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고를 당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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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사람이 살면서 왜 사고를 당해야 하는지요? 마음공부 하는 사람이 사주를 논하는 게 아닌 줄 알지만 어느 사람으로 인해 눈을 다쳐서 앞이 안 보인다든가 귀를 다쳐서 들을 수가 없다든가, 또 머리를 다쳐서 정신이 이상해진다거나, 혹은 죽을 운명이 아니라고 하는데 왜 사고를 당하여 바보가 되어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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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래서 자기가 모르고 지은 죄는 모르고 받게 마련이고 알고 지은 죄는 알고 받게 마련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사람이 와서 날더러 묻기를, 아마 주역을 많이 공부한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하는 말이, 주역으로 보니까 자기가 올해는 꼭 물귀신한테 잡혀 죽을 수인데 그걸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물귀신한테 말려서 당신이 죽게 되는 것도 당신의 마음이 물귀신한테 죽는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물귀신한테 말려 죽는 거다. 그러나 내가 물귀신한테 말려 죽는다는 것에 걸리지 않는다면 물귀신이 따로 없다.”고 하니까 날더러 외려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하니까, 자기가 올해 물귀신한테 꼭 말려 죽을 거를 피하려고 물에를 안 갔는데 어느 날 아는 사람의 집에 초청을 받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그 집을 갔는데 계단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손님이 온다고 깨끗하게 아마 물로 다 쓸고 닦아낸 모양인데 그만 미끄러워 가지고선 계단으로 올라가다간 그냥 뒹굴어졌던 모양입니다. 그 물에 미끄러져 가지고 말입니다. 그렇게 미끄러져 가지고 사오 년을 허리를 쓰지 못했다면서 이래도 날더러 믿지 않겠느냐 이겁니다.
그래서 내가 그 말끝에 그랬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지혜가 없이 허공에 바늘구멍도 안 들어가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어찌 말리지 않겠느냐.”고 그랬더니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하는 소리가, 또 한마디 물었습니다. “그러면 지금 철모르는 네 살 박이 아이들끼리 놀다가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네 살 박이 애는 죄지을 것도 없지 않습니까?”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그랬습니다. “어떤 사람이 과거에 활을 잘못 쏘아서 남의 머리에 활이 들어가서 죽게 만들었는데 과거에 그렇게 했었던 것이 현실에 다시금 나와 가지고 탄생을 해서 어린애끼리 또 만나게 되었어요. 그랬는데 그 어린애가 모르고선 불집게로다가 자기도 모르게 그냥 정수리가 찔려서 또 죽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쪽 죽은 사람은 과거에 활로 쏘아서 죽인 사람이고, 저쪽에는 모르고 또 연탄집게로 찔러서 죽였단 말입니다. 이것이 우연이냐 이겁니다.” 이게 우연이 아니거든요.
그 애들은 이생에 나와서 지은 죄도 없는데, 그거 걸리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죽었느냐는 얘깁니다. 그것은, 과거를 못 보면 현실을 보랬다고, 모르고 지은 죄이기 때문에 모르고 그렇게 주고 받고 한 거다 이겁니다. 그러니 모두가 ‘보이지 않으니까 내가 마음을 이렇게 써도 뭐 괜찮겠지.’ 하지만 인과의 도리에서는 어림없습니다. 우리가 과거엔 어떻게 됐든지 간에, 미래는 어떻게 되든지 간에 ‘아이고, 오늘 내가 잘 살고 잘 저거 하면 되지.’ 이런 생각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분수를 지키면서 내일을 생각하지도 말고 과거를 생각하지도 말고 오늘 현실에 내가 꾸준히, 많이 한다 적게 한다, 잘한다 잘 못한다를 떠나서 오늘 현실에 다가오는 대로 돌려놓고 간절하게 관하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깐 자기도 그런 줄 모르고 행했던 것이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렇게 됐더라 하는 것도 그냥 그렇게 하려고 한 게 아니고 과거로부터 스쳐 간 인연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을 잘 커버해서 주인공에다 ‘이것이 모르고 그랬든 알고 그랬든 너만이 해결할 수 있어!’ 그러고 진실로 맡겨 놓으면 그쪽도 밝아지고 이쪽도 밝아지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지극하게 하다보면 스스로 맑아지고 하나하나 해결이 됩니다. 그러니깐 바깥으로 애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못 쓰게 된 쇠들을 다시 용광로에 넣어서 녹이면 다 같이 녹아버린다 이런 게 있죠. 또 자석덩어리를 누구나 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어떠한 거든지 거기다가 붙이면, 못 쪼가리든지 뭐든지 간에 거기 붙이면 그냥 한 자석덩어리가 돼버리는 거죠. 내가 잘못하고 네가 잘못하고가 없어요. 그러니까 마음을 안심하고 모든 거를, 나쁜 거든 좋은 거든 주인공에 맡기고 살라고 하는 겁니다. 잘 한 것도 주인공, 못한 것도 주인공! 다 그냥 주인공에다 맡겨버리면 나는 훨훨 털고 그냥 날아다니죠. 왜 괜히 짊어지고 다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상대가 나에게 어떻게 했다고 원망하거나 미워할 것이 아니라 주인공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믿고 맡기면서 좀더 편안히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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