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을 시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본문
질문
부처님은 절을 통해서 인간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리고 절에 다니다 보면 절을 많이 하면 좋다고 하면서 삼천 배를 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삼 배만 하는 거와 삼천 배를 하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문득 어느 불자께서 부처님께 열심히, 정성으로 예배를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것이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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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주가 지금 돌아가는데 일분 일초도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염주 돌리는 것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는 것을 가르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항상 생각을 하느라고 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냥 생각만 하니까, 그 생각을 녹이라고, 번뇌를 없애라고 모두 백팔 배를 하느니 염주를 돌리느니 하는 겁니다.
그런데 ‘삼천배’라고 할 때 ‘삼천’하고 한번 불러 보세요. 삼천도 하나죠? ‘하나’하면 하나죠? ‘둘’하면 하나가 없어지죠. ‘셋’하면 둘이 없어지죠. 그냥 포함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삼천 배가 일 배요, 일 배가 삼천 배요. 만 배가 천 배요, 천 배가 바로 일 배라고 한 겁니다.
그래서 삼천 배를 시키는 것도 일리가 있죠. 모두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복만 받으려고 삼천 배를 하기도 합니다. 그냥 뭐든 잘 되려고만 하니까, 그러니 힘들게 삼천 배하고 그 대가를 받아가라는 소립니다, 그게.
그렇게 하라고 하면 나는 삼 배밖에 못했는데, 백팔 배밖에 못했는데 하고 야단들을 하는데요, 이걸 한번 생각해 보세요.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서 돈이 없으니 돈을 못 벌고, 돈 많이 가진 사람은 돈이 돈을 벌어 준다 이 소립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니 글쎄, 절을 일 배도 안 해도 허공에 꽉 찬 그 자체가 바로 둥글려서 자기 아님이 없기 때문에, 절하는 것도 모두 자기 아님이 없는데 어디다 대상을 두고 절을 합니까, 예? 그렇게 돌아가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절을 많이 해야만 좋다더라, 절을 많이 해야만 복이 온다더라, 이렇게 잘못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절을 하더라도, 일 배를 하든 삼 배를 하든 마음을, 가정이든, 부처든, 중생이든, 조상이든 전부 한데 둥글려 놓고 일 배를 올리더라도 지극하게 하라고 하는 겁니다. 또 절을 못하게 되면 마음으로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일 배를 올리시란 말입니다. 바쁠 때는 그렇고 바쁘지 않을 때는, 시간에 쫓기지 않을 땐 둥글려서 놓고 삼 배를 지극하게 하세요.
옛날에 부처님께서도 그러셨지 않습니까? 예전의 수행자들이 몸뚱이로 많이 고행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참된 법을 알라. 몸뚱이 고생을 하다가 몸뚱이 떨어지면 그 행도 떨어지느니라.” 이러셨거든요. 영원한 자기를 습득을 하고 그걸 깨우쳐야지 몸뚱이로만 단련을 한다면 몸뚱이 떨어지면 그 단련하던 것도 떨어진다 이 소립니다. 송장이 되면 아무 소용도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 몸을 가지고 있을 때 모든 것을 하나로 모아서 다 꺼내어 쓸 수 있는 공부를 제대로 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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