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라면 왜 살아야 하나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공이라면 왜 살아야 하나요?

본문

질문

저는 교회에 다니면서 지구는 수련장과 같아서 육신이라는 씨앗 속에 영혼이라는 보배를 가꾸고 순화시켜서 천국의 예수님께 끝 날에 열매로 바친다며 기도하고 영혼이 늘 평안하기를 찬송하였습니다. 이는 참 세상을 인간으로 살아가는 타당한 이유를 전하는 복음으로 모든 고난과 질곡을 감내하는 좋은 사유였지요. 그런데 부처님은 창조대신 인연을 말씀하셨고 로고스대신 마음이라 하셨는데 무아라는 이론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오온의 가합된 공이라면 저는 살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자비를 설득하는 방편일 뿐 너무 적나라한 이론으로, 제가 텅 비어 있다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인가요? 제가 공이라면 왜 살아야 하나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알게 되면 ‘참 희한한 법이다’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여러분이 찰나찰나 아버지 노릇 하고, 엄마 노릇 하고, 자식 노릇 하고, 사위 노릇 하고 이러죠? 그 얘길 항상 하죠. 그런데 그렇게 찰나찰나 내가 생활하고 돌아가되 찰나찰나 그렇게 많은 것이 천차만별로 돌아가니까 어떤 거 할 때에 나라고 할 수 없기에 없다고 하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래서 그렇게 돌아가는 그 자체가 바로 초월해서 돌아가니까 ‘함이 없이 하는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함이 없이 하는구나.’ 하는 겁니다. 아버지가 됐을 때에 나라고 할 건가, 남편이 됐을 때에 나라고 할 건가, 자식이 됐을 때 나라고 할 건가? 나라고 붙일 새가 없이 자꾸 찰나찰나 나투며 화해서 돌아가니까 나라는 걸 이름해서 세울 것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나는 공했노라’ 또는 ‘나는 없노라. 나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노라, 나는 한 일이 없노라. 나는 여러분한테 설법한 일이 하나도 없느니라.’ 이렇게 하는 겁니다.



그건 왜냐하면, 여러분이 생활 속에서도 살아 보면 알듯이 그저 쳇바퀴 돌아가듯 남편 노릇 했다가, 자식 노릇 했다, 아버지 노릇 했다가 그저 여러 가지로 매일 돌아가는 게 그 일입니다. 그런데 어떤 거 할 때에 남편이 했다고 그러고 어떤 거 할 때에 아들이 했다고 하겠느냔 말입니다. 그러니 모든 게 그렇게 돌아가니 나라는 게 없이, 나라는 게 너무 많아서 그냥그냥 그렇게 아버지 노릇 하고 남편 노릇 하고, 자식 노릇 하고 사위 노릇 하고, 친구 노릇 하면서 여여하게 돌아가더라. 이러니 어찌 붙을 게 있겠으며 어찌 붙는 게 없겠습니까? 만약에 둘 중에 하나를, 붙을 게 없다는 것을, 공해서 없다는 거를 알면 붙을 게 없을 것이고, 이것이 그저 천차만별의 바깥으로 끄달리고 그저 ‘내가 있다, 내가 한다, 내가 했다, 내가 줬다’ 이거 모두가 나, 나, 나, 나 이러고 돌아가면 꼭 그냥 매사 게 붙어서 걸려 돌아가게 되는 거죠.



이것을 한번 보십시오. 여러분이 음식을 먹고 소화를 잘 시켜서 아주 금새 소화가 되고, 그저 먹는 대로 소화가 잘되면 그대로 여여한 거고, 그저 욕심 많이 내고 어떠한 거든지 먹어서 체하면, 체해서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대변이 제대로 나가지 않는다면 걸려서 죽습니다. 그것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마음을 잘 써서 소화가 잘되면 거침없고 걸림없이 자연스럽게 돌아가고, 그걸 재료로 알고 실천을 해서 체험을 하고 이런다면 그게 마음의 발전이 돼서 지혜로운 마음이 생기고, 과학적인 문제가 거론되고, 창조력이 생기고 이러지마는, 만약에 그런 마음이 없다면 내내 이것은 걸려서 그저 무의 50%, 정신세계는 모르고 물질세계만 알고 하니까 걸려서 못 사는 겁니다.



지금은 정신을 뺏어 먹고 정신을 뺏기고 잡아먹고 이러고 사는 시대가 아닙니까. 꼭 육을 뺏어서 잡아먹어야 잡아먹히는 게 아니거든요. 정신을 뺏어 먹고 정신을 잡아먹고 사니까 정신을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 정신공부를 해야 된다는 얘깁니다. 누구나가 다 자기 자신부터 알고 믿고, 거기에서 나오는 거는 거기에 맡겨 놓고 내 마음을 증득해서, 즉 말하자면 정신적인 과학, 정신적인 생활, 정신적인 문화 문명이 발전이 됨으로써 전체가 화합 단결해지고 또는 경제난에도 허덕이지 않을 거고 우리 지구가 수명이 짧아도 또 재료를 다 끌어 잡아당겨서 다 쓸 수 있는, 그러한 광대무변한 법이, 그 능력이 인간에게 누구에게나 다 주어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깐 그렇게 내 마음을 먼저 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그렇게 믿어야 한다는 얘기죠.



그런데 어느 종교이건 그렇게 하지 않고 바깥으로 찾고 끄달린다면 아무리 해도 나를 발견하지는 못해요. 20년, 30년 가도 나를 발견하진 못합니다. 증득할 수 없어요. 내 마음이 편안하고 안위할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죄를 졌어도 ‘하느님 아버지시여!’ 그러고 다 밀어 던져 놓고 이렇게 사니까, 자기는 편안할지 모르지만 자기를 발견하고 자기를 발현할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고해성사를 할 때도 내가 잘못해 놓곤 신부님한테 가서 고하거든요. 그래서 자기 마음은 순간적으로 편안할지 모르지만 그게 지워지지는 않는 거예요. 그러니 자기가 아는 거 우주간 법계에서 다 알고 있는 건데, 그걸 속일래야 속일 수가 없는데 그게 지워지나요? 그러니 우주의 그 모든 것이 인간의 마음 근본에 직결이 돼 있고, 또한 인간살이가 전부 마음에 가설이 돼 있는데, 내가 내 잘못을 다른 누구한테 전가를 한다 그래서 내가 한 일을 잊어버리거나 또 지워버릴 수는 없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부터 알아야겠다. 잘못하는 일이 있다면 잘못하는 일을 미리 안 하면 될 거 아니냐. 인간이라면 만물의 영장이라고 그랬는데 그걸 안 하고 하는 건 자기 마음이 아니겠느냐. 그거 마음대로 할 건데 마음대로 못한다고 하느냐.’ 이거지요.



그래서 이 마음의 도리를 배우면 평화스러워지고 내가 나를 발견해서 자유인이 된다. 내 몸뚱이 속에 있는 중생들을 한마음으로 리드하면서 화합을 가져오게 되고, 화합을 가져오게 되면 건강하게 되고, 그 다음에 내가 이 도리를 배워서 모든 거를 화합하게 할 수 있다면 내 가정도 화합과 또는 우애와 조화를 이루게 되고, 또는 나도 그럴 거지만 세계도 또 조화를 이룰 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열심히들 노력해야 합니다. 모두가 둘이 아닌 줄을 알고 그렇게 실천해야 평화를 가져올 수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이 지구의 수명도 늘이고 줄일 수가 있는 것이구요. 그렇게 하다보면 태양과 월세계, 모든 혹성들도 다 나 아님이 없다는 그런 도리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