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로서의 마음 자세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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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로서의 마음 자세

본문

질문

부처님의 경전을 보면 깨달음의 세계가 밝고 맑아서 너무나 환희롭고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서원이 저절로 일어납니다. 그렇지만 단 순간에 깨달음의 세계에 다다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세속에 살면서 생활 속에서 수행해 나가는 저희들이 부처님의 깨달음의 세계로 향하기 위한 수행자로서의 마음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설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아주 추운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다가 봄이 오면 활동하기가 좀 유하시죠? 그래서 마음의 봄이 와야 살기에 좀 유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리를 배우는 데 세 가지의 어긋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첫째는 진리에 순응해야 하고, 둘째는 그 뜻을 따라야 하고, 셋째는 시대에 따라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 세 가지가 어긋날 때에는 부처님의 말씀을 어기는 것과 같아서 그거는 불제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왜 이 정신세계의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한번 숙고해 보도록 합시다. 우리 인간들은 살아나가면서 갖가지로 생활에 얽매이죠. 그러나 만물에 대해서 한번 거론해 봅시다. 모든 생물들, 동물이든 식물이든 어떤 새들이든, 어떤 곤충이든 개든 고양이든 모두가 자기 분수를 안다 이겁니다, 말이나 소나 개나 돼지나 다 알고 삽니다. 돼지는 자기가 돼지인 줄 알기 때문에 편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새도 그렇고 개도 그렇고, 모든 게 다 자기 분수를 알기 때문에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오직 한 군데에다 몰두하고 말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바를 틀림없이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여건이 주어지면 개는 개로서 사는 방식을 허탈하게 보내지 않는다 이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네 인간처럼 아주 악순환을 겪고 얽히고설킨 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집착과 관습에 의해서 그냥 얽매이고 살지는 않죠.

어떠한 사람들이, 사대 선지식들이, 또는 부처님께서 이렇게 이렇게 했다고 그러면 거기에 끄달려서 아예 한 발짝도 떼 놓지 못하죠. 부처님께서도 “말에 끄달리지 마라, 뜻을 봐라. 뜻에 따라야지 말에 따르면 안 되느니라. 그 말을 들어서 뜻을 가지고 행하라.” 이렇게 말씀하셨죠. 사람은 그렇게 얽매이고 지내는데 동물들이나 식물들은 아주 편리하게 얽매이지 않고 산다 이겁니다. 그것은 어떠한 점 때문이냐 하면 자기 분수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물며 사람은 자기 분수를 지키지 못하고 분수를 모르고 남의 말만 듣고 얽매이고, 집착과 욕심에 분수를 모르고 끄달리는 그러한 일들이 허다 많습니다. 아니, 모두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우리가 자기 다리가 긴지 짧은지 그걸 모른다면 개천을 건너뛴다 하더라도 아마 개천 중간에 빠질 겁니다. 그러나 자기 다리가 짧은 줄을 안다면 뛰지를 않겠죠. 넓은 데는 뛰지 않고 자기가 뛸 수 있는 만큼만 뛰겠죠.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안 그래요. 개천이 넓으나 좁으나 막론해 놓고 그냥 넘어갈 생각만 하거든요.

이 공부하는 자체도 그래요. 우리가 분수를 안다면 나부터 발견하려고 애를 써야지, 말을 많이 들어서 첨단을 넘어서려고 기어오르는 그런 마음을 갖는다면 그건 자기 자리도 모르는 그런 위치가 되죠. 자기 내면의 자기가 철저하게 그렇게 해 나감으로써 스스로 자기 자생중생들이 제도가 된다고 그렇게 말을 해도 그것을 귀담아 듣지를 않는 모양 같습니다. ‘어떡하면 빨리빨리 알아질까? 어떡하면 빨리빨리 깨달을까?’ 하지만 내 자생중생들부터 한마음으로 돌아갈 줄 알아야 내가 한마음으로 돌아갈 줄 알게 되고, 자생중생들이 튼튼하고 건강해야 내가 건강하고, 또는 자생중생들이 둘 아니게 돌아갈 줄 알아야 내가 둘 아니게 돌아갈 줄 알고, 그러니만큼 모든 것은 자생중생들이 남이 아니라 바로 나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를 제도를 해야 내가 제도를 받고, 자생중생들이 제도를 받아야 내가 깨달음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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