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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대치하며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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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모든 것을 대치를 하면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사시는 걸 보면, 소승적으로 생각한다면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맞는데 좀 넓게 생각한다면 이것도 저것도 다 맞지 않는 게 됩니다. 만약에 윗사람들이 나를 자르려고 하는데 도저히 저편의 마음을 조절하질 못할 때 그걸 어떻게 해야만 되겠습니까? 내 마음이 그 윗사람들의 마음과 둘이 아니어야 되겠죠. 그런데 여러분이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만날 그냥 지지부진하게 살다가 별안간에 주인공 이름만 알아서 주인공에 맡긴다고 그게 되는 게 아니거든요. 진짜 통신이 돼야, 즉 말하자면 줄을 그냥 탁 대는 대로 전력이 흘러서 탁 붙어서 불이 번쩍 들어오게 할 수 있어야 되겠죠.

평소에 전화 코드를 끼워 놓지도 않고 전화를 하려니 통화가 될 리가 있습니까. 항상 자나깨나 전화 코드가 끼워져 있어야, 안에서 일어나는 거든 바깥에서 들어오는 거든 금방이라도 닥쳐오는 것을 해결하려면 전화에다 대고선 통신을 해야 통화가 돼서 그걸 전부 다 알아듣고 소임을 제대로 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늘 얘기했죠? 우리가 바로 자동적인 컴퓨터와 같다고요. 스스로 짊어진, 과거에서부터 누적돼서 입력된 거는 다 무너지고 우리가 새로이 생각해서 넣는 입력이 거기에 주둔하게 됩니다. 그래서 입력되는 대로 자꾸 나오고, 또 거기다가 집어넣으면 앞서 입력이 없어지면서 또 새로이 입력이 들어가고…, 이런 것이 찰나찰나 살아나가는 생활 아닙니까? 고정된 게 하나도 없죠? 보는 것도 고정된 게 없고, 듣는 것도 말하는 것도 만나는 것도 가고 오는 것도, 일거수일투족이 다 고정된 게 하나도 없이 찰나찰나 화해서 돌아가는 살림살입니다.

그러니까 한생각을 뛰어넘으면 그대로 여여함이다. 한생각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그대로 중생의 모습이라고 했으니 바로 생각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죠. 왜냐하면 지금 세상에 이렇게 돌아가니까 이렇게 되고, 저렇게 돌아가니까 저렇게 되고, 이런 거는 모두 여러분의 사량입니다. 이건 사람으로선 도저히 할 수가 없다느니, 이렇게 돌아가느니 저렇게 돌아가느니 하면서 사단이 많죠. 그러나 아무리 사단이 많아도 하등 상관이 없이 한생각에 뛰어넘을 수 있어요.

앞뒤 없이 묵묵하게 걸어가다가 문득 옆의 사람이 쓰러질 때, 아무 말 없이 손을 잡아서 들어올려 주는 그것이 바로 중생들을 살리는 것이요, 또 저 먼 산을 보니까 불이 나고 있어서 비가 오게 해야 되겠구나 하고 생각해서 비가 와서 저절로 꺼지게끔 한다면 또한 보살행이죠. 누가 비를 내리게 해서 누가 꺼뜨렸는지, 이런 것도 모르면서 그 사람네들은 좋아할 거다 이겁니다. 그 좋아하는 마음들이 바로 내 마음이기 때문에 이런 도리의 법칙을 몰라서는 안 된다는 얘깁니다.

고등동물로서 첨단을 넘어서야 될 사람들이, 앉아서 세상을 다 굴리고 세계를 다 굴리고 우주를 다 굴릴 수 있는데 그렇게 비천하게 자기 한 발짝 떼어놓으라는데도 못 떼어놓는다면 사람으로 태어난 본의가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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