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의 의미는?
본문
질문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제행무상’이란 말이 있습니다. 일체가 고정됨이 없이 찰나찰나 나투고 화하여 돌아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만 다시 한번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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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어떤 분이, 제행무상과 제법무아의 뜻은 세상에 항상 있는 법은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부처님 법도 그렇지 않느냐고 묻는 분이 계셨는데, 그것은 틀렸습니다. 왜냐하면 다 공했기 때문에, 공한 것도 공했기 때문에 그런 언어가 붙을 자리가 없습니다, 본래는.
누구나가 다 자기 자신부터 알고 믿고 거기에서 나오는 거는 거기에 맡겨 놓고 내 마음을 증득해서, 즉 말하자면 정신적인 과학, 정신적인 생활, 정신적인 문화 문명이 발전이 됨으로써 전체가 화합 단결해지고 또는 경제난에도 허덕이지 않을 거고, 우리 지구가 수명이 짧아도 재료를 다 끌어 잡아 당겨서 쓸 수 있는 그러한 미묘하고 광대무변한 법이, 그 능력이 누구에게나 다 주어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내 마음을 먼저 알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을 그렇게 믿어야 한다는 얘기죠.
한마음 속에서는 요 생각 조 생각, 요런 말 조런 말 다 헤아릴 수도 없고 우주 벌판을 다 싸안아도 안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직결되고 가설이 돼 있다고 그랬지요. 그러니까 모든 것은 자기 혼자가 아니라 전체가 같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나무는 공기를 저장을 했다가 인간에게 주고, 인간은 이산화탄소를 내놓듯이 그렇게 서로 공생·공용·공체·공식화하면서 공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인공’하면 일체가 다 규합이 되는 때를 말합니다. 규합이 돼서 너와 나가 없이 돌아가는 것을, 즉 말하자면 “공이 색이고, 색이 공이니라.” 하는 거나 똑같습니다. 그리고 이름해서 주인공이지 없는 것을 뜻합니다.
똥 누러 갈 때에 ''똥을 눠야 하나, 안 눠야 하나?'' 하고 생각을 합니까? 아무런 생각이 없이 똥마려우면 그냥 변소에 가서 똥 누듯이, 용도에 따라서 생기면 생기는 대로 거기다가 되돌려 놓는 것이 바로 수행의 첨단의 길입니다. 되돌려 놓고 생각해 보십시오. 못했든 잘했든 자기네들이 하고 있지 딴 사람이 해줍니까? 안 그렇습니까? 못하든 잘하든 망하든 흥하든 자기가 했습니다. 그러니까‘몸뚱이 나는 심부름만 했지 주인이 다 한 거로구나.’ 하고 거기다가 맡겨놓으십시오. 주인과 심부름꾼은 둘이 아닌 까닭에 주인공입니다.
그러니까 되맡겨놓으면 벌써 마음이 편안해질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유하게 돌아가고 가정이 화목해지고, 그러한 여건이 실천으로 나옵니다. 우리가 생활이 참선이다 하는 것은, 나오는 모든 것을 그대로 맡겨놓고 되돌려 놓고 지켜보고 체험하는 것이 바로 참선이기 때문니다. 참선이 달리 있는 게 아니라 거기다 맡겨놓고 지켜보고 체험하는 것이 무르익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니까 못났든 잘났든 자기 주인공에 모든 걸 되돌려 놓고 지켜보고, 또 잘되는 건 감사하게 돌려놓고, 안되는 게 있으면 ‘안되는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니까 되게 할 수도 있다.’ 하는 믿음으로 되돌려 놓는 공부를 한다면 앞으로 살아나가면서 극적인 괴로움은 벗어날 수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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