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을 의심없이 사랑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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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을 의심없이 사랑하려면...

본문

질문

스님, 저는 주인공만 찾으면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근본과 상봉하고 싶고, 벗어나고 싶은데 이렇게 골이 아파와서 공부를 해나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저의 근본이 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간혹 의심이 되는데, 저의 근본을 의심없이 사랑하려면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할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주인공은 찾는 게 아니라 있는 그 자체를 발현하는 겁니다. 찾기는 뭘 찾습니까? 그리고 누가 머리가 아프게 하랬습니까? 욕심부리고 빨리 하려고 애쓰지 않으면서 마음을 편안히 두고 항상 순리적으로 흘러 돌게 해야합니다.

상을 찌푸리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웃으면서 ‘주인공 당신이 모든 것을 하고 돌아가지 않느냐. 몸을 이렇게 움죽거리게 하는 것도 당신이지 않으냐?’하고 그 자리를 믿고 안에서 일어나든 밖에서 들어오든 일체를 맡기면서 관하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의 근본과 상봉을 하는 날이 있을 텐데 왜 머리가 아프도록 애를 씁니까? 신경을 써 가면서 골치가 아프게 하지 마세요. 사랑을 하려면 진짜 무심의 사랑을 하세요.

주인공의 사랑은 진정 끊임없는 사랑인 것입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내 몸이 조금만 어떠해도 큰 내 손을 빌려서 요기도 만져 주고 저기도 닦아주고, 일 분 일 초도 떼어놓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님입니다.

주인공의 그 짙은 사랑은 수만 금을 주고 바꾸자고 해도 바꿀 수가 없는 것이고 세상을 다 주고, 아니, 세계적인 대통령을 하라고 해도 바꿀 수가 없는 자리인 것입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보배입니다. 다양하게 쓸 수도 있고 모든 것을 다양하게 할 수 있으니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도 있고, 정말이지 그것은 말로는 할 수 없는 자비인 것입니다.

나는 어떤 때 혼자 싱긋이 웃을 때가 있습니다. 이게 나투면서 바꿔지면서 화해서 돌아가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추운데 너 지금 어딜 가?” 그러면 “그래, 내가 추우면 너도 춥고, 네가 추우면 나도 춥고, 네가 따뜻하면 내가 따뜻하고 내가 따뜻하면 네가 따뜻한데 뭘 그래.” 이러고 그냥 빙긋이 웃으면서 할 수도 있고 사랑을 나눌 수가 있는 거거든요. 자기 마음대로죠. 말할 것이 없는 반면에 바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전에 내가 그랬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추운 겨울날에 가랑잎들을 다 구겨 넣으면 그 풀잎에서 화기가 나와서 더워지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한두 무리 긁어다 넣을 수 있게 네 손 좀 빌려달라 이랬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그것을 생각을 못한 겁니다.

그런데 그때에 ‘손 좀 빌려 줘.’ 하면서 생각이 든 겁니다. 그러면서도 그걸 납득을 못하고 다 쓸어모았어요. 쓸어모아 가지고 다 넣고는 ‘추운데 들어가야지.’ 그러고 내 몸이 들어간단 말입니다. 그때에 “아하, 이 원리가 바로 십대 제자는 나를, 몸을 위해서 이렇게 신장이 돼 주고 발은 내 님의 발이요, 손은 임의 손이요, 눈도 임의 눈이요, 코도 임의 코요, 모두가 임이시구나.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구나. 단지 임만이, 사랑할 수 있는 임만이, 이러면서 거기에서 아주 많은 것을 송두리째 느끼고서 송두리째 내던지게끔 되었던 겁니다.

그러니 숨쉬고 움죽거리고 지금 이렇게 일거수일투족 운용을 해가면서 살아나가는 한걸음 한걸음이 바로 주인공의 묘용이고 깨우치게 하려는 주인공의 참 자비, 참 사랑임을 진실하게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나무와 뿌리가 뗄래야 뗄 수 없듯이, 주인공과 내가 본래 둘이 아니란 말입니다. 자기의 영원한 친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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