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을 떼면 자유롭게 살 수 있는지...
본문
질문
지금까지 해 온 습을 떼는 게 업을 녹이는 게 되는 것인지요? 남을 미워하는 습, 남이 미워서 험담을 하는 습, 자식에게 지나치게 착을 갖고 공부하라 재촉하는 습 이런 거 말입니다. 이런 습을 뗐을 때 과연 자유롭게 살 수 있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우리가 공부를 하다 보면 공부라는 게 무슨 별달리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탄생해서 이 세상에 나와서 사는 게 공부예요. 생명이 이 세상에 나오면 불(佛)이요, 나와서 세상 돌아가는 걸 배우는 것이 바로 교(敎)예요. 그러니까 불교가 별다른 게 아니죠. 우리들의 살림살이를 빼놓고 불교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간편하게 생각하세요. 내가 움죽거리고 그러는 것이 다 공부예요. 참선이구요. 마음을 잔잔하게 가라앉히면 그냥 참선이 되고, 누워서 하면 와선이고, 앉으면은 그대로 좌선이 되구요. 그대로입니다. 일을 하다가 생각을 하면 행선이 되니 그대로 참선입니다.
그래서 여러분한테 조심하시라고 하는 것은, 극히 더 우리가 나쁘다 좋다, 밉다 곱다 또는 잘한다 못한다 이런 거를 염두에 두고서 항상 꼬집고, 마음으로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업(業)이 됩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말을 하면 구업(口業)이 됩니다.
그러니 그런 것은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럭하면 안되죠. 밉다 곱다 하질 말고 안에다가 ‘저 사람이 저렇게 하는 것을, 저게 저 사람이 미운 게 아니니까 당신만이 해결할 수 있어.’ 하고 거기다 맡기고 부드럽게 말하고, 부드럽게 행동해 줘라 이런 말을 항상 하죠. 그래야만이 그 모든 업이 녹아 버린다는 얘기죠.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어느 신도가 남편이 술을 마시는데 간절하게 믿고 자꾸 관하고, 부드럽게 말해 주고 부드러운 행동을 해 주니까 어느 날부터 술도 안 마시게 되니 가정이 화목하게 돌아가더랍니다. 그런데 그냥 악하게 말을 하게 되면 점점 더 악은 모아지는 겁니다.
그러니 극히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만 안 한다면 송두리째 없어지게 됩니다. 길고 짧고 더디고 느리고 하는 거는 있을지언정 그게 없어집니다. 항상 여러분한테 얘기하듯이, 녹음기에 자동녹음이 됐는데 자동으로 또 거기다 입력을 하면 앞서 입력이 없어지겠죠. 그러니까 잘라도 아니 되고, 끊어도 아니 됩니다. 칼로 물 베기죠. 그게 안 됩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그렇게 해서 없애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니 그것은 아주 우리가 공부해 가면서 습을 떼어 가면서 모든 것을 같이 해야 됩니다. 이 세상에 얼마나 이 모습을 가지고 살겠습니까. 이 모습을 가지고 살려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얼마 기간 동안에, 한 철 사는 기간 동안에 그것을 다 다스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요다음에 또 나와서 고생을 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극히 조심하셔서 우리가 요다음 생에 또 나와서 고생한다는 거보담도, 지금 현실에 자기 위로는 부모와 아래로는 자식들이 항상 염주알이 같이 꿰여 있듯이 그렇게 꿰여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네들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빨리 성취를 해야 빨리 그네들도 따라서 성취가 됩니다. 우리가 지금 이 모습을 가지고 언제까지 살겠습니까? 한 철입니다, 한 철! 캠핑 왔다가 한 철 놀다 가는 한 철입니다. 그런데 편안하게 웃고 살아야지, 왜 그렇게 울며 아프며 복장을 찧으며 이러고 살아야 합니까?
하여튼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살아가는 게 말입니다. 그냥 죽으면 그만이지 그러지만 그게 아니죠. 내가 콩씨 얘기를 가끔 허죠. 무씨 얘기도 하고요. 싹이 없어지면 고만이지 이러지마는 그 종자가 있으니까 또 심어서 또 나오거든요. 그러니 고만이 어디 있습니까? 영원토록 돌아가는데요. 그러나 우리가 이런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콩씨가 팥씨가 될 수도 있고, 팥씨가 콩씨가 될 수도 있고, 또 아주 참 상승의 사람이 사람의 종자가 될 수도 있고, 또 그냥 하의 종자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이런 자유자재권이 바로 여러분의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아시고 열심히 놓는 작업을 해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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