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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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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먼저 이 질문은 공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큰스님, 몇 가지 문제들을 지면상에서 여쭙고자 합니다. 먼저 저는 손발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많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다한증은 잠을 자는 중에는 그쪽으로 의식을 하지 않아서 땀이 나지 않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특히 긴장할 때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고, 또한 땀이 남으로써 오히려 더 긴장하게 만듭니다. 저는 직업이 의사인데도 불구하고 제 몸 하나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구요. 다른 사람들에게 내놓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신경을 절단하여 수술하는 방법도 있다고는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마음과 관련되어 신경성으로 증상이 생기는 것 같아 수술도 그리 내키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에 놓아 나가는 수행을 통하여 증상이 조금은 완화되었다는 것을 느끼지만 과연 이를 완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구요. 앞으로 어떠한 식으로 수행해 나가야 하는지를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이 생기는 것은 과거생으로부터 긴장하는 습에 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과연 어떠한 업식에 의한 것인지도 참으로 궁금합니다. 또 한가지 질문은요, 운명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 이 사회에서는 관행적으로 사주나 궁합 등의 운명철학 쪽을 먼저 감정한 후에 일을 하는 것이 뿌리 깊게 관습화되어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결혼할 때 궁합 문제로 인해서 가족간에 심한 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잘 극복하였습니다. 내년에 제 첫아기가 태어나는데요. 내년이 용띠해이고 용띠해 정월에 태어나면 별로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별 것 아니게 생각하고 주인공에 맡겨 나가려고 하는데 주위 가족들이 다소 걱정을 하니 마음 한구석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는 주인공에 대한 제 믿음이 부족한 탓도 있는데요, 이러한 믿음 이전에 운명철학의 실체를 바로 이해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님께서는 운명은 없다라고 항상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왜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운명철학에 대한 믿음이 생겨났는지를 설명해 주시고 이러한 운명철학을 신봉하는 저희 가족들을 어떻게 바르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십시오. 이런 자리를 통해서 질문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 도리는 무조건 녹여나가는 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누구를 나쁘다 좋다고 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잘못한다 잘한다 이런 걸 따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건 왜냐?  말로 해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겁니다.  이게 부처님 자리에서 우리가 한생각 그대로 낼 때, 그건 우리가 생각을 내든 안 내든 그대로 그냥 녹아요.  진실이에요.  둘이 아닌 까닭에 그냥 녹아요.  그러니까 내가 경험을 한 바로는 죄를 억만 겁을 지었다 하더라도 한생각이 맞으면은 그대로단 얘기입니다. 
만약에 죄가 있다면 모르는 게 죄지 죄가 어디 붙을 자리가 있으며 병이 어디 붙을 자리가 있으며 업보가 어디 붙을 자리가 있습니까.  왜 업보가 있다고 죄가 있다고 목을 딱 매서 그렇게 올가미를 씌워야 속들이 시원한지 모르겠습니다.  업보 붙을 자리가 어디 있을까요? 비행기가 지금 떠서 프로펠러가 사정없이 돌아가는데 거기 먼지 앉을 자리가 있을까요?  우리의 마음은 체가 없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앉았는데도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만 돌아가는 게 아니라 일체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팔자니, 운명이니, 무슨 인과가 있다, 유전이 있다 이런 게 아주 몰락 그냥 없어진다는 얘깁니다, 자기까지도.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은 그냥 부처가 될 수 있는 거죠.  우리 자체가 본래 공해서 병이니, 업보니 이런 거는 붙어 돌아가지 않으니까.  그래서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은 업보에 끄달린다, 유전이 있다 이런 소리는 하지 말라고 합니다. 붙을 자리가 없으니 그런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그러니 '내가 공했는데, 내가 없는데 병이 어디 붙을 게 있고, 유전이 붙을 게 있고, 팔자가 붙을 게 있고 그러냐? 하는 거죠.  이거를 한생각을 놓는다면, 그렇게 살던 습을 다 놓는다면 그냥 그냥 그대로다.' 이래도 그렇게 말을 안 듣지 않아요?  내가 본래 없어서 붙을 자리가 없다고 하는데도.
자기 안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이 그렇겠지만, 지금 처사님의 병도 물질로 끄달리는 마음을 마음의 근본을 알아가게 이끌어 주기 위해서 주인공 자리에서 한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마십시오.  진정한 명의가 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상을 다 알고 해결하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나온다는 것을 아신다면 다한증이니, 팔자니, 운명이니하고 본래 공해서 돌아가는 것을 내가 막아서 잡아놓지는 않을 겁니다. 병이라는 것도 사람들이 붙여놓은 이름일 뿐입니다. 다만 그러한 증세가 일어나면 그것을 담담히 지켜보면서 '과거에서부터 인연지어서 내 몸속에 있는 것들이 이런 모양으로 나오는구나. 나를 이끌어온 당신이 형성시켜 놓았으니 당신이 해결할 수도 있지.' 하고 모든 것을 자기의 근본 주인공에 맡겨 놓고 들어가십시오.  그리고 지극하게 관을 하세요.  '주인공!  이 병을 통해서 병이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해야 나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하고 진정으로 자신의 근본을 믿고 의지하고 나가시다보면 자신의 고통뿐만 아니라 인연닿는 모든 이들의 고통을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명의의 소임을 충실히 하시게 될 겁니다.  그러니 꼭 그렇게 지극하게 관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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