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닌 마음과 길 아닌 길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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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아닌 마음과 길 아닌 길

본문

질문

『한마음요전』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질문 올립니다. “마음 아닌 마음으로 길 없는 길을 걸으면 우리는 한마음일 것이며 그 한마음 속에서 결국 모든 존재는 위대한 불도에 들게 될 것이다.” 하였는데 마음 아닌 마음과 길 아닌 길은 무엇을 뜻하는지요? 그 도리를 깨치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사람들이 ‘마음, 마음’ 하는데 마음이 마음이 아닙니다. 마음이 너무 여러 가지로 많기 때문에 마음이 아니라고 그러죠. 그래서 마음 아닌 마음을 진짜로 써야 된다, 마음 아닌 마음을 항상 둘 아니게 써야 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마음은 체가 없습니다. 마음은 체가 없으니까 우주 바깥을 벗어나든지 안에 있든지 지구 바깥을 벗어나든지, 세상 천지만물 자체가 생긴 것이 내가 났기 때문에, 내가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의 근본입니다. 천지의 근본이나 또는 태양의 근본이나, 인간의 근본이나 인간의 삶의 근본이 바로 내 한마음, 체도 없고 보일래야 보일 수도 없고 내놓으면 쥘 수도 없는, 빛깔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그러한 영묘한 내 영원한 불심 자체를 표현해서 주인공이라고 하는 것이고, 또 그 자체의 근본 축을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 근본에 모든 게 들어 있고 그 근본에서 모든 게 나가는 겁니다.

여러분 마음은 하나지만 마음 내는 거는 천차만별로 마음을 낼 수 있죠. 24시간을 통해서 별의별 생각 다 합니다. 좋다는 생각, 밉다는 생각, 증오하는 생각, 사랑하는 생각, 온통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리카락 수효만큼도 더 할 때가 있습니다. 머리카락 수효를 셀 수가 없듯이, 모래알을 셀 수가 없듯이 세상은 그런 겁니다. 그러니까 생각도, 생각을 했어도 없고 그러련만, 여러분은 생각을 해 놓고 그걸 착을 두곤 잡고 있습니다. 그러니 끄달리죠. 생각 한번 잘하면 그게 바로 생산을 해내는 건데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주인공을 믿고 모든 걸, 잘되는 거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놓고 안되는 거는 주인공밖에 해결 못한다 하고 믿고 놓으라고 하는 겁니다. 이런다면 양면이 다 거름이 돼서 그냥 넣기만 하면 없어지고 넣기만 하면 없어지고 그러죠. 수가 없이 넣어도 넣은 사이가 없고 꺼내도 꺼낸 사이가 없이 여여하게 이 세상을 자유인으로 살 수 있단 말입니다. 내 몸 태어나기 이전 영원한, 그 콩씨를 알게 된다 이겁니다.

내 마음을 잘 쓰면 한마음이 되어서, 체가 없는 마음이 오고 감이 없이 한마음이 돼 줘서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해 줄 수 있지만 내 마음을 잘못 쓰면 잘못 쓴 대로 배척을 당해서 보이지 않는 데서 한마음이 되어 주질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전부 마음에 의해서 육신이 움죽거리게 되어 있습니다. 마음들이 한마음이 됨으로써 육신은 거기에 호응을 해 주는데 마음이 그렇지 않으면 육체도 호응을 안 해 줘요. 그러니 무의 세계에서, 즉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보지 않으면, 보아 주지 않으면 보이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이겁니다.

그리고 세상법이 따로 있고 천국이 따로 있고, 지금 현상세계가 따로 있고 이런 게 아닙니다. 순간순간 이렇게 돌아갑니다. 한 찰나에 돌아갑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하나지만, ‘마음 하나지만’ 하는 건 축과 같다 이겁니다. 비행기 프로펠러가 돌아가든 연자가 돌아가든 뭐가 돌아가든 축은 움죽거리지 않습니다. 영원한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안의 여러분 축을 믿으세요. 축을 믿는다면 그 축에 의해서, 그걸 ‘심봉’이라고도 합니다만, 프로펠러가 돌아갑니다. 세상법이 다 돌아갑니다. 그러면 우주전체가 돌아가듯이 몸도 내 축에 의해서, 힘에 의해서, 즉 말하자면은 마음을 만 가지로 낼 수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보이는 거, 색상으로만 물질로만 치달아 올라가고 있습니다. 좋은 걸 보면 금방 좋다고 웃고 즐기는데, 그게 없어졌을 때는 금방 울 것을 무얼 그리 좋다고 웃느냐는 겁니다. 금방 또 울 것을 뭘 그리 좋다고 하느냐는 겁니다. 그러기 때문에 좋아도 좋다고 할 게 없고 언짢아도 언짢다고 할 게 없다는 얘깁니다. 그 반면에 모든 것이 내 잠재의식 속에 하나의 테이프 속에서 모든 소리가 나오는 거니까 거기다가 내가 지금 현상계에서 살아나가는 그 자체를, 모든 걸 거기다 맡겨 놓고 돌아간다면 과거의 인과응보나 유전성이나 모든 악보(惡報) 같은 문제들이 얽히고설킨 게 다 무너지고 없어진다는 얘깁니다.

어저께 한 일을 생각을 계속하고, 어저께 한 것을 집착을 하고 욕심을 내고 그런다면, 분간을 못하고 분수를 지키지 못한 채 건너뛰게 되니깐 물에 풍덩 빠지면 울고불고 야단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활이자 불교요, 불교이자 생활입니다. 그 도리를 부처님께서 가르치시느라고 49년을 설하신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여직껏 그 이치를, 길 없는 길을 우리가 발 없는 발로 광대무변하게 우주 천하 어디에고 아니 닿는 데가 없이 닿을 수 있는 그런 참 자유인이 되라고 가르치셨는데, 오늘날까지 기복으로 헤매고 돈다면 이건 안 될 말입니다. 그러니 내 마음의 능력을 길러서 내가 없는 허공길을 마음 아닌 마음으로 자유스럽게 걸을 수 있는 그런 분들이 모두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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