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아닌 도리 확실히 아는 방법은?
본문
질문
스님께서는 내 앞에 나를 해하는 상대도 둘로 보지 말라고 하시고, 내 앞에 귀신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둘로 보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렇게 알고 실천해 보려고 해도 자꾸 둘로 봐지고, 밉고, 두렵기만 한데, 둘 아닌 도리를 확실히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우리가 지금 이 세상에 태어나 사는 것이 시발점이 돼서 종교를 믿고 살아가는데, 마치 염주를 돌릴 때 처음 시작하는 염주 알을 한 번 뛰어넘어야 하는 게 말하자면 생사에 관한 건입니다. 물질세계에서 다시 뛰어넘으면 피안의 세계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로 넘어간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래서 살아서 열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죽어서 열반은 없어요. 그러니까 한 번 내가 모든 거를 놔서 죽은 세상까지 돌아야, 살아 있는 세상과 죽어 있는 세상이 동시에 같이 있는데 거기를 찰나찰나 한 바퀴 돌 줄 알아야, 모가 나지 않게 돌아갈 줄 알아야, 유의 50%와 무의 50%를 합쳐서 100%를 같이 굴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한 바퀴를 돌아와야 둘이 아닌 도리를 확실히 알 수 있어요. 왜냐하면 내가 이 세상에 나와서 자식이 되기도 하고 부모가 되기도 하는데, 다시 옷을 벗고 돌아서 탄생을 하니까 다른 부모한테 태어났어요, 인연에 따라서. 그러니까 다른 부모의 자식이 되더란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짐승의 모습을 가지고서 짐승의 자식이 되고, 짐승의 부모가 되어서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돌고 돌다 보니까 내 자식 아닌 게 하나도 없고, 내 부모 아닌 게 하나도 없고, 내 형제 아닌 게 하나도 없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공동묘지에 가 보니까 남녀노소도 없이 그대로 늙었더라, 이렇게 말을 하는 겁니다.
염주 알을 꿴 줄과 염주 알이 둘이 아니다, 뿌리와 싹이 둘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뿌리의 세계를 알아야 뿌리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나오면서 자꾸 화(化)해서 모습이 바뀌는 거, 인연에 따라서 나오는 거를, 50%만 아는 게 아니라 100% 돌아가면서 알아야 ‘아! 모두가 둘이 아니로구나!’하고 진실하게 알지, 직접적인 행을 실천해 보지도 않고,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고, 먹어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둘이 아닌 줄 알겠습니까? 죽었다 깨어나고 깨어났다가 죽는 도리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이 공부를 하고 가는 건데, 그렇게 한다면 그 도리를 알게 됩니다. 과거에 살던 나와 현실에 살고 있는 내가 둘이 아니게 상봉을 해야 비로소 진짜로 공부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알게 되는 겁니다. 스스로 알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스스로 너 나가 없이 자비를 베풀 수가 있고, 네 부모 내 부모 아님이 없이 자비를 베풀 수가 있고 마음을 낼 수가 있지, 어떻게 알지도 못하는데 너 나가 없다고 생각할 수가 있겠습니까? 모습만 둘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마음도 둘이 아니다, 영혼이 둘이 아니다 이겁니다. 영혼이 둘이 아니라면 진짜로 자비를 베풀 수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모습은 따로따로 있을지언정 한 줄에 꿰어져 있는 겁니다. 염주 알은 따로따로 있으나 한 줄에 꿰여 있으니까 너 나가 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는 말입니다.
자신을 확실하게 발견을 해야 알게 되는 거지만, 그대로 실천해 가다보면 진짜로 뿌리의 세계는 둘이 아니라는 것을, 영과 영이 만 개가 한데 합쳐도 영이기 때문에 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모두 자비를 베풀고 사랑을 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남을 증오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항상 해나가신다면 자식의 업보도, 남편의 업보도, 아내의 업보도, 부모의 업보도 다 녹게 돼 있는 것입니다.
공부를 해나가시면서 실천을 아주 잘 하고 가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게 왜 그렇게 되는지는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그만큼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는 거는 알고 있을 거예요. 항상 컴퓨터에 비유를 해서 얘기해 드렸죠. 한 찰나에 없어지는 것이 그렇게 입력하는 것과 같다구요. 과거에 입력이 돼서 나오는 데다가 다시 입력을 한다면 앞서의 입력은 없어진다는 사실을 항상 얘기해 드렸으니 어떻게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도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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