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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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안녕하십니까, 스님. 뵙고도 싶고, 안기고도 싶고, 울어보고도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짧은 시간 헛되이 살아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저에게 있어서는 육신의 허물을 어떻게 벗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한 척 하면서 돼지 같고, 고귀한 척 하면서 색마 같은 저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는지요. 가르쳐 주십시오. 제가 누구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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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렇게 아는 것이 바로 자기입니다. 우리가 자기의 근본이 없다면 잘한 것 잘못한 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바로 자기 근본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지은 대로예요. 알면서도 지었으면 알고 받을 것이고, 모르고 지었으면 모르게 받기 마련이죠. 모든 것이 절대적이에요. 그래서 잘못하는 거든 잘하는 거든 일체를 공한 자리에다가 다시 맡겨놓으라는 것입니다.
우연히는 없습니다. 그러니 생각으로 괴로워하기보다 하나라도 녹이려고 해야 하겠죠. 그렇게 괴로운 것조차 놓아야 해요. 헛되이 살지 않았나 하는 것도 놓으세요. 그것 또한 본인의 사량입니다. 괴로운 것도 놓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놓고 덤덤하게 사세요. 때로는 혼자라고 생각하시죠? 그러나 혼자가 아닙니다. 공생·공심·공체·공용·공식화하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몸속에 들어 있는 생명들의 숫자가 얼마나 많은데 혼자이겠습니까?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자기가 누구인지, 또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잘 생각해보고, 정말 헛된 것이 어떤 것인지를 헤아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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