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꿈 꾸었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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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꿈 꾸었는데...

본문

질문

제가 얼마 전에 설악산에 있는 절에 갔습니다. 가서 기도하고 앉아 있는데 조그마한 시루에다 떡을 쪄 가지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들고 들어오는 것이 보이고, 작은 그릇에 맑은 물을 부어서 고기를 한 마리 띄워서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고요. 또 조금 있으니까 새까만 엽전 두 개를 주어서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꿈을 꾸고 나서 속으로 이렇게 열심히 했으니 이제 성불을 하려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제가 꾼 꿈의 뜻이 무엇인지 가르침 주시옵소서.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한 시루의 떡은 우주 전체를 뜻하는 겁니다. 둘 아니게 돌아가는 걸 말입니다. 고기 한 마리가 물에 담겼다고 한 것은 우리가 지금 사는 것이 물에 고기 한 마리 담긴 것과 같습니다. 흘러 도는 물에 고기 한 마리! 그 한 마리는 한 마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 그렇게 돌고 있다는 표현이죠. 돈은 지금 찰나 생활을 한다는 뜻입니다. 돌고 도는 걸 말하는 거죠.

돈이라는 것은 어느 개인 한 사람 앞에만 있는 게 아니라 모두 여러분한테 돌아가고 있죠. 우리 인간들이 찰나찰나 고정되게 묶여 있는 게 아니라 머물러 있지 않고 맥박 뛰듯 돌아가죠? 시공이 없이. 그런 뜻입니다.

그런데 이걸 잘 들어야 합니다. 지금 선을 수행하고 생활이 그대로 참선이라고 돌아갈 땐 모든 것을 한데 합쳐서 용도대로 놔버려야 합니다. 꿈도 아니요, 생시도 아닙니다. 생시도 꿈이고 꿈도 생시입니다. 그것은 내가 진실되게 알기 위해서고 깨닫기 위해서이지 꼭 어떤 꿈을 꾸었다고 해서 그것에 착을 두어서는 아니 됩니다. 그거는 아무리 공부하는 과정을 표현해서 여러분한테 꿈으로 보여 주었다고 하더라도 이 도리를 공부하는 중에 깨우침을 주기 위한 과정이고 환상일 뿐입니다. 스스로가 모르니까 환상입니다. 그러니 그런 환상이 나타나거든, ‘아하! 나를 깨닫게 하고 지혜로운 마음이 생기게 하느라고 이런 꿈을 꾸는구나. 감사하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그것도 놓아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타의에서 구하면 안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깥에서 뭐가 보인다, 잘 보는 사람이 “당신 한 달 후에 뭐가 생길 거야. 병고가 생길 거야, 잘 될 거야”한다 해도 그런 것에도 빠져서는 안됩니다. 그런 것도 거기다가 놔야 됩니다, 좋아하지도 말고. 언짢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걸려서는 안됩니다. 언짢긴 뭐가 언짢습니까? 마음먹기 달린 거지. 상대방이 언짢다고 해서 언짢은 게 아니고 좋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닙니다.

그러니 꿈에 그렇게 보였다, 또 꿈을 나쁘게 꾸었다 해도,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땅에 가다 엎어졌으면 그 땅을 짚고 일어나야겠죠. 그와 같이 언짢다고 생각하는 건 자기 소견일 뿐입니다. 언짢다고 생각 마세요. 그리고 그것도 ‘아하! 언짢다고 생각이 들면 언짢은 것을 좋게 할 수도 있는 건 주인공밖엔 없지.’ 하고 생각을 하면 그냥 그것도 놓는 겁니다.

이게 가깝고도 멀고, 멀고도 가까운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부처를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끄달리지도 말고 ‘나는 부처가 안돼.’ 이런 생각도 하지말고, 중생이다 부처다 이런 생각을 하지도 말고 원하지도 마세요. 그래야 만이 부처가 되지 그렇지 않으면 부처가 될 수 없습니다. 부처님이 정말 되신다면 한 발 내려딛고 보살행을 하면서 천백 억 화신으로서 보살 행을 한다 이 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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