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처럼 보인다고 싫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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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전생의 무슨 인연 때문인지 남편이 화 잘 내고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저를 편하게 놔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10년 전 불교에 귀의한 이후 스님의 법어집도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마음공부를 열심히 해보려고 제 딴에는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제가 남편은 스님처럼 보인다고 짜증을 내면서 못살겠다고 합니다. 저는 마음공부가 너무 좋은데 어떻게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할까 답답한 마음에 스님께 질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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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생활 속에서 알아둬야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지금은 뛰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뛰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불교를 믿는다고 하면서 기도하고 정성을 들인다고 절에 다니면서 남편도 굶게 하고 자식들도 굶게 한다면야 백 일 아니라 천 일을 기도를 드린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나중에는 가족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애들은 이탈이 되고 가정이 파괴가 오고 그런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입니까? 모든 사람들의 책임입니다. 부처가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없어서 없는 게 아니라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생각이 중요하고 법당에 자주는 나가되 끈질기게 그러고 있을 필요 없습니다. 지구가 뭐 백 일만 돌아가나요? 그러면 기도 드리고 왔을 때는 지구가 멈춰지겠네요. 한날 한시, 일분 일초도 떠나지 않게 되는 자체가 그대로입니다. 이거를 끊어뜨리지 않아야지 한다면 끊어지는 법이고, 끊어뜨린다 끊어뜨리지 않는다는 자체가 없어진다면 그대로, 여여하게 그대로인 것입니다. 그래서 여북하면 여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여래가 부처님만 여래가 아니라 그 마음이 바로 부처이기 때문에 여여하게 돌아가는 사람들은 다 여래죠.
부부가 싸우더라도 겉으로는 말을 못하고 속에서 불화증이 일어나면 ‘어유, 나한테 그래봐야 저한테 좋은 일이 생기나 보자. 저러다가 큰 코 다치지.’ 그러면 그게 그대로 입력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큰 코 다치게 되는 거죠.
그러니 어떠한 문제가 있더라도 모든 거를 자기 주인공에다 되돌려놓고 ‘주인공은 둘이 아니야. 전구는 이렇게 많지만 스위치는 하나이듯 모두가 모습은 다를지언정 마음이야 어떻게 둘이겠나. 전력을 크게 쓰고 작게 쓰고 할 뿐이지 어떻게 전력이 따로따로 있는가.’하고 관해야 합니다. 애들에게도 그렇고 어른에게도 말이나 생각을 함부로 한다면 그냥 입력이 돼서 그대로 반영이 돼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용광로에 헌쇠들이 모두 들어가서 저절로 재생이 돼서 나오듯 해야 합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주인공에 맡겨놓고 지켜보고 관한다면 바로 용광로에다가 헌 것들을 다 넣는 것이나 같습니다. 넣는 작업만 하면 재생이 되니 자동적이죠.
모든 거는 그렇게, 아무리 자기한테 악하게 하고 아무리 죽일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맡기고 돌려놓고 지켜보면서 상대에게 부드럽게 말하고, 부드러운 행을 해주고, 부드러운 뜻을 가지고, 원망 하지 말고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면서 ‘내가 이 세상에 나지 않았다면 저 상대도 없을 것이다. 내가 있기 때문에 좋든 나쁘든 상대가 있는 것이니 내 탓이 아니겠는가’하고 돌린다면 나에게 환하게 불이 들어오니까 저쪽의 전구에도 환하게 불이 들어오게 돼있는 거죠.
그러니 마음들이 서로가 밝아서, 한 사람이 밝게 쓰니까 다른 한 사람마저 밝게 살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하면 안되는 건데, 아이구, 내가 그렇게 했어도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구나.’하고 참회를 하고 돌려놓는다면 다시금 마음을 밝게 가지고 둘이 정답게 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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