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정진이 필요할 것 같은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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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정진이 필요할 것 같은데...

본문

질문

일체가 한마음임을 알고 마음공부를 행할 수 있게 된 것에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스님께서는 수행 자체가 쉼이며 그냥 놓으면 된다고 하시지만 그 놓는다는 자체가 자신과의 싸움이며 죽을 각오의 인내와 자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근기가 약한 사람이 어떤 경계에 부딪쳤을 때 노력 않고 그냥 놓는다면 그건 현실회피가 아닐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살아 있는 동안 기필코 이것을 다 부숴야 되겠다 하고 안간힘을 쓰라는 게 아닙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냥 여여하고 편안하게 살라고 하는 겁니다. 이 몸뚱이 하나가 그대로 꼬챙이에 꿰어져 있는 것처럼 바로 선장에 꿰여 있는 거나 같습니다. 그리고 배와 같구요. 선장이 끌고 가는 배와 같습니다. 그런데 그 배를 타고 있는 놈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지금 여러분 몸속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들어 있습니까. 그거는 배를 탄 중생들이라 이 소립니다.

그런데 바람이 많이 불고 그래서 우리가 평지에 살고 있어도 파도치는 바다를 배를 타고 아주 가파른 곳을 건너가는 것과 같다, 살얼음판을 지나가는 것과 같다 이러는 겁니다. 그런데 선장이 잘 이끌고 가는 거를, 안에서 마음이 흔들리면 몸속에 있는 중생들이 다 흔들리거든요. 그러니까 죽는다 산다 하고 안에서 뛰면 바깥에서도 뛰고, 바깥에서 뛰면 안에서도 뛰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그 배가 뒤집히지 않고 견딜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한생각을 잘 하고 돌아가는 분들은 파도가 치든, 배가 뒤집어지든, 파도가 치겠으면 치고 배가 뒤집어지겠으면 뒤집어지고 말겠으면 말고, 그냥 딱 ‘어허, 내가 공했는데 배를 탄 거는 어디 있으며 배를 안 탄 거는 어디 있는가. 파도친 거는 또 어디 있겠느냐.’ 하면서 그냥 안에서 빙긋이 웃음이 날 뿐이지,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관하면서 지켜보는 사람에게는 걸리는 게 아무것도 없이 무사히 배는 지나갈 수 있고, 무사히 여러분의 가정이 혼란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이 소리입니다.

우리 자체 모두가 거쳐 오면서 지내 내려온 근본 당처를 알아야 할 텐데, 그 당처를 모르고 항상 ‘석가모니불!’ 또 ‘관세음보살!’ 이렇게 바깥으로만 찾을 때에 항상 위로 모습만 찾지, 누구나가 안으로 들여서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렇게 한번 찾아 보셨습니까? 항상 바깥으로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내가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써 만날 자기는 쑥 빼놓고 찾았다 이러는 겁니다. 보려고 하고 들으려고 하고, 부처님 소리를 언제나 보고 언제나 듣나 하는 그 관념 속에서 그냥 상상하는 겁니다. 이건 상상이에요. 그러니까 상상으로 보이는 거, 나를 끌고 다니는 거, 내 몸 끌려다니는 거, 몽땅 주인공이라는 그 하나를 세워 놓고선 몰록 거기다 다 놔 버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관이 하나 만들어졌으면, 이 지구가 지금 관이라고 해 보세요. 그러면 몽땅 집어넣을 것도 또 빼낼 것도 없잖아요. 그대로 우리가 살고 있죠, 지금. 관 속에서 지금 같이 살고 있어요. 근데 자기는 그 관 속에 없는 양 생각을 하고 있단 말입니다.

그러니 내가 꼭 깨닫고야 말겠다는 그 말조차, 이름조차 생각하지 마세요. 깨닫는다 하면 깨닫지 못하는 게 뒤따르기 때문에 그건 깨닫지 못합니다. 아시겠어요? ‘난 깨달아야겠다!’ 이러고 안간힘을 쓰면 더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깨닫는다 안 깨닫는다가 없이 그대로, 내가 있기 때문에 내 주인공이 있다는 것을 아셔야 됩니다.

또 내 마음 자체가 전부 용광로라고만 생각하세요. 용광로에서 재생돼서 자동적으로 나가게 하려면 용광로에다 모든 거를 맡겨서 놔야 그냥 스스로 녹아서 그냥 재생이 돼서 나옵니다. 그러니까 여기는 불바퀴요, 용광로요, 바로 자가발전소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 의심치 말고 거기다 맡겨 놓고 잘 지켜보십시오. 그러면 그 도리를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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