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항상 함께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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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 저는 요즘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절로 뛰어 갑니다. 그리고는 부처님 오신 날을 온 세상에 알리는 제등행렬 때 들고 나갈 장엄물을 만드는 일을 여러 법우님들과 함께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문이 생깁니다. 이번 제등행렬에는 월드컵이라는 세계인이 함께 하는 행사가 있어 더욱 의미가 깊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부처님 오신 날에만 부처님이 가까이에서 함께 하시는 것 같이 느끼고, 일상 속에서는 저 멀리 떨어져 계시는 그런 분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스님, 항상 부처님께서 저희와 함께 하시려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나요.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가 성공리에 끝마칠 수 있도록 기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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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왜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하는가 하면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지 않는다면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생각도 안 할 겁니다. 그도 저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과거에만 계셨고 지금은 아니 계신 게 아니라 현실의 여러분과 미래에 깨우칠 분들과 삼세가 공해서 둘 아닌 한마음입니다. 오늘이 영원한 오늘이니 여러분 마음에 찰나찰나 드신다 이겁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부처님 오신 날에만 오시는 게 아니라 항상 일체 제불과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한마음으로서 부처님이 오신 날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우리가 관하면 항상 찰나 찰나에 들고나십니다. 들고나시는 줄 모르게 들고나십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나고 듦이 없이 나고 드신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 오신 날은 날마다 좋은 날이라고 하듯이 일 초도 지나지 않고 항상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 여러분이 부처님께서 계신다는 거를 알고 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불성을 믿는다 할 때 ‘오로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오로지라고 할 땐 ‘정(定)’에 드는 것을 말합니다. 오로지 내 불성을 믿는다, 진짜로 믿는다 할 때 정이라고 말해도 됩니다. 오로지 정에다 놓고 들이고 내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생활하는 데에 일거수일투족을 들이고 일거수일투족을 내고 하는 것이 모두가 부처님 법이자 여러분의 법입니다. 부처님 법이 따로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부처님도 계시고, 또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들이고 내는 것을 알고 지금 현상 시대에 들이고 내고 있는 것입니다. 삶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그래서 일체 만물 만생의 생명이 불(佛)이요, 교(敎)는 일체 만물 만생의 삶에 대한 것을 교라고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부처님 오신 날은 사월 초파일만이 아니라 일 분 일 초도 떠나지 않고 항상 들고나기 때문에 영원한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항상 들고나신다는 뜻의 노래 일체제불의 마음 아시죠? ‘일체제불의 마음’ 거기에 그런 이치가 다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이치만 아신다면 몸 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통을 굴릴 줄 안다면 공 속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이겁니다.
우리 부처님도 이렇게 탄생하셔서 둘로 보지 않으시고 일대사의 인연을 맺으셔서 두루두루 보살피시고, 이게 됐다 저게 됐다, 이 모습이 됐다 저 모습이 됐다 하시면서 진화를 시키고 스스로 그렇게 되게끔 해 놓고 하시는데 우리도 그래야죠. 우리도 전 세계를 빛나게 하고, 우리 국민을 찌들린 데서 벗어나게 해야죠. 그리고 머리가 많이 깨어나서, 지금 세상은 육신의 기운이 세계의 일을 하고 사는 게 아니에요. 머리 두뇌로 사는 세상이 됐다고 항상 그러죠. 정신을 뺏기고 정신을 잡아먹고 사는 세상이라고요. 그럴 때 정신 차려서 내 정신 뺏기지 않고 머리를 잘 쓰면 바르게 돌아갈 수 있겠죠. 관하는 거는 기름 치는 거와 같으니까 항상 마음에 기름을 쳐가면서 공부 열심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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