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세하게 맡겨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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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께서는 모든 것을 주인공에 맡기라고 하셨는데 이 세상 만물만생을 주인공에 한번 맡겼으면 그만이지 세세하게 다시 또 맡길 필요는 없는 것 아닌지요? 그리고 스님이나 다른 분들이 벌써 일체 만물만생을 주인공에게 맡겼다면 제가 다시 맡길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우리가 단 하루를 사는데도 세 번 공양을 하듯이 한 번 먹었다고 해서 그걸로 그만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 마음이라는 게 늘 고정되게 한 가지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순간순간 올라오고 변하는 생각을 나온 그 자리에 다시 좋게 돌려놓으라고 하는 겁니다.
지구의 문제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올해로 봐서는 지구에 바람과 뜨거운 기운이 사람이 먹으면 체하듯이 모두 정상적으로 물이 고르르 내려가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니 될 수 있으면 항상 관하라고 했습니다. 보이는 손이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데 손이 그 모두를 합니다. 그리고 나 혼자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여러분 생활이 교재라고 했죠. 그런 것도 하면서 만약에 80~90% 없어진다면 그 얼마나 여러분의 기분이 좋겠습니까? 여러분의 기분이 좋을 뿐 아니라 우리가 서로 한마음이 된다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여러분에게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근본적인 문제가 어떤 거냐. 바퀴가 굴러갈 때, 심봉 때문에 바퀴가 굴러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누가 했느냐. 심봉이 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심봉은 보이지가 않으니까 한 사이가 없이 했단 말입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어떻게 믿지 않고 들어가겠습니까. 자기 본래면목 그 실상을 진짜로 믿고 들어가야 합니다. 벌써 내가 살아있다는 것만 봐도 입증이 되지 않습니까. 내가 살아있다는 것만 봐도 벌써 입증이 되고, 내가 움죽거리고 말하고 생각하고 이러는 것만 봐도 벌써 입증이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기 자신을 믿어야지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고 딴 데 형상에나 허공에나 또는, 즉 말하자면 말에나 이런 데에 속지말고 항상 자기 자신을 믿고 일체를 근본자리에 놓으라고 하는 겁니다. 일체 행을 누가 하는 겁니까. 자기 주인이 모든 걸 하는 겁니다. 그 주인은 빛깔도 없고 쥘 것도 없는 거기 때문에, 무한량의 에너지가 같이 이 삼천대천 우주 전체가 돌아가는 그 무한량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개별적인 여러분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인 하나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낙심하지 마십시오. 이런 게 있습니다. ‘아이구!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뭘 해?’ 이러지만 그게 아닙니다. 또 ‘생각을 하지 말라는데…. 그걸 끊어버리라는데….’ 아, 그걸 끊어버리고, 몸뚱이 끊어버리고 말 끊어버리고 생각 끊어버리면 뭐 남는 게 있다고 부처를 이루겠습니까. 몸뚱이가 있죠? 생각을 하는 게 있죠? 말이 있죠? 그러니까 부처를 이루는 거예요. 그게 도구예요. 부처를 이룰 수 있는 도구를 다 버리고선 뭘로 합니까. 그 도구가 있기 때문에 그 안에 바로 심봉이 있다는 걸 아셔야 됩니다. 벌써 차가 이렇게 있으면, 지금 시대로 볼 때는 차라고 비유합시다. 차가 있으면 벌써 차 안에 엔진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믿으라고 하는 겁니다. 차가 있는데 엔진이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합니까, 그걸?
이걸 한번 자세히 생각해 보세요. 갈래갈래, 해가 뜰 때에 바늘같이 이렇게 햇발이 비치지 않습니까? 그 햇발이 비치는 것과 같이 우리의 마음은 그렇게 천차만별로 많은 거죠. 해는 하난데 그 햇발은 수만 개가 될는지 모르죠. 헤아릴 수도 없는 거죠. 그러나 그 해 하나 속에서 다 그 빛은 나오는 거죠.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근본적인 실상의 불성은 다 하나에서 나온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각자가 힘이 없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각자가 햇빛이 비칠 때에 이렇게 비치는 것 모양으로 한 줄기 한 줄기가 따로 떨어져 있는 한 줄기가 아니라 그 해 전체에, 하나의 줄기에 붙어있다는 그 점을 아셔야 됩니다. 그러니깐 그 붙어있는 그 자체가 바로 해 자체를, 전체를 내가 가지고 거머쥔다면, 거머쥐고 그것이 바로 크다는 생각도 없고 작다는 생각도 없이 근본 나 자체가 바로 주인공 실상이라는 걸 알게 되면 전체를 한생각으로 움죽거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현 생활 속에서 하나하나 부딪치는 대로 가는 거 잡지도 말고 오는 거 마다하지도 말고 앞에 닥치는 것대로 그것이 바로 법문이요, 법의 문이라 이겁니다. 그리고 화두요, 그것이 근본이요, 그것이 자아부처라 이겁니다. 불이자 법이고 법이자 용이거든요. 그대로 한데 붙어 돌아가는데 어떤 걸 따로따로 이렇게 찾습니까. 우리가 지금 하나하나 움죽거리고 말하고 이러는 것이 그대로 용이자 그대로 법이고, 법이자 그대로 진리 아닙니까? 여북하면 불성이 둘도 아니기 때문에, 바로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진리라고 말을 한마디로 해버렸을 뿐입니다. 진리예요, 그게!
하여튼 이 정신계라고 그러는 건 이 물질계의 몸을 이끌어가는 바로 주장자입니다. 그러니까 이 주장자가 자기 몸을 끌어가고 주장자만이 속의 의식들을, 생명의 의식들을 다 이끌면서 컴퓨터에 입력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스리고 이렇게 가는 원동력인 주장자에다가, 즉 말하자면 주인공 뿌리죠, 거기다가 맡겨 놓으면은 그 다스리는 게 바로 주인공이니까요. 하여튼 이렇게 말로 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분한테 실천을 해보지도 않고 하라는 것은 참 어렵지만 실천을 해본 사람들도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우리가 한마음을 낸다면 일체를 살릴 수 있는 겁니다.
마음은 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 언덕을 넘고 또 언덕을 넘고 또 언덕을 넘는다 하는 것은 무색할 정도죠. 마음은 체가 없기 때문에 어떠한 거든지, 큰 거든지 작은 거든지 실천을 할 수가 있는 그런 능력이 여러분한테 이미 주어져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고가 없다 하는 것은 자기가 자기를 대치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만이 고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걸 조끔조끔, 이건 굴곡이 돼서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고 보이고 이런 굴곡이 돼있기 때문에 여러분한테 말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마는 이런 것은 그저 여러분이 진짜 체험을 해서 알고 그 주장자를 잡고 나간다면 성불을 할 거는 따 놓은 당상입니다. 그러니까 꼭 그렇게 하세요. 될 수 있으면 될 수 있는 대로 여러분이 이렇게 해놓고선 살아서 그대로 움죽거리듯 해야 되겠죠.
올해와 내년은 그렇게 차고 뜨거운 일들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살기가 참 어렵고 머리 돌리기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 마음속으로 항상 공식으로서 관을 하고 가십시오. 재차 당부하지만 항상 어떠한 일이 있어도 모든 것을 감지해서 어떤 것이든지 치워버리시고 다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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