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어려운데 천도재를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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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천도재에 관한 것입니다. 저도 정성을 다해 어렵게 재비를 마련해서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그러나 셋방살이 등 생활고에 전전긍긍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줄 압니다. 이렇게 어려운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되는 것도 법 안 되는 것도 법이라고는 하나 역시 경계입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여러분, 잘 생각하셔야 됩니다. 부모의 뜻을 한생각이라도 진실로 생각을 했다면 내 먹는 밥 한 그릇을 가지고도 천도를 시킬 수 있다는 그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피땀을 흘려서 번 돈을 가지고서 빚을 얻어서라도 천도를 시켜야만이 잘 되는 줄 아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돌아가신 조상이 못 먹고 못 입고 못 쓰고, 그렇게 돌아가신 분들이 한이 되니까 자식된 도리로서 다소는 차려놓아야 되겠지만, 이거 보십시오. 여러분은 아파도 조상의 탓, 잘못돼도 조상의 탓으로 많이 돌리시죠? 그래, 자식 잘못돼라고 하는 부모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죽어서나 살아서나 말입니다. 그런데 살아서 부모가 지게꾼이라면 돈을 못 벌어서 모자라니까 못 시켰지 부모의 마음이 모자라서 못 시킨 거 아니거든요. 가난해서 못 시켰다 이 소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부모를 위해서 예수재를 지내 드리는 것은, 부모가 이 다음에 환토해서 이 세상에 다시 나오실 때에 무의 통장을 해 가지고 나오시면 물질에 궁색하지 않게 잘 쓰고 잘 사신다는 뜻에서 예수재를 지내드리는 겁니다.
또 우리가 넉넉하다면 스님들한테 몇 십만 원이라도 몇 백만 원이라도, 몇 천만 원이라도 갖다 드리면서 “부모를 위해서 정성을 들입니다. 저는 자식으로 열 달 내내 뱃속에서 그 피와 살과 뼈를 다 받아서 이 육신을 받아 태어났습니다. 이것만 해도 참 머리를 깎아서 신을 삼아드려도 다 못 갚는데, 더군다나 마른 자리, 진 자리를 닦아 뉘시면서 맛있는 걸 먹이면서 이렇게 길러 주셨는데 무엇으로 부모님의 은혜를 다 갚으오리까? 그러니 우리 부모를 위해서, 부모가 부처님자리에 같이 계시도록 길을 인도해 주십시오.” 하고서 시주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부모의 이름을 쓰고 가지 않아도 시주를 해드리는 것만은 아주 찬성입니다.
어떤 때 아주 돈도 없고 그런데도 그걸 주워 모아서 가져왔을 때 내 가슴이 찡하고 아플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견딜 수 없다면 내 마음 편하자고 그걸 얼마든 떼어놓고 가져온 사람에게 도로 줍니다. 왜 그것을 도로 주느냐 하면 내 마음 편안하자고요. 그러고도 그 사람은 그만큼 했다는 얘기입니다. 그 값어치가 충분하게 했다는 얘기예요. 돈이 넉넉히 있는 사람이 몇천만 원 시주한 것보다도 그렇게 지극하게 올리는 정성이 더 의미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거 다 여러분은 모를 겁니다.
그러나 돈도 없는데 빚을 얻어다가 하지는 마세요. 병이 생겨 무척 아파서 지금 급하니까 내가 내 형세대로 부처님한테 갖다놓고 정성들이면서 아픈 것을 계기로 삼아 공부하면서 그렇게 하면 빚도 안 지고 그 병이 나으니 좋고, 또 그 돈 모아서 도량을 지으니 좋고, 또 마음을 공부하니 풍부해지고 지혜가 넓어지고, 또 저승과 이승을 서로 회전해 가면서 삼라만상을 구경을 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이런 속담의 말도 있죠? 출세하라, 의자를 돌리려면 출세하라고요. 그런 말이 있듯이 내가 이 도리를 알면 스스로 두루 원력이 있고 두루 자비가 생기고, 두루 아니 봐주는 데가 없고 두루 물리가 터져서 모든 일체 삼천대천세계의 그 법계의 에너지가 여러분의 자손들에게 가고 옴이 없이 바로 간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셔야 하고, 여러분도 이 도리를 공부한다면 그대로 에너지가 부유하게, 바로 서로 오고 감이 없이 오고 갈 수 있다는 그 사실을 명심하셔야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마음 자체가 그렇게 귀중한 것을, 그렇게 보배인 것을 꼭 아셔야 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그만큼 열심히 해서 일체 만법의 그 능력을 쓸 수 있는, 수레바퀴 굴리듯이 내 마음을 굴려서 쓸 수 있는 그런 능력을 얻으셔서 앞으로 자유스럽게 쓰시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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