로 진실한 자기의 보배주가 누구에게나 다 있어요. 그런데 써먹지 못하고 마음이 가난하니깐 삶도 가난한 겁니다. 혼자 무거운 거를 들려니 들리지가 않는 거죠.

우선 나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남의 고통을 진정으로 알 수도 있고 건질 수도 있고, 그렇게 모든 것을 행할 수 있는 근본이 내게 있다는 것을 정말로 믿고 행해 나가신다면 가슴 아프게 눈물 흘리지 않고 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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