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봄을 얻으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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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봄을 얻으려면...

본문

질문

스님께서는 나와 남을 둘로 보지 말고 일체를 나와 같이 보며 누구에게나 한마음으로 포근하게 안아줄 수 있는, 봄처럼 따뜻한 마음을 지닌 수행자가 되라고 하십니다. 그렇지만 저의 마음을 지켜보면 상대에 따라서 춘하추동이 엄연히 정해져 있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먼저 따져서 상대를 대하는 저 자신을 보게 됩니다. 나라는 생각을 벗어나서 누구에게나 따뜻한 봄기운을 전해줄 수 있는, 봄처럼 만 생명을 한마음으로 살려낼 수 있는 그런 수행자가 되려면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사계절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에는 사계절 없는 마음의 봄이 와야 합니다. 마음의 봄 말입니다. 사계절 중에서 겨울이 좋은 사람은 겨울로 쫓아가고 여름이 좋은 사람은 여름으로 쫓아가고, 가을로 봄으로, 사방으로 흩어져서 쫓아다니곤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이 근본에서 나오는 것이고, 일체 만법이 들고 나는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니 그 한군데에서 봄날을 맞이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곤충에서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사생에 대한 문제가 천차만별로 돼 있는데, 천차만별로 돼 있는 그 마음 자체가 사계절 없는 마음의 봄이 된다면 얼마나 자유스럽고 좋겠습니까. 여러분은 이 뜻을 알지 못하고, 과거에 수억겁을 거치며 쫓고 쫓기면서 살아온 악업 선업을 잔뜩 짊어지고 이 세상에 나서 지금 모두 살고들 계십니다. 내가 이 자리에 있으면 이 자리에 있는 거지, 과거가 따로 없고 미래가 따로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는 지나갔으니까 없을 것이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까 없을 것이고 현재는 공했기 때문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공한 자리에서 내 마음의 봄을 찾지 못한다면 인간으로서 자유스럽게 살지 못하며, 항상 말씀드리지만 악업 선업의 업식 고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업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과거로부터 수없이 행해 온 악한 일 선한 일들이 용도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입력이 돼서 지금 현실에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것을 모른다면 이렇게 살다가 죽어도 그 수십억의 업식들이 화해서 내 눈 앞에, 죽은 혼백 앞에 그냥 줄줄이 늘어서게 되니 한 발짝도 내디딜 수가 없는 것이죠. 한 발짝도 내디딜 수가 없으니까 벗어날 길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업식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고 하는 겁니다.



예전에 장자 설법이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들어서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 주인공 자체 근본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는 아주 더 바랄 게 없는, 칠보보배를 가득히 가지고 있는 부자인데, 자식은 아버지를 찾지 않고 고아로서 항상 바깥으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가난하고 배가 고프고 추운 겁니다. 그러니 아비를 찾아야 된다 하는 걸 말했을 겁니다. 아비는 자식을 아는데 자식은 아비를 모르는 겁니다. 그와 같이 여러분의 영원한 자기의 근본, 즉 말하자면 주인공은 아비가 되고 지금 육체를 움죽거리고 다니는 운전수는 자식이 되는 거죠. 그게 마음입니다. 축은 아비요, 그 열 가지 백 가지로, 천차만별로 생각내는 거는 바로 아들입니다.



그러니 그 아들이 하자는 대로 육체는 따라다니니까 마음에 따라서 배가 고프게도 만들고 구덩이에 빠지게도 하고 별의별 짓을 다 하는 거죠. 그래서 그것을 맷돌로 비유를 했습니다. 우리가 맷돌을 돌릴 때 그 심봉, 축을 끼우지 않고 돌리면 잘 갈아집니까, 안 갈아집니까? 안 갈아지죠? 그것을 끼우고 돌리면 잘 갈아지듯이 우리가 일체를 소화시키는 데도 그와 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믿고 생활을 해 나가는 거하고 안 믿고 그냥 해 나가는 거하고는 천차만별로 다른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믿으십시오. 여러분은 이 세상을 두루 할 수 있는 묘법을 가진 능력 있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높게 생각하지도 말고 낮게 생각하지도 말고, 일체를 낮다고 깔보지도 말고 높다고 높게 보지도 말고 평등하게, 자기로만 보세요, 자기! 몸도 자기와 같고 아픔도 자기와 같고, 모든 걸 자기 같이만 본다면 외착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여러분 마음은 항상 봄이 오게 됩니다. 이 도리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사계절이 있지만 진짜 안다면 사계절이 없습니다. 항상 봄이죠. 여기에서는 불을 껐다 켰다 하니까 ‘켜라, 꺼라’ 하는 언어가 붙지만, 어떤 세계에서는 항상 밝아 있기 때문에 ‘꺼라, 켜라’ 하는 언어가 붙질 않습니다. 그 도리를 아시면 바로 이해를 할 겁니다.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가고 싶을 때 가고, 오고 싶을 때 오고 앉고 싶을 때 앉고, 이게 그대로 참선이에요. 그래서 자나 깨나, 여러분이 일을 하면서도 장사를 하면서도 앉아 있으면서도 서 있으면서도 누워 있으면서도 진실히 관하게 되면 그대로 참선이다 이런 거죠.



그래서 옛날에도 이런 말이 있죠. 어떤 스님이, 정말 제일 큰스님이라고 칭송이 자자한 스님이 계셨답니다. 그런데 그 옛날에는 마적이 많았는데 그러한 산도둑들이 떼로 몰려 앉아서 그 스님이 오시는 걸 보고 얘기를 하는 겁니다. 저 스님이 그렇게 유명하다니 내가 한번 만나보겠다고 하면서 칼을 들고서는 그 스님이 오시는 길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님이 오시니깐 하는 소리입니다. 자기 속말로 ‘저렇게 묘하다는 스님이 내가 여기서 자길 죽이려고 하는 것도 모르고 그냥 오네, 저렇게.’ 하면서 방탕한 웃음을 웃으면서 그 스님이 오시니까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유명해 봤던들, 당신 가슴에는 철판을 깔았기에 칼이 안 들어가느냐? 당신이 아무리 유명하다 할지라도 이 칼은 사정없이 당신의 가슴을 찌를 수 있다. 당신의 가슴을 찔러서 뭐가 그렇게 유명한 게 있나 하고 한번 보고 싶다.” 이랬거든요.



그러니깐 그 스님이 있다 하는 소리입니다. 껄껄 웃으면서 “추운 겨울에 고목을 자른들 꽃이 나오겠나? 봄이 오면 스스로 이 고목에서도 꽃이 피고 스스로 열매가 열릴 것을 말일세. 그러니 그 뜻을 알게.” 그러시고는 가시는 겁니다. 그 소리를 들은 이 도둑이 가만히 생각을 하니까 아, 그 말에 고만…. 그래도 수십 년을 마적으로 다닌 경험도 있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러다가 고만 그 소릴 듣고 칼을 뚝 떨어뜨렸어요. 떨어뜨리고 거기서 그냥 삼배를 올리고, 자기 꼬마 도둑들도 다 그 스님의 제자가 됐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좀더 이 마음의 도리를 공부하셔서 내 마음의 봄을 맞이하세요. 봄은 항상 봄이지 사계절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마음속에 봄이 와서 물이 흐르고 그 물 맛이 좋고 열매가 열려서 수많은 맛을 낼 수 있는 그런 무르익은 열매를 아마 익히신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 그 만 가지 열매의 만 가지 맛을 낼 수 있는 그런 여러분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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