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않고 자식 키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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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지금 저의 뱃속에 너무도 소중한 한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스님, 소중한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어떻게 승화시켜 나가야 하나요. 자식을 낳아 키울 때 집착하지 않고 한 사람의 참다운 인격체로서 키우려면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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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예전 일입니다만, 옛날에 어떤 어른이 “쓰레기통이 돼봐야 쓰레기의 이치를 아느니라. 금은보화 담은 창고가 되지 말고 쓰레기통이 돼라.”하셨는데, 왜 그런 소릴 했는가 하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까 쓰레기통에는 별의별 게 다 담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쓰레기통이라는 건 고귀한 데 있는 게 아니라 바깥에 그냥 팽개쳐져 있죠. 그러니 쓰레기통 노릇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겁니다.
여러분도 쓰레기통이 되지 않는다면 자식을 올바르게 키울 수가 없습니다. 어떤 거든지 쓰레기 같은 것은 자기가 갖고 좋은 것은 자식을 주려고 하는 부모의 마음은 부처님의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죽는 것마저도 그렇죠. 부모는 자식을 위해 죽는 것도 대신 할 수 있을 만큼 돼 있죠. 사는 것도 그저 고생 없이 살기를 원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구요. 부모의 그 소망이 작고 클 뿐이지 그 마음은 똑같습니다.
세 살 먹은 어린아이가 ‘주인공, 낫게 해.’이렇게 하라고 부모들이 관하는 거를 가르쳐주니까, 감기가 들어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콧물을 줄줄 흘리더니 “주인공, 낫게 해 줘잉.”그러고 하더라는 거예요. 그러더니 걔가 그냥 부신 듯 일어나더라는 겁니다. 그러던 애가 자라서 지금 다섯 살이 됐는데 엄마가 “아이구, 아파서 죽겠다. 감기가 들어서 죽겠다.” 이러면, “엄마는 아직 멀었어!” 그런다는 겁니다. 그러니 애들 중에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그런 애들이 드문드문 있단 말입니다. 그런 애들이야 아주 박혀서 이다음에 자라도 그냥 거침없이 해 나갈 거란 말입니다.
어떤 아이는 지금 중학생이 됐는데, 초등학교 다닐 때 말입니다. 저희 아버지 머리에 혹이 나 가지고 병원에 가니까 악성이라고 수술도 못한다고 그러더랍니다. 그래서 그렇게 몇 해를 걱정을 하다가, 어느 날은 “중학교를 들어가면서도 아버지 혹 하나 못 없애니 이거 어떡하지?” 그러더래요. 그러더니 어느 날은 형이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수술 한번 해 본다고 하니까 형더러 그러더래요. “우리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운전수가 진짜 나라면 왜 못하겠어? 하여튼 형은 아직도 멀었어.” 그러더니 불과 한 달이 좀 넘었는데 아버지의 혹이 반으로 줄었더란 얘기죠. 그런데 중학생이 또 학교에 갔다 와서는 착 깔고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걱정 없어.” 이러더래요. 그러더니만 그냥 또 한 반달이 되니까 그냥 싹없어져 버렸다는 거예요. 없어지고 나니까 걔가 형더러 하는 말이 “뭐는 못하겠어? 형은 아직 멀었어. 취직 못하는 것도 아직 멀어서 그래!” 그러더라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아이들은 진짜 어려서부터 그렇게 실천을 해 나가기 때문에 앞으로 어떠한 일이 생겨도 끄떡없이 하늘을 받치고 나갈 거라는 겁니다.
그런 것과 같이 여러분이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아버지로서 어떻게 해야 집안이 편안하고 자식들도 여유 있게 클 수 있고 어디다 세워놔도 살 수 있는지 잘 아실 겁니다. 관하는 도리를 재산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르쳐야 어디다 세워놔도 주인공이 보디가드가 돼주고 해결사가 돼주고, 그리고 항상 영원하게 자기를 지켜주는 바로 자기 주인공이 되는 거예요. 재산은 물려줘도 탕칠 수가 있지만 이거는 탕칠래야 탕칠 수가 없잖습니까? 줄줄이 내려가면서 말입니다. 여러분만 살다가 죽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뱃속에 잉태했을 때부터 어머니가 마음을 다스리면서 관하는 도리로 태교를 한다면 그거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죠.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자기가 정말 편안해서 좋을 거예요. 나쁜 것을 가르쳐야 말이지, 부모님은 물론이요, 아이도 좋으라고 하는 건데요, 뭐. 그러니까 진정 소중한 부모 자식의 인연으로 승화시키려면 꼭 그렇게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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