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연꽃을 피우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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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꽃을 피우려면...

본문

질문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고, 선가(禪家)에서는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요, 이심전심의 묘법으로 표현합니다. 이는 부처님 재세시에 어느 날 영산회상에서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대중에게 보였는데 제자 중에 가섭존자만이 그 뜻을 알고 홀로 미소를 지었다고 하는 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깨달음의 상징인 연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고, 저희처럼 세간에서 신행생활을 하는 범부들이 어떻게 수행해야 마음의 연꽃을 피울 수 있는지 가르침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떠한 사람이 몸 속에 들어가서 나를 찾는다고 말을 하더군요. 몸 속에 들어가서 나를 찾지 않고 타의에서 나를 찾는다면 영원히 찾지 못한다고요. 그런데 몸 속에 들어가서 찾을 때에 어떻게 찾느냐는 겁니다. 여러분 육체 속을 세계라고 생각하고 가만히 들여다보시면 산도 있고 물도 있고, 흙탕도 있고 진흙 밭도 있고, 자갈밭도 있고 뭐 온통 난리일 겁니다.

그런데 나를 찾으러 거기 들어갔을 때에 소임을 맡은 구비구비, 그 개체 하나의 소임자들을 다 만나서 산을 넘고 물을 건너고, 자갈밭을 걷고 가시밭을 걷고, 흙탕물에 빠져가면서 걷는다면 그것을 ‘고’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한마음의 생활은 ‘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속에서 구비구비 넘어가면서 닥쳐오는 모든 걸 거기 놓고 가라 이랬습니다. 우리 생활하는 그 자체가 구비구비 닥쳐오는 것과 같은 겁니다.

인간은 고등동물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가고 있는 것이 상세계를 찾아서 향해 가는 길이죠. 상세계·중세계·하세계가 있는 반면에 사람들도 중세계에서 살면서 상세계로 치닫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세계에서 맴도는 사람, 하세계로 떨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럴 때에 여러분한테 어떠한 게 앞에 닥치든 안에서 일어나든, 모든 거를 나오는 자리에다가 놔라 그랬습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항상 얘기하지만 고등동물이란 모든 것이 자동으로 입력이 돼서 누적돼서 있기 때문에 그것이 차례 차례로 나오는 것이 바로 우리 의식처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내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것들이 사실은 입력되어 있는 생명의 의식들이 하는 농간이라는 겁니다. 의식들이 모두 입력이 돼서 차례 차례로 나오는데 그 헤아릴 수도 없이 나오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그래서 그걸 가지고 팔자 운명이니 이런 말들을 하죠. 그러나 그것이 나오는 대로 그 속에다 다시 놔라, 다시 놓으면 앞서의 입력이 없어지고 현실에 입력하는 것만이 다시 나온다는 겁니다. 이것을 수차에 걸쳐서 말씀을 해드렸지만 듣기는 들으나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으니까 대치가 되지 않는 경향이 여간 많지 않습니다. 자기를 자기가 못 믿는다면 누구를 믿습니까. 이 세상에 믿을 데가 어디 있습니까. 나를 먼저 알아야 부처의 마음도 알고, 부처님이 공체로서 천백억화신으로 나투는 도리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내 속에 들어가서 그렇게 겪어야 할 문제가 지금 우리 생활에서 겪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것을 둘로 보지 말고 맡겨서, 놓고 또 놓아 간다면 홀연히 문이 열리게 되는 겁니다. 결국은 나를 내가 발견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모든 자성의 고난을 다 겪고 나면 연꽃이 피듯이, 홀연히 진흙 땅에서 연꽃이 핀다고 했습니다. 누구나가 보고, 누구나가 말하고, 누구나가 행할 수 있지만, 내 몸 속이라는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은 더러운 물이 묻지 않는 겁니다. 마음이 체가 없는데 묻을 건덕지가 있어야 묻죠. 마음은 체가 없어서 묻을 것이 하나도 없는데 우리 생각의 관습과 집착, 욕심과 애정, 모든 그 원한들이 쌓여서 피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 인간의 꽃이 즉, 홀연히 피는 연꽃이 바로 마음의 연꽃입니다. 마음의 연꽃이 피면 그것을 견성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 마음의 연꽃을 참나라고 이름해서 붙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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